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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밑밥에 크릴을 괜히 섞었어! 소매물도 벵에돔을 애워싼 고등어떼의 역습
202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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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밑밥에 크릴을 괜히 섞었어!

소매물도 벵에돔을 애워싼 고등어떼의 역습

김진현 기자


올해 7월은 평년보다 수온이 낮았다. 평년 기준 7월 초가 되면 수온이 24도 내외로 올라야 하지만 올해는 20도를 오르락내리락 했다. 기상청에서는 올해 6월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완전히 빚나갔다. 남해안 무늬오징어 조황이 ‘죽을 쒔고’ 돌돔, 부시리도 맥을 못 췄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벵에돔 조과는 급상승했다. 갈도, 국도, 좌사리도 등 통영, 거제 먼바다의 섬에서 30cm 내외의 벵에돔은 물론 35cm가 넘는 긴꼬리벵에돔도 대거 출몰해 낚시인들의 손맛을 충족시켰다.


소매물도 촛대바위 일원에 하선한 낚시인들. 벵에돔, 돌돔 명당으로 항상 낚시인들이 있는 포인트다.


35cm 벵에돔을 낚은 주찬영 씨.



일부 낚시인들은 호황의 원인으로 ‘근해 연안수의 유입’을 들었다. 비가 많이 내려 남해 연안의 물색이 탁해지고 수온이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연안수 유입이 적은 먼바다가 호황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오랜만의 벵에돔 호황 소식을 듣고 통영권으로 출조 계획을 잡았다.

밑밥이 천천히 가라앉으면 잡어부터 꼬여
지난 7월 21일. 창원낚시인 주찬영, 김기훈 씨와 통영 국도로 출조를 계획했으나 6호 태풍 위파가 제주도 남쪽에 머물면서 남해안 기상이 나빠졌다. 남해 먼바다가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너울파도로 인해 먼바다 출조는 무리라고 판단, 뱃길이 가까운 매물도로 발을 돌렸다. 매물도 역시 꾸준히 4짜 벵에돔을 배출하며 올해 벵에돔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기에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새벽 4시 출항지인 거제 다포항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기 시작, 비옷까지 챙겨 입고 거제호에 올랐다. 대매물도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파도가 높지 않아 소매물도로 직행했다. 취재팀은 소매물도 서쪽 본섬 포인트에 내렸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동풍이 계속 분 탓에 서쪽을 택한 것이다.
주찬영 씨는 갯바위에 내린 후 빵가루에 크릴을 섞으며 비중을 조절했다. 그는 “요맘때는 잡어가 많은 탓에 밑밥으로 빵가루와 집어제만 쓰는 낚시인이 많습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통영 먼바다는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르기 때문에 집어제의 비중이 너무 낮으면 중층 이하의 벵에돔을 모으기 힘듭니다. 조류가 빠른데 밑밥이 가벼우면 빨리 가라앉지 않고 잡어만 빨리 붙어요. 그리고 이맘때는 긴꼬리벵에돔이나 돌돔도 붙을 수 있는데 크릴을 섞지 않으면 조과가 떨어집니다. 잡어가 많지 않다면 크릴을 1장 이상 넉넉하게 섞는 게 벵에돔과 돌돔 집어에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난데없이 붙은 고등어와의 전쟁
주찬영 씨는 쯔리켄 아시아LC 마스터피스 ABTRA 구멍찌로 전유동 채비를 꾸렸다. 부력 설계가 독특한 아시아LC 구멍찌는 제로찌와 투제로찌 사이의 부력을 011, 012, 013, 014 4단계로 나누어 세분화한 것으로 부력이 정밀한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취재당일처럼 바람이 부는 날에도 묵직한 구멍찌의 중량으로 캐스팅, 채비 흘림을 원활하게 하고 원줄 저항을 줄여 채비 운영을 쉽게 할 수 있다.
동이 트니 해무가 끼었지만 그 덕에 해가 뜨지 않아 덥지 않았다. 밑밥을 뿌리니 별 반응이 없었고 조류가 천천히 흘러 처음에는 발밑을 집중 공략했다. 첫 입질은 주찬영 씨가 받았고 올려보니 30cm가 넘는 벵에돔이 올라왔다. 연이어 김기훈 씨도 30cm가 넘는 벵에돔을 낚았다. 출발이 좋아 이대로라면 조과가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내 잡어가 붙어 버렸다.
벵에돔 입질은 없고 계속해서 미끼를 뺏기는 입질이 왔다.
정체가 궁금해서 멀리 밑밥을 뿌려 유인해 낚아내니 작은 고등어였다. 하필이면 가장 피하기 힘든 고등어가 붙다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주찬영 씨는 목줄에 G2 봉돌을 달았고 밑밥을 멀리 뿌려 고등어를 최대한 분리한 후 채비를 발밑으로 내렸다. 그랬더니 다시 벵에돔이 입질했다. 매번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5번에 1번은 벵에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가끔 작은 돌돔도 낚였는데 씨알은 25cm 내외로 벵에돔에 비하면 조금 잘았다.

벵·돌·참 조과는 11월까지 계속
처음에는 낚시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밑밥을 뿌리면 뿌릴수록 고등어가 점점 불어났다. 오전에 밑밥을 섞을 때 크릴을 많이 섞은 것이 실수였다. 통영, 거제권에서는 고등어와 전갱이 같은 잡어를 피하기 위해 빵가루와 집어제만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취재팀은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어의 활성을 빨리 높이고 긴꼬리벵에돔과 돌돔이 붙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크릴을 많이 섞었는데 그것이 고등어를 이렇게나 불러들일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바다는 온통 잡어였고 거의 철수직전까지 잡어와 씨름을 해야 했다.
오전 10시, 철수를 1시간 앞두고 조류가 거의 움직이지 않자 극성이던 고등어가 소강상태를 보였다. 벵에돔을 노렸으나 벵에돔 역시 활성이 떨어져 잔챙이만 입질했고 가끔 낚이던 돌돔도 보이지 않았다. 철수하며 주변 낚시인의 조황을 보니 대부분 벵에돔과 작은 돌돔이었다. 참돔은 이상하리만치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는데, 밤낚시를 하면 낚을 수 있다고 한다.
매물도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30cm 내외의 벵에돔, 긴꼬리벵에돔, 돌돔, 참돔이 난타전을 벌이는데 11월까지 꾸준한 조황을 보이며 특히 밤낚시에 조과가 좋다.



고등어를 피해 갯바위 홈통 안으로 피신한 취재팀. 하지만 밑밥을 조금만 뿌려도 금방 잡어가 붙었다.

아침 일찍부터 기승을 부린 잡어. 고등어가 대부분이다.


밑밥에 몰려 기승을 부린 고등어. 크기가 10cm 내외로 작다.

주찬영 씨가 낚은 벵에돔. 가장 큰 씨알이 35cm 정도다.


주찬영 씨가 사용한 쯔리켄 아시아LC 마스터피스 ABTRA 구멍찌.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채비 운용이 수월하며 정확한 부력으로 확실하게 어신을 전달한다.


고등어를 낚아 올리는 김기훈 씨.


김기훈 씨가 뜰채에 담은 벵에돔을 보여주고 있다.


촛대바위 일원에 내린 낚시인들의 조과. 돌돔과 벵에돔을 골고루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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