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전남 나주에 살고 있는 홍성기(블루스톰 필드스탭), 김명룡(팀루어테크 팀장), 이택근(루어테크 대표) 씨와 거제도로 양태 루어낚시 취재에 나섰다. 전남 나주에 살고 있는 홍성기 씨가 거제도까지 내려간 이유는 1m까지 자라는 대형 양태를 걸어 손맛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대물 양태는 ‘모래밭의 상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만큼 힘이 좋고 파이팅이 넘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7월 중순부터 내린 폭우 영향으로 마음에 드는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취재 당일이 되어 낚싯배를 타고 거제 내도 갯바위로 출조하려 했으나 낙동강 하구에서 밀려온 흙탕물이 거제도 전역을 뒤덮은 상황이라 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양태 손맛이 끝내줍니다!” 지난 7월 28일 거제 옥림방파제로 출조한 홍성기(블루스톰 필드스탭) 씨가 70cm급 양태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거제 옥림방파제. 내항은 낚시금지며 외항 테트라포드와 해안로에서 낚시할 수 있다.
갯바위 출조를 포기하고 거제도와 가까운 남해도로 이동할까도 생각했지만 남해도 역시 섬진강, 가화강에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내려와 상황은 마찬가지. 결국 차를 타고 오전 내내 거제도 곳곳을 돌았고 그나마 물색이 좋아 보이는 옥림방파제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양태는 광어와 습성이 비슷해
썰물을 노리고 옥림방파제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 만조 직전이라 30분 정도 지나면 썰물이 흐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태는 광어와 마찬가지로 조류가 잘 흐를 때 입질이 왕성하며 조류가 흐르지 않으면 입질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모래나 자갈 바닥에 붙어살며 7~8월이 산란기라 그때 연안 가까운 곳으로 몰려든다. 그 덕분에 에깅 장비에 간단한 지그헤드 채비만 준비하면 양태를 노릴 수 있다. 양태는 환경 적응력도 뛰어나 동서남해 어디에서나 낚을 수 있는데 거제도와 동해 울진, 영덕권 양태가 가장 씨알이 굵다고 정평이 나있다.
이날 나는 에깅 장비에 21g 지그헤드, 웜은 버클리 뮬렛 스모키 컬러 4.5인치를 사용했다. 방파제 콧부리에 서서 최대한 롱 캐스팅한 후 채비가 바닥에 닿기를 기다렸다. 채비가 바닥에 닿으면 살살 끌어주거나 호핑, 트위칭 액션을 주었다. 그러자 김명룡 씨가 “입질이다! 입질!”이라며 강하게 챔질했다. 의외로 입질이 빨리 들어왔는데 양태의 씨알이 잘았는지 잘 걸리지 않았다.
홍성기 씨는 방파제 콧부리에서 테트라포드에 올라 먼바다를 바라보고 낚시했다. 지그헤드 채비가 아닌 빨간색 호그웜으로 프리리그를 만들어 사용했고 3번째 캐스팅에 입질을 받았다. 홍성기 씨는 “씨알이 크다”고 소리쳤으나 수면까지 올린 양태를 더 이상은 들어 내지 못했다. 큰 씨알이 바로 입질하겠나 싶어 뜰채도 펴놓지 않았던 것. 냉큼 김명룡 씨가 테트라포드로 올라가 줄을 잡고 랜딩을 도왔다. 올라온 녀석은 70cm급 양태!
액션 후 스테이 길게 줘야 챔질 성공
홍성기 씨의 대물 양태를 본 김명룡 씨는 곧바로 캐스팅을 했고 바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챔질에 계속 실패했다. 처음에는 씨알이 작아서 챔질에 실패했다고 여겼지만 알고 보니 챔질 타이밍이 빨랐던 것. 그래서 첫 입질이 온 후 충분히 먹을 시간(약 5초)을 주자 어김없이 양태가 걸려 나왔다. 30cm 씨알의 양태도 웜을 완전히 삼킬 정도로 먹성이 좋았다.
요령을 알고 난 후에는 액션을 빠르게 하되 스테이를 길게 주는 방식으로 채비를 운영했다. 그랬더니 입질이 들어오면 거의 놓치지 않고 양태를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미터급 양태를 기대했건만 홍성기 씨가 낚은 70cm급 양태가 가장 컸고 나머지는 40cm가 대부분이었다. 30cm 이하는 곧장 방생했는데 작은 양태를 마음먹고 노린다면 금방 아이스박스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마릿수가 많았다. 물색이 나쁘고 강풍까지 부는 상황이었지만 양태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듯 잘 낚였다.
오후 3~4시는 너무 더워서 그늘에서 쉬다가 오후 5시가 지나 포인트를 옮겨 옥림방파제 옆 해변에서 낚시를 이어 갔다. 그러나 조류가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입질도 받을 수 없었다. 간조라 수위가 너무 낮아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조류 영향이 더 큰 듯했다. 피딩타임에도 입질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무조건 조류가 잘 흘러야 양태가 입질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양태는 동서남해 어디서든 낚을 수 있다. 그리고 회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폭염에 양태가 금방 죽어버려 회 맛을 보지 못했다. 양태회 맛이 궁금하다면 에깅 장비와 지그헤드 채비를 준비해 손맛을 즐기길 바란다.
내비 입력 일운면 옥림리 587-3
옥림방파제 콧부리에 선 취재팀. 먼바다를 바라보고 낚시해야 씨알 큰 양태를 만날 수 있다.
양태를 걸어 파이팅하고 있는 홍성기 씨.
양태가 무거워서 낚싯줄을 잡아 올렸다.
버클리 뮬렛 4.5인치 스모키 컬러에 올라온 양태.
양태의 등지느러미. 가시에 찔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아가미 뚜껑에 있는 가시. 매우 날카로워 손을 베일 수 있다.
40cm급 양태로 손맛을 본 이택근 대표.
옥림 방향에서 촬영한 거제 지세포 일대. 연안 전역에서 무늬오징어, 양태, 보리멸 등이 낚인다.
피딩타임에 해변을 노렸으나 조류가 흐르지 않아 입질 받지 못했다.
버클리 뮬렛 스모키 컬러에 올라온 양태. 씨알이 잘아도 큰 웜을 잘 삼켰다.
거제 ‘지세포굴구이’ 식당에서 먹은 굴국밥. 한국프로낚시연맹에서 활동하던 옥영덕 프로가 운영하는 곳으로 굴국밥 맛집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