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도 삼동면 물건리에 있는 물건방파제(물건항)는 한때 원도권 부럽지 않은 감성돔 조과를 배출하며 인기를 끌었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40cm급 감성돔이 마릿수 조과를 보였고 1~2월에는 5짜 감성돔도 더러 낚였다. 하지만 물건항을 다기능어항으로 개발하며 오랜 기간 공사가 지속된 결과 조과가 형편없이 추락했다. 2025년 가을까지도 감성돔을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적었는데, 올해는 어찌된 영문인지 1월 둘째 주가 지나자 감성돔이 호황을 보인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30cm급 감성돔을 보여주는 낚시인.
살림망에 이미 감성돔 2마리를 낚아 놓고 마릿수를 추가하는 진주 낚시인.

“감성돔 올라옵니다!” 지난 1월 16일, 남해도 물건방파제로 출조한 홍성집 씨의 지인이 30cm 감성돔을 올리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물건방파제. 왼쪽이 빨간등대방파제, 오른쪽이 흰등대방파제다.
기자는 작년 11월 이후 남해도 특집 기사를 준비하며 물건방파제 조황을 눈여겨보았다. ‘언제가 한 번은 감성돔이 붙겠지’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에는 20cm 내외의 잔챙이만 붙었고 겨울로 접어들자 궂은 날이 이어지며 감성돔이 낚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1월 15일 부산 낚시인 홍성집 씨에게 “물건방파제에 감성돔이 붙었다. 현지 낚시인에게 연락이 왔는데 30cm급은 흔하고 40cm급도 더러 낚인다”는 전화를 받았다. 망설일 것 없이 남해도로 차를 몰았고 창원에서 온 김영규 씨가 합류해 출조에 나섰다.
“도보포인트, 걸어보니 갈 만한데?”
남해도 물건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30분. 아침 일찍 출조했다면 포인트 진입을 서두르기 위해 물건항에서 낚싯배를 타고(2인 왕복 3만원) 갔겠지만 취재 당일은 현장에 늦게 도착했기에 걸어서 포인트에 진입하기로 했다. 물건항빨간등대방파제 뒤에 있는 산중턱 공동묘지에 주차 후 5분 정도 걸으니 빨간등대방파제로 향하는 입구에 닿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방파제로 진입하는 길이 험해서 도보포인트를 이용하는 낚시인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등산로처럼 걸어 다닐 수 있게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어 예전보다 많은 낚시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공동묘지 때문에 밤에 진출입 하기는 조금 무서우며 거동이 불편한 낚시인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낚싯대, 밑밥통, 뜰채 정도의 장비를 들고 등산이 가능한 낚시인들에게만 추천한다.
빨간등대방파제 내항에서 감성돔을 노리는 낚시인들.
묵직한 살림망을 보여주는 낚시인.
물건방파제로 동행 출조한 홍성집 씨의 부인이 감성돔과 살림망에 든 전어, 학꽁치를 보여주고 있다.
물건방파제의 필수 장비인 뜰채. 발판이 높아 최소 7m 이상이어야 수면에 닿는다.
방파제 펜스에 받침대를 설치했다. 비닐봉투에는 쓰레기를 담는다.
김영규, 홍성집 씨가 커피를 주문해 마시고 있다.
물건방파제 바닥에 있는 전화번호. 오랜 기간 커피와 라면을 판매해온 아주머니 전화번호며 크게 적힌 숫자로 방파제 위치를 알려줄 수 있다.
초썰물이 가장 인기 있는 물때
방파제에 도착하니 썰물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물건방파제는 낚시인마다 선호하는 물때가 다르다. 초썰물이 가장 인기 있고 그 다음은 만조 직전, 일부 낚시인들은 초들물을 선호한다. 우리는 썰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채비를 서둘렀다. 1~2호 막대찌를 사용해 채비 수심은 13m에 맞췄다. 일부 자리는 준설작업 후 수심이 15m 내외로 깊어져 만조 전후라면 채비 수심을 더 내려야 한다.
빨간등대방파제 초입에서 30m 정도 진입해 내항을 바라보고 캐스팅을 시작했다. 홍성집 씨는 “내항이지만 바닥에 석축과 암반이 많고 수심이 13~14m로 깊기 때문에 영등철에도 감성돔이 잘 낚이는 자리”라고 말했다. 단, 발판이 7m 내외로 아주 높은데다 펜스까지 쳐져 있어서 뜰채는 7m 이상 긴 것을 준비해야 한다. 홍성집 씨는 12m짜리 뜰채를 준비했는데 민물낚시용 수초제거기를 개조한 것이라고 했다.
감성돔의 입질은 금방 들어왔다. 홍성집 씨가 30cm급 감성돔을 한 마리 낚았고 연이어 김영규 씨가 30cm급 감성돔을 두 마리 더 낚았다. 그런 도중 진주에서 온 낚시인이 3마리를 연거푸 낚아냈는데 가장 큰 씨알은 45cm에 육박했다. 특정 자리에서만 입질이 들어오나 했지만 방파제를 둘러보니 이곳저곳에서 30cm 감성돔이 한두 마리씩 낚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석에서 썰어낸 전어회.
빨간등대방파제 뒤편 산중턱에 공동묘지가 있다.
공동묘지 주차장. 15대 정도 주차가 가능하다.
방파제로 내려가는 길. 나무에 로프를 묶어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다.
진주에서 온 낚시인이 살림망에 든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전어와 학꽁치도 마릿수 호황
방파제 외항에서는 전어, 학꽁치가 호황을 보였다. 물건방파제 외항에는 테트라포드가 놓여 있는데, 감성돔을 걸면 목줄이 쓸려 죄다 터져버린다. 그래서 감성돔 포인트로는 인기가 덜하다. 하지만 학꽁치와 전어를 쉽게 낚을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번 출조에는 홍성집 씨의 부인도 동행했는데, 놀라운 실력으로 전어와 학꽁치를 낚아내 현장에서 회맛을 볼 수 있었다.
감성돔으로 손맛을 본 후 해가 지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물건방파제 내항은 북서쪽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겨울 북서풍에 아주 취약한 것이 단점이다.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 추워서 낚시를 못할 정도며, 밤낚시도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밤이 되면 방파제가 텅텅 빈다. 만약 밤낚시를 계획한다면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고르는 것이 필수다.
물건방파제 감성돔 조황은 이제 시작이며 설날 전후에 피크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부터 영등철 대물 감성돔으로 인기가 높은데, 5짜 감성돔을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물건항 낚싯배는 동절기에는 오전 5시에 첫배가 출항하며 마지막 철수는 유동적이다.
현재 호황을 보이고 있는 감성돔, 전어, 학꽁치.
철수 후 낚은 감성돔을 보여주는 김영규 씨.
방파제 외항에 자리잡은 낚시인들. 주로 전어와 학꽁치를 노린다.
물건항과 방파제를 오가는 낚싯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