SPECIAL EDITION|몬스터 에깅의 재정립
산란기 무늬오징어 포인트는?
물색 맑고 수심 얕은 해초 밭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5월부터몬스터 무늬오징어 시즌을 맞이하는 제주 비양도. 우측의 방파제와 바로 앞 등대 그리고 한림항과 마주보는 전 연안이 1급 무늬오징어 포인트이다.
대부분의 어종이 그렇지만 무늬오징어도 깊은 곳에서 살다가 얕은 연안으로 나와서 산란을 한다. 무늬오징어는 물색이 맑고 얕은 곳에 사는 해초에 알을 붙이는데, 어느 정도 햇빛이 투과되고 조류가 약한 곳이라야 알이 빠르게 성숙하고 무사히 부화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남해와 동해 그리고 제주도의 얕은 해안이 무늬오징어들의 산란터로 꼽히는데, 서해와 남해서부처럼 물색이 탁한 곳에서는 무늬오징어의 산란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남해서부와 서해권도 먼 바다로 나가면 가을에 무늬오징어가 접근하지만, 봄에는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이런 점만 보아도 무늬오징어의 산란 장소는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데, 문제는 산란 무늬오징어를 찾아서 남해와 제주 전 연안을 탐색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다.
사실 현장에 나가보면 대부분의 포인트가 물색이 맑고 해초가 자라 있다. 따라서 산란 때 대형 무늬오징어를 만나려면 어느 정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확률 높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 상책이다. 참고할 것은 해초는 매년 같은 자리에서 자라지 않고 다른 곳에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해조류의 종패가 조류의 영향에 따라 매년 붙는 장소가 다르고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 뿌리를 채 내리지 못하고 뽑히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포인트에 갔을 때는 편광안경을 준비해서 물속의 상황을 대충이라도 들여다보고 기대한 것과 다르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새로운 자리를 탐색해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작년에 해초가 자란 곳이라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해초군락이 형성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탐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산란철에는 애써 암초 지대를 찾을 필요 없이 해초가 우선이므로 모래바닥이라도 해초만 있다면 노려보도록 한다.
국내와 대마도의 유명한 산란철 에깅 포인트를 소개한다. 내비게이션에 지명만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연안 포인트들이며 공략법은 섈로우나 슈퍼 섈로우 에기로 최대한 원투한 후 약한 액션으로 중하층을 노리는 것으로 동일하다.
●제주 비양도
국내에서는 아주 유명한 천혜의 무늬오징어 낚시터로 꼽힌다. 비양도는 제주 본섬의 한림항 앞에 위치해 있는데, 비양도와 한림항 사이로 얕은 여밭이 광활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바닥에는 다양한 해초군락이 서식하고 있다. 봄에는 무늬오징어뿐 아니라 넙치농어, 농어 등도 해초로 몰려들기 때문에 다양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비양도는 걸어서 섬 전체를 돌아도 30분이 걸리지 않을 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1박2일이나 2박3일 정도 머물면서 섬 곳곳을 돌아보며 낚시할 수 있다. 마을 방파제와 주변 간출여 주변이 가장 유명하며 애기업은돌 주변의 해안도 큰 무늬오징어 포인트다.
거제 옥림방파제. 테트라포드 앞으로 넓은 잘피밭이 형성되어 있다. 시즌은 6월부터.
●그 외 제주 포인트들
제주의 부속섬은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 지귀도 등이 유명한데 모두 유명한 곳이므로 5~6월에 출조하기만 하면 꽝을 칠 염려는 없다. 본섬은 제주시의 경우 한림, 애월, 함덕, 김녕 일대의 갯바위가 좋고 서귀포는 사계리, 화순, 강정, 칼호텔 해안, 남원 일대가 유명하다. 하지만 본섬 포인트의 경우 너무 광범위해서 이동과 접근이 불편하기 때문에 원정낚시를 가려면 부속섬을 위주로 하는 것이 시간, 체력, 조과에서 모두 효율적이다.
●거제 덕포해수욕장
2006~2007년 에깅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산란 무늬오징어 포인트로 크게 각광을 받은 곳이다.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봄’ 포인트로 오해해서 5월경에 출조하는데, 덕포해수욕장에서 무늬오징어가 호황을 보인 시기는 6월 말~7월 중순이다. 잘피가 녹아서 뽑힐 무렵에 큰 무늬오징어들이 많이 낚였다. 최근에는 방파제 증축 공사로 인해 잘피밭이 멀리 형성되어 예전만큼 호황을 보이진 않지만 거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산란 포인트이다.
●거제 옥림방파제
거제에서 초여름에 대형 무늬오징어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아주 유명한 곳이다. 해안도로 바로 아래에 피밭이 넓게 형성되어 있었는데, 6월 들어 호황을 보인 곳이다. 소문의 의하면 2kg 오버 무늬오징어가 많이 낚였다고 한다. 이곳 역시 해안도로에 테트라포드를 증축하면서 잘피밭이 예전만큼 크게 형성되어 있지 않지만, 초여름이 되면 꾸준히 무늬오징어가 낚인다.
●부산 기장 문동방파제
하천이 흘러들고 주변은 수심이 얕은 해초밭이다. 최근에도 6월이면 무늬오징어를 심심치 않게 낚을 수 있다. 한때 너무 인기를 끌어 그 다음해부터는 ‘자원이 고갈되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들쭉날쭉한 조과로 실망을 준적도 있지만, 해초가 자리 잡고 있으면 6월 경에는 틀림없는 포인트이다.
●부산 기장 공수마을방파제
이 주변으로는 양식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다른 곳에 비해 수심이 깊은 지형과 얕은 지형이 골고루 섞여 있고 연안에는 다양한 해조류가 번식해 무늬오징어들이 잘 드나든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꾸준한 조황을 보이는 곳.
●울산 서생 나사리 해안
나사리 일대는 큰 홈통으로 이뤄져 있으며 주변 수심은 3~4m로 얕게 형성되어 있다. 해초가 멀리까지 자라있는데, 이곳에서 많은 양의 무늬오징어가 낚인 적이 있다. 대박 조황은 그 후로도 간헐적으로 계속되어 나사리 해안은 부산경남의 전설적인 무늬오징어 포인트로 남아 있는데, 최근에도 해초밭이 잘 형성되는 등 환경의 변화가 거의 없어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많다. 해안 테트라포드에서 최대한 멀리 노리는 것이 핵심 공략법이다.
●포항 모포방파제
동해에서 유명한 초여름 포인트로서 방파제 외항으로 포인트가 형성된다.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꾸준히 무늬오징어가 낚이며, 매년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 포인트이므로 동해안을 탐색한다면 꼭 들러볼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