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여수 종화동에 있는 종포방파제에서 낚은 전갱이를 보여주고 있다.
남해에 겨울이 다가오는 시기, 여수 밤바다는 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관광객들로 붐비던 여수 종화동의 종포방파제는 해가 넘어가는 순간 낚시인들에게만 허락된 고요한 장소로 바뀐다.
이번 출조는 현재 테스트를 하고 있는 라팔라VMC코리아의 오쿠마 아징 로드와 함께했다. 프로토 타입의 로드지만 라이트게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감도와 캐스팅 능력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릴은 1000번을 사용했고 라인은 라이트게임에서도 강한 인장력을 보여주는 라팔라 서픽스 나노브레이드 0.2호를 사용했다.

1g 지그헤드에 웜을 체결해 낚은 전갱이.

종포해양공원에서 전갱이를 노리는 필자. 뒤에 보이는 다리가 거북선대교다.
해 진 후 한두 시간 뒤에 입질 폭발
지난 12월 06일, 종포방파제에 도착하니 해가 지기 직전이었다. 멀리 보이는 거북선대교와 하멜등대의 불빛이 밤의 시작을 알렸다. 물색은 맑았고, 조류는 느리지만 일정한 방향으로 흘렀다. 이런 날은 프리폴링 액션이 특히 잘 먹힌다.
1g 지그헤드를 세팅하고 첫 캐스팅, 라인의 상태를 살핀 후 텐션을 유지했다. 웜이 천천히 가라앉는 과정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로드를 드는 순간 ‘툭’하는 입질이 왔다. 바람 소리보다 약한 그러나 분명한 신호가 손가락 끝을 건드렸다. 전갱이다.
전갱이는 입질하는 순간 로드를 살짝 당기다가 몸을 옆으로 눕혀 저항하기 시작한다. 몸집이 크지 않아도 끝까지 저항하며 마지막까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전갱이 손맛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수 지역 전갱이의 특징이 있다면 특정 시간에만 왕성한 입질을 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어두워진 이후 한두 시간이 피크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가 진 후 네온사인이 켜지며 주위가 밝아지는 순간 전갱이의 입질이 시작되었다.
라인 텐션 유지해야 랜딩 확률 높아
첫 입질 후 1g 지그헤드를 메인으로 사용하며 계속 폴링으로 입질을 유도했다. 어떤 녀석은 초반부터 강하게 치고 내달렸고 어떤 녀석은 웜을 한 번 건드리고서는 미세하게 따라붙다가 두 번째 터치에서 바늘에 걸리기도 했다. 전갱이 한 마리 한 마리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입질했고 그것을 읽어내는 것이 아징의 묘미다.
어느 정도 전갱이를 낚은 후 돌산도 임포방파제로 자리를 옮겼다. 임포방파제는 테트라포드가 길게 늘어서 있고 수심도 깊어 전갱이가 더욱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한다. 종포방파제와 같은 방식으로 공략하니 조금 더 굵은 씨알이 낚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랜딩 직전’의 움직임. 임포방파제의 전갱이들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마지막으로 바늘털이를 하는 특징이 있었다. 이때 라인이 느슨하면 바늘이 빠질 가능성이 컸다. 테스트한 로드는 그 순간에도 탄력을 유지하며 라인의 텐션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갱이가 빠지는 것을 줄일 수 있었다.
전갱이는 크지 않지만 결코 가벼운 어종이 아니다. 입질 하나하나가 단순한 신호가 아닌 ‘바다의 작은 진동’처럼 느껴진다. 전갱이 한 마리를 올릴 때마다 로드에 전해지는 작은 울림은 마치 여수의 밤을 손끝으로 느끼는 기분이었다.
내비 입력 종포방파제(종화동방파제)_여수시 종화동 458-4, 임포방파제_돌산읍 율림리 1-15

전갱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고양이.

필자가 씨알 굵은 볼락을 낚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