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경 야마시타 필드스탭 박상욱 씨 일행과 여수 금오도로 에깅 원정을 떠났다. 박상욱, 하헌주, 신재완, 김준재 4명은 24일 오후에 먼저 금오도로 들어갔고, 나는 25일 새벽, 인천에서 출발해 여수 돌산도 신기항에서 금오도를 오가는 한림페리9호 첫 배(오전 7시45분)를 타고 들어갔다.
오전 6시에 돌산도 신기항에 도착하니 이미 페리에 차를 싣기 위해 차량이 줄지어져 있었다. 관광 시즌과 금오도 에깅 시즌이 겹쳐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신기항 매표소에서는 라팔라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태경 씨 일행을 만났는데, 그 역시 무늬오징어 낚기 위해 출조했다고 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금오도 안도대교 일원. 위쪽 섬이 금오도며 아래가 안도다.
이 주변으로 강한 조류가 흐르며 조류가 흘러드는 마을 곳곳으로 에깅 포인트가 형성된다.
금오도 서쪽 심포갯바위에서 씨알 굵은 무늬오징어를 낚은 황교훈 씨.
여수 돌산도 신기항에서 한림페리9호에 차량을 싣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여수 돌산도와 화태도를 연결하는 화태대교.
돌산도 신기항과 금오도 여천항을 오가는 한림페리9호의 운항 시각표.
낚싯배 접안 힘든 내항이 새로운 포인트로 부상
차량을 배에 싣고 금오도로 출항하니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파도가 높았고 물색은 커피색에 가까웠다. 박상욱 씨에게 전화해 전날 조황을 물으니 “계란 한 마리”라고 답했다.
금오도는 에깅이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 중반부터 에깅 낚시인들에게 ‘성지’로 떠오르며 초여름에 어김없이 큰 무늬오징어를 배출한 곳이다. 2010년경에는 부산, 경남은 물론 서울, 전남에서도 출조가 이어졌다. 마을 곳곳에서 대형 무늬오징어가 잘 낚였으며 2010년 중반까지 그 조과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여수권 낚싯배들이 6월부터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금오도 연안을 샅샅이 뒤졌기 때문에 최근에는 조황이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작년에 박상욱 씨 일행이 낚싯배가 접근하기 어려운 금오도 각 마을 포구의 내항과 연안 갯바위에서 큰 무늬오징어를 낚았고, 올해도 그 주변에서 조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물색이 탁했고 파도까지 높아 예감이 좋지 않았다.
금오도에 도착해 박상욱 씨 일행이 있는 안도대교 인근의 섬스테이 민박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도중에 연안 물색을 살펴보니 짙은 갈색에 낚시하기 참담한 수준이었다. 민박집에서는 박상욱, 신재완 씨가 쉬고 있었고 하헌주, 김준재 씨는 금오도 서쪽에 있는 학동방파제로 출조를 나간 상황. 전날 조황을 물으니 신재완 씨가 “최악”이라고 답했다. 무늬오징어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새로운 작전이 필요했다.
38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낮낚시는 포기
오전 11시에 썰물을 노리기로 했으나 뙤약볕이 문제였다. 전날 밤낚시로 모두 지쳐 있었고 나 역시 인천에서 새벽에 출발한 터라 포인트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때마침 아침에 신기항에서 만난 라팔라 필드스탭 김태경 씨가 생각났고 얼른 전화해 상황을 물었다. 그랬더니 “학동방파제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확인했다”는 답을 들었다. 마침 학동방파제에서는 하헌주, 김준재 씨가 낚시하고 있어서 망설일 것 없이 포인트를 찾아갔다.
방파제에 도착하니 김태경, 김지용(라팔라 필드스탭, 김태경 씨의 아들), 황교훈 씨 팀이 갯바위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조과를 확인하니 300g 내외의 고구마 씨알. 크지 않았지만 무늬오징어가 낚인다는 것에 안도했고 저녁 피딩타임 때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낮에도 낚시할 수 있지만 장마 후 폭염이 시작되어 낮 기온이 38도에 육박, 오후에 낚시할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서라도 낮에는 쉴 수밖에 없었다.
물색 탁할 땐 에기의 래틀음과 야광 적극 활용해야
오후 5시가 되어 다시 포인트로 나갔다. 박상욱 씨 팀은 학동방파제, 김태경 씨 팀은 금오도 서남쪽에 있는 심포마을을 택했다. 나는 우선 무늬오징어가 확인된 학동방파제로 향했다.
학동방파제는 방파제 콧부리와 이어진 갯바위 주변이 포인트다. 물색이 오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맑지 않아 탁한 물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야광 계열의 에기와 래틀음이 발생하는 야마시타 서치 계열의 에기를 사용했다. 예상은 적중, 박상욱 씨가 야마시타 서치 라이브 오렌지 컬러로 첫 무늬오징어를 올렸다. 하지만 씨알은 고구마 수준. 큰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여러 곳을 노렸지만 김준재 씨가 500g짜리 무늬오징어를 추가한 후론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심포마을로 향한 김태경 씨에게 조과를 확인하니 무늬오징어를 낚은 상황. 얼른 심포마을로 이동했다. 김태경 씨 일행은 더위를 무릅쓰고 마을 뒤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갯바위로 들어가 있었다. 낚은 무늬오징어는 무급으로 씨알이 굵었고 해가 질 무렵이라 입질도 계속 들어왔다.
김지용 씨는 보라, 분홍색 계열의 에기를 사용해 300~500g 무늬오징어를 올렸고 황교훈 씨는 파란색, 퍼플 계열의 에기를 사용해 씨알 굵은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낚시한 포인트의 수심은 6~7m. 노멀이나 섈로우 타입의 에기를 사용하면 손쉽게 전층을 노릴 수 있었다. 조류 세기를 감안해 조류가 빠르면 노멀, 조류가 느리면 섈로우 타입의 에기를 사용하면 더 쉽게 대응할 수 있었다.
먹성이 좋은 무늬오징어는 에기가 바닥으로 가라앉기 전에 입질하기도 했는데, 이럴 땐 라인이 풀리지 않는 것으로 입질을 알아채야 했다.
취재팀이 머문 금오도 섬스테이. 작년에 신축해 깨끗하며 1박 10만원으로 저렴하다.
안도 해변길을 따라 펼쳐져 있는 안도마을. 초여름에 내항까지 무늬오징어가 들어온다
박상욱 씨 팀이 첫 무늬오징어를 낚은 학동방파제. 방파제와 이어진 뒤쪽 갯바위의 조과가 더 좋다.
오렌지색 에기로 낚은 무늬오징어.
라팔라 필드스탭 김태경 가 낚은 무늬오징어와 사용한 장비.
밤에 굵은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아 장난스런 포즈로 기념 촬영한 황교훈 씨.
아버지(김태경)와 함께 라팔라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용 씨가 라팔라 카운트다운 백팩에 에깅 장비를 넣어 이동하고 있다.
금오도 같은 도보 포인트에서 이동하기에 최적의 아이템이다.
보디에 래틀이 들어 소리를 내는 야마시타 서치 라이브 2.5호.
야마시타가 새로 출시한 에기왕K 뉴컬러. 좌측 2개 올리브 컬러는 물색이 탁할 때, 가운데는 깊은 곳이나 밤낚시에 효과적이며 좌측 핑크는 인기 컬러로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다.
심포갯바위에서 김태경 씨가 킬로급 히트!
밤에는 별 조과가 없었다. 물색이 탁한 것이 이유로 보였다.
황교훈 씨가 심포방파제에서 500g 무늬오징어를 한 마리 낚았고 김지용 씨는 문어 채비로 교체해 작은 문어 한 마리를 추가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해가 뜨기 전에 서쪽 심포마을 갯바위로 다시 향했다. 제주도 인근에 머물고 있는 태풍으로 인해 강한 동풍이 이틀 내내 불어 동쪽 포인트는 진입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해가 뜰 무렵에 김태경 씨가 킬로급에 육박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고 김지용, 황교훈 씨가 300~500g의 무늬오징어 3마리를 추가하며 오전 낚시를 마칠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하면 자랑할 조과는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무늬오징어가 가뭄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었다.
나와 김태경 씨 일행은 금오도에서 1박 후 철수했고 박상욱 씨 일행은 하루 더 금오도에 머물렀다. 철수 후 박상욱 씨에게 다음날 조과를 물어보니 “강한 바람 때문에 물색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여전히 학동, 심포 일대에서 낱마리로 무늬오징어가 비칩니다. 낚이는 씨알은 계속 굵어지고 있는데 물색이 안정되면 곧 조황이 살아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낚시인들이 금오도로 에깅 출조를 나가는 이유는 마릿수 조과도 좋지만 이맘 때 킬로급 무늬오징어가 낚이기 때문이다. 빠르면 5월 말, 늦으면 7월 중순부터 큰 씨알이 비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별다른 소식이 없다. 그래서 8월 중순 이후가 더 기대가 된다.
현재 300g 내외의 무늬오징어가 많이 비치는 것으로 보아 8월 말에는 500g~700g이 주종으로 낚일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무늬오징어는 1년 살이라 먹이만 제대로 먹는다면 금방 자라기 때문이다.
취재협조 성광물산상사 야마시타코리아, 라팔라VMC코리아
에깅 마니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라팔라 서픽스 131 지코어 합사 0.5호.
가늘고 강도가 우수, 10만원대 고급 합사와 품질을 견줄만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최근 200m가 감긴 신제품을 출시했다.
해가 진 직후에 700g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김지용 씨.
오렌지 컬러 에기에 올라온 계란급 무늬오징어.
학동마을 갯바위에서 오렌지 컬러 에기로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상욱 씨.
김준재 씨가 분홍색 컬러 에기로 낚은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채비를 교체해 문어를 낚은 김지용 씨.
금오도 출조 이튿날 아침에 심포마을 갯바위에서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낚은 김태경 씨.
직접 사용하는 에깅 라인을 보여주는 김지용 씨.
김태경 씨가 낚은 킬로급 무늬오징어와 오쿠마 에깅 로드.
금오도 출조를 함께한 박상욱 씨 팀. 좌측부터 박상욱, 하헌주, 신재완, 김준재 씨.
금오도 출조를 함께한 김태경 씨 팀. 좌측부터 황교훈, 김지용, 김태경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