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씨알이 굵어지는 망둥어. 12월 중순이 지나면 40cm 이상 자란다.
풀망둑은 1년 생, 가을에 폭풍 성장
우선 망둥어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보자. 첫째 망둥어는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 명칭은 망둑어며 서해에서 낚이는 것은 풀망둑, 남해 특히 경남지역 바다에서 낚이는 것은 문절망둑(일명 꼬시래기)이다. 망둑어가 표준어지만 망둥어로 표기하는 이유는 많은 낚시인들에게 이미 망둥어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표준명인 조피볼락을 우럭으로, 흰꼴뚜기가 표준명인 무늬오징어와 비슷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풀망둑이 매년 덩치를 키우는 여러해살이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1년 살이 어종이다. 길어야 2년을 살며 문절망둑은 2~3년을 산다. 풀망둑은 수명이 짧은 만큼 ‘폭풍 성장’을 한다. 여름과 가을에 대식가로 돌변해 몸집을 키우고, 겨울을 지나 이듬해 봄이 오기 전에 산란한다. 그런 이유로 여름에는 자잘한 씨알만 낚이지만 가을을 거쳐 12월을 넘기면 40cm 이상으로 굵어지는 것이다. 즉 망둥어의 씨알이 잘다는 것은 여름에 국한되며 겨울에는 굵은 씨알을 만날 수 있다.
셋째 망둥어는 맛이 없는 고기로 알려져 있지만 어종의 특성을 알고 요리하면 멋진 요리감으로 돌변한다. 살이 무르고 단맛이 적은 특성상 그대로 요리하면 소문대로 맛이 떨어진다. 반면 하루 정도 말렸다가 조림을 하거나 그릴에 구워 먹으면 맛있다.
반면 살이 차지고 단맛이 있는 문절망둑은 대부분 씨알이 잘고 살이 금방 풀어져(부서져) 조림이나 구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주로 뼈회(세코시)로 먹는다.
마지막 오해는 망둥어(풀망둑)가 한겨울에는 낚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해에 사는 문절망둑에게는 해당하는 말이다. 하지만 서해의 풀망둑은 2~3월까지도 잘 낚인다. 대신 물때(주로 들물 시간)를 잘 맞추는 것이 핵심이며, 기온이 올라가는 날에는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입질이 왕성하고 씨알도 굵게 낚인다.
1년 내내 망둥어낚시가 가능한 영종도 삼목항.
망둥어낚시 장비. 엔에스 스파르탄 서프 전용대에 3호 합사를 사용한다.
겨울에는 정오경 초들물 밀려드는 9~12물 추천
지난 11월 28일, 최근 망둥어낚시로 ‘핫’하다고 소문난 경기도 화성 일대 방파제를 찾았다. 취재 당일은 오전 10시가 만조라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오전 8시에 현장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경기도 화정시 우정읍에 있는 석천항. 현지인들만 주로 찾는 망둥어낚시터다. 그러나 금요일이라 많은 낚시인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낚시인은 단 1명뿐이었다.
장소를 옮겨 화성 고온항, 매향리방파제, 궁평항을 차례로 방문했으나 역시 서너 명의 낚시인만 있을 뿐 전혀 붐비지 않았다. 여름, 가을에 그렇게 몰려들던 낚시인들은 모두 어디간 것일까? 현장에서 만난 낚시인들에게 상황을 묻자 “망둥어 시즌이 끝난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기온이 급락해서인지 낚시인들이 더 적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낚시인이 없는 것은 물때 영향도 있어 보였다. 겨울 망둥어낚시 베테랑들이 한결 같이 말하는 최고의 팁이 ‘초들물을 놓치지 마라’인데, 특히나 마릿수 확률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초들물에 가장 왕성한 입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은 오전 10시가 만조이다 보니 초들물은 새벽 4시경에 이미 끝났다. 지금부터는 다시 6시간 가까이 썰물이 진행될 것이고 본격적인 초들물은 오후 5시 경에나 밀려오게 된다. 따라서 초들물 무렵 날이 어두워지므로 이때는 거의 대부분 낚시인이 철수를 하게 된다. 따라서 겨울 시즌에는 가급적 볕이 좋고, 수온도 잘 오르는 정오 무렵에 초들물이 걸리는 물때에 낚시터를 찾는 게 유리하다. 9물부터 12물까지가 이상적인 물때이다.
초들물을 보기에는 글렀다는 생각에 오후 3시경 인천 영종도로 이동했다. 운서동에 있는 삼목항에 오후 4시경 도착하니 마침 초들물이 시작되고 있었다.(화성 궁평항과 인천 영종도는 1시간 정도의 물때차가 있어 일찍 초들물이 시작됐다)
삼목항에는 많은 낚시인들이 보였고 주변이 어두워져 철수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만 자세히 둘러보니 화성에서 만난 낚시인들보다는 좀 더 전문적인 장비를 사용해 숭어, 망둥어를 노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길이 6m의 전문가용 초원투대를 사용했고 릴은 1.5호~3호 합사를 감은 서프 전용 스피닝릴을 사용했다. 묶음추 역시 외바늘 혹은 바늘이 3개 달린 가자미 전용 원투채비를 사용했다. 영종도에 와서 보니 화성에서 만났던 낚시인들은 전문적으로 망둥어를 노리는 낚시인들은 아닌 듯했다.

화성 궁평항 피싱피어는 현재 안정등급 미달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화성 궁평항 초입에 있는 유료낚시터. 망둥어와 우럭 등을 낚을 수 있다.
미끼를 물고 수면으로 올라오는 망둥어.
영종도 삼목항에서 새로운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는 연안 석축.
망둥어를 노리기 위해 사용하는 서프 전용대.
청갯지렁이 미끼. 남은 것은 소금에 절여 다시 사용한다.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묶음추 채비.
초들물과 초썰물에 가장 입질 왕성
해가 지기 직전 들물이 연안으로 밀려들자 망둥어가 입질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수온이 높은지 우럭, 쥐노래미도 올라왔다. 그런데 기대했던, 한겨울에 낚이는 씨알 굵은 망둥어는 볼 수 없었다. 대부분 20cm 내외. 올해는 수온이 높은 탓 같았다. 씨알이 더 굵어지려면 보름 정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였다.
낚시인들은 낚은 망둥어의 배를 갈라 해풍에 말렸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서너 시간만 말려도 꾸덕하게 살이 굳는다고 했다.
서해 망둥어 원투낚시는 12월부터 피크다. 굵은 놈들은 40cm가 넘는다. 단, 주로 여름에 사용하는 민물낚시용 원투대는 캐스팅 거리가 짧아 불리하다. 초들물에 간조선을 효과적으로 노리려면 거리 공략이 가능한 서프 전용 장비를 강추한다.
밑걸림이 심한 단순한 묶음추 채비(바늘이 서너 개씩 달린 제품)도 비추다. 효율적인 공략을 위해서는 외바늘 채비가 필수이다.
오랜 시절 망둥어낚시를 해온 인천 장봉도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망둥어는 밀물을 따라 연안으로 들어오며 이때는 수심이 30~40cm로 얕아도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간조 때 출조해 밀려드는 초들물을 기다렸다가 조류의 선두에 채비를 던지면 쉽게 망둥어를 낚을 수 있다.
힘차게 캐스팅 하는 낚시인. 간조선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채비도 멀리 날려야 한다.
영종도 삼목항에서 망둥어를 올리는 낚시인.
겨울에 씨알이 굵어지는 망둥어.
[경기도 유망 망둥어낚시터 4]
궁평항방파제
피싱피어를 정상 운영했을 때는 경기도권 최고의 망둥어낚시터로 꼽혔다. 하지만 피싱피어 안전점검 결과 D등급을 받아 올해 여름부터 운영하지 않는다. 더불어 내항에서 내년 9월 25일까지 준설공사를 하고 있고 낚싯배가 접안한 곳은 철저하게 낚시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낚시할 곳을 찾기 쉽지 않다.
낚시가 가능한 곳은 궁평항 초입에 있는 유료 낚시터다. 어린이를 위한 낚시터를 운영하며 입장료 1만2천원(의자 대여 2천원 별도)을 내면 낚싯대와 미끼를 제공한다. 그 외 일부 낚시인들이 접안시설이 없는 내항이나 피싱피어 앞 방파제 슬로프에서 낚시를 하지만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차 : 궁평항 어판장 앞과 궁평항 입구에 무료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비 입력 : 궁평항
매향리방파제
궁평항과 고은항 사이에 있는 제방 가운데 위치한 방파제다. 전 구간이 망둥어 포인트지만 특히 방파제가 꺾이는 구간과 흰등대 아래에서 입질이 왕성하다. 간조때는 방파제 멀리까지 물이 빠지기 때문에 낚시할 수 없으며 초들물이 시작되면 방파제 꺾인 곳 아래의 슬로프로 내려가 낚시한다. 물이 차오르면 서서히 후퇴하며 낚시한다.
●주차 : 방파제 입구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항으로 차량이 출입할 수 없다. 차단기 바깥에 있는 공터에 주차 가능. 방파제 맞은편 공터에도 주차 가능하며 공터 내에 미끼와 소품 등을 파는 트럭도 있다.
●내비 입력 : 우정읍 매향리 976 또는 매향리방파제
고온항방파제
최근 차박, 캠핑낚시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어판장 앞 주차장에서는 캠핑을 할 수 없지만 주차장 주변 공터에서 가능하다. 낚시는 고온항 내항에서부터 길게 뻗은 접안 시설까지 모두 가능하지만 내항은 수위가 낮아서 추천하지 않고 방파제 초입부터 끝까지 낚시하기 좋다. 수위에 따라 낚시자리를 바꿔가며 낚시해야 하므로 낚싯대는 한두 대를 준비하고 로드 거치대는 필수다. 초들물 이후 느긋하게 망둥어 입질을 기다리려면 방파제 초입에서 캐스팅해 방파제 난간에 로드를 거치해도 좋다. 주말이면 낚시인과 캠퍼들로 북새통을 이루니 출조를 서둘러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주차 : 캠핑이나 차박을 한다면 주차선이 그려진 주차장 바깥에서 가능하다. 일반 주차는 공터 어디든 가능.
●내비 입력 : 고온항
석천리방파제
기아자동차 화성석천야적장 앞에 있는 방파제다. 간조 때는 완전히 바닥이 드러나므로 초들물 이후 낚시가 가능하다. 군사작전지역에 속해 있어 일출 전, 일몰 후에는 낚시를 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초들물 이후에는 방파제 전역이 망둥어 포인트로 바뀐다. 여름에는 15cm 내외의 망둥어가 아주 잘 낚이며 겨울에는 40cm급 망둥어를 만날 수 있다. 평일에는 낚시인이 잘 찾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한가하게 낚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해가 지기 전에 무조건 철수해야 하는 것.
●주차 : 방파제 초입과 방파제로 진입하는 삼거리 앞 안전지대에 주차한다. 방파제 초입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항으로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
●내비 입력 : 석천항(석천리방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