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동서남해 전역에서 학꽁치가 호황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냉수어종인 학꽁치, 볼락, 호래기 등이 연안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지만 올겨울은 강추위가 지속된 덕분인지 냉수어종이 강세다. 올겨울은 기상이 좋지 않아 배낚시를 나갈 수 없는 날이 많은 것이 아쉽지만 학꽁치로 손맛과 입맛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올해 학꽁치 씨알이 이렇게 굵습니다.” 박선문 씨가 지난 1월 24일 거제 다대방파제에서 낚은 학꽁치.
지난 1월 24일, 마탄자 필드스탭들과 함께 거제도에서 타이라바 출조를 나가기로 취재를 계획했다. 낚싯배를 전세 내어 겨울 참돔과 더불어 대구, 알방어 등도 노리기로 했으나 기습적인 기상악화로 출조가 취소되고 말았다. 하루 전에 출항지에 도착한 나는 갑작스런 취소에 당황했고 궁여지책으로 현지에서 취재거리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다.
통영에 거주하고 있는 감성돔 전문가 박선문 씨에게 긴급 S.O.S를 날렸다. 그랬더니 “바람이 불어 감성돔은 낚기 힘드니 요즘 잘 낚이는 학꽁치는 어떠냐”는 답을 받았다. 지난 남해도 물건방파제 취재 때 남해 전역에서 학꽁치와 전어가 잘 낚인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통영에서 박선문 씨와 합류해 곧바로 현장을 찾았다.
학꽁치를 상층으로 유인하기 위해 빵가루와 크릴을 섞은 밑밥.
상층에 회유하는 학꽁치를 노린 2단 채비. 구멍찌는 던질찌 용도며 목줄에 단 소형 막대찌로 어신을 파악한다.
박선문 씨의 낚시채비. 학꽁치낚시는 채비가 간단해 릴찌낚시 장비면 충분하고 학꽁치를 쥘 때 비늘이 묻어나기 때문에 수건, 물티슈를 더 준비한다.
거제 다포방파제 앞 공터에 캠핑 차량이 많이 들어와 있다.
씨알 굵은 학꽁치를 올리는 현지 낚시인.
바람을 피해 테트라포드 아래에 자리를 잡은 현지 낚시인들.

박선문 씨가 씨알 굵은 학꽁치를 보여주고 있다.
목줄에 소형 찌를 달아 어신 파악
학꽁치를 낚으러 오후 1시경 도착한 곳은 거제 다대방파제.
거제 남동쪽에 있는 다대방파제는 북서풍을 피해 찾은 포인트지만 돌풍 수준의 바람이 불어 완전히 피할 수 없었다. 현지인들은 테트라포드 아래로 내려가 바람을 등지고 낚시했는데, 나는 테트라포드를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아 되도록 편하게 낚시할 수 있는 방파제 옆 갯바위에 자리를 잡았다.
방파제에 도착하기 전에 구입한 밑밥과 곤쟁이, 크릴 미끼를 꺼낸 후 구멍찌와 소형 목줄찌(고추찌)로 2단 채비를 꾸렸다. 학꽁치는 밑밥을 뿌리면 상층으로 떠올라 수심 1m 내외에서 입질한다. 그래서 구멍찌는 채비를 날리는 던질찌 역할로 쓰며 목줄에 목줄찌를 달아 입질을 파악한다. 목줄이 2m라면 가운데 목줄찌를 달아주며 학꽁치의 활성에 따라 목줄찌를 위아래로 움직여 입질 수심을 맞출 수 있다.
학꽁치보다 날쌘 잡어 피하는 것이 기술
밑밥을 뿌리니 학꽁치보다 잡어가 더 많았다. 학꽁치낚시가 마냥 쉬워 보이지만 망상어, 자리돔, 새끼 벵에돔같은 잡어가 붙으면 힘들어진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학꽁치에 비해 망상어, 자리돔 같은 잡어의 움직임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잡어가 많은 경우에는 발밑에 먼저 밑밥을 뿌린 후 조금 멀리 캐스팅해 학꽁치의 입질을 노리는 것이 테크닉이다. 학꽁치낚시에 일가견(?)이 있는 박선문 씨는 멀리 채비를 던진 후 상층에서 살살 끌어오는 방식으로 낚시했다. 채비가 착수하면 ‘툭’하고 채비를 한 번 끌어준 후 10초 이상 입질을 기다리고, 입질이 없으면 다시 채비를 한 번 ‘툭’ 끌어준 후 입질을 기다렸다. 그랬더니 마냥 입질을 기다리는 것보다 반응이 빨랐다. 잡어가 먼저 달려들기도 했지만 확실히 학꽁치가 걸려드는 비중이 높았다.
“회로 드실 땐 꼭 껍질을 벗기세요”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마릿수 조과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학꽁치의 씨알만큼은 만족할 수준이었다. 흔히 말하는 볼펜 사이즈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매직보다 더 큰 소형 형광등 사이즈가 올라왔다. 3시간 정도 낚으니 해가 기울며 추워졌고 우리는 자리를 옮겨 학꽁치 회맛을 보기로 했다.
박선문 씨는 학꽁치를 손질하며 강조한 한 가지 팁이 있었다. “학꽁치 씨알이 굵든 잘든 반드시 껍질을 제거하고 드시길 바랍니다. 학꽁치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냥 뭉텅뭉텅 썰어서 드시는 분이 있는데, 껍질이 생각보다 질겨서 회맛을 버리기 십상입니다. 씨알이 굵다면 반드시 껍질을 벗기고 뼈도 발라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살이 단단해진 학꽁치의 단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껍질을 벗겨서 얇게 썰어낸 회는 달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학꽁치 회의 단맛을 여러분들도 현장에서 즐겨보시길 바란다.
내비 입력 거제 남부면 다대리 458-1
현장에서 학꽁치를 손질할 때는 두레박에 물을 담아 칫솔로 씻는다. 내장을 덮고 있는 검은 막을 꼭 제거한다.
학꽁치 껍질을 벗기고 있다. 회로 먹기 질기므로 벗기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