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포수로에 이어 올해 낚시춘추 7월호에 게재했던 곳은 탄금호 월상둠벙이었다. 8월호에는 탄금호와 달천이 만나는 충주 하수종말처리장 앞 포인트를 찾아 게재하였고 이번에는 우륵대교 윗쪽의 오석 포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탄금호 안에는 아직 취재하지 않은 입석낚시터와 용머리수로, 바람부리 등이 남아 있으며 이곳 또한 시간 나는 대로 취재를 할 예정이다.
사실 이번 취재에 앞서 7월 중순에 목표로 찾아간 곳은 문경의 한 저수지였다. 하지만 배수 탓에 붕어가 낚이지 않는다는 얘기에 괴산군 연풍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려 탄금호에 도착했다. 탄금호로 발길을 돌린 이유는 탄금호를 자기 집만큼이나 자주 다니는 심현우 씨로부터 “오석권에 붕어가 붙었으니 빨리 내려오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홍순진씨와 동출했다.
우륵대교 하류 연안에 자리한 심현우 씨 일행의 좌대. 오름수위에 대비해 좌대 다리를 최대한 길게 빼놓고 있다.
46cm 대물 붕어를 자랑하는 필자.
수위가 오르며 좌대까지 차오른 물.
낚시를 장려하는 충주시 정책에 박수를
많은 포인트 구간 중 어떤 포인트에 앉아야 할지 몰라 충주에 사는 최기혁 씨에게 전화를 걸어 포인트를 물어보니 우륵대교 상류 쪽의 팔각정 부근을 알려주어 그곳에 대편성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침 시간이라 물이 빠져있어 좌대 다리를 세우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좌대 높이도 80cm가량으로 여유 있게 높여 물이 불어올 때에 대비하였다.
좌대를 깔고 텐트를 올려 2박 일정 동안 지낼 아방궁을 완성하고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완전히 물이 빠진 상태에서도 수심은 1.5m가량이 나왔고 3.4칸부터 4.4칸까지 모두 11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는 옥수수. 이따금 옥수수어분글루텐도 사용하기 위해 준비를 해 놓았다. 포인트 왼쪽으로 마름이 듬성듬성 있는 곳이 포인트라는 심현우 씨의 말대로 마름이 있는 쪽을 주 목표로 삼았다.
대편성을 마치고 아침낚시를 해 보았지만 입질이 없었다. 마침 안내방송에서 충주호에서 발전 방류를 시작하니 물가에 계신 분들은 빨리 대피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충주호에서 방류를 하면 그 물이 2시간 이내에 탄금호에 도달해 이때부터 오름수위가 시작된다.
오전 오름수위에 맞춰 낚시를 해봤지만 입질 한 번 없이 오후가 되었다. 점심식사를 준비하며 화장실을 들러보니 너무나 깨끗했다. 우리가 낚시한 우륵대교 상류는 진입과 주차가 쉽고 ‘주차 후 3보’ 거리에 포인트가 형성되는 곳이었다.
나무가 많아 그늘이 풍성하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인근에 있어 편리했다. 화장실은 매일 관리인이 청소하기 때문에 무척 깨끗했다. 수돗물이 나오는 세면대도 있어 간단히 씻기도 좋고 올해처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이만한 피서 낚시 포인트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캠핑카들이 장기주차로 나무 그늘을 대거 차지하고 있는 점이었다. 그중 몇 대는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는지 녹슨 채 방치되어 있었다. 캠핑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닝까지 설치하고 넓은 장소를 단독으로 차지한 얌채족도 있었다.
아무튼 충주시에서는 낚시인이나 캠핑족에 대해 대단히 관대한 편이다. 화장실은 물론 쓰레기봉투까지 설치해 놓으며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아 낚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요즘 같은 무더위에 나무 그늘을 무단점거하고 있는 캠핑카 차주들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장대비와 돌풍, 부유물까지 가세해 낚시를 방해
이번에 찾아간 우륵대교 부근의 본류권은 다리 위 아래로 모두 주차가 쉽고 나무 그늘이 많아 낚시인보다 캠핑족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주차 후 3보 포인트도 많아 늘 낚시인들이 붐비고 있고 대단위 인원이 모이는 낚시대회도 수시로 열리는 등 낚시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축복 받은 땅이다.
이번에 찾은 오석 포인트는 다리 위쪽은 배수 후에도 1.5m 이상으로 깊고 우리가 자리한 다리 아래쪽 홈통 포인트는 배수 후 70cm 가량의 수심을 보이는 곳이다. 홈통 포인트는 부유물이 덜 들어오고 유속이 약한 장점과 더불어 말풀과 마름 등의 수초도 잘 발달해 있다.
오후가 되면서 배수가 시작되어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입질이 들어오는 시점이기에 자리에 앉아 옥수수를 미끼로 낚시를 시작하였다. 수심은 약 2.5m 가량 되었고 수위에 따라 찌를 내려가며 낚시를 해야 했다.
이때만 해도 구름 없이 맑았던 날씨였는데 오후 3시가 지나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햇살이 퍼지며 비가 내리기에 지나가는 비로 알았다. 하지만 10여 분 뒤부터 하늘이 검게 변하더니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텐트가 날아갈 것처럼 흔들리고 굵은 빗방울이 텐트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 비는 1시간 반가량 정신없이 쏟아 부었고 이내 맑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날 낮 기온이 영상 34도를 훌쩍 넘었었는데 이 소나기로 기온이 뚝 떨어지며 상쾌한 날씨로 변했다. 하지만 잠시 후 흙탕물과 함께 부유물이 앞으로 밀려 내려오기 시작하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부유물은 덩치를 더욱 키우고 있었다. 이 상태로 낚싯대를 그대로 두면 부유물이 낚싯줄에 감겨 엉망이 될 듯해 어쩔 수 없이 낚싯대를 모두 걷어 놓고 휴식을 취했다.
해가 지며 부유물이 어느 정도 밀려간 듯해 낚시를 시작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정면에 있는 탄금대교의 불빛이 너무 밝아 눈이 부셨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름답겠지만 낚시인 입장에서는 찌불이 대교 불빛 속으로 사라지기에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불빛은 밤새 꺼지지도 않았다.
해가 지며 다시 수위가 오르기 시작하였다. 충주댐에서 방류한 물이 내려오며 물안개가 퍼지고 있었다. 이는 수온 낮은 충주호 물이 탄금호 물과 섞이면서 생겨나는 현상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유물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이 부유물들은 군락을 이뤄 물 흐름에 따라 위, 아래로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찌까지 끌고 다녀 낚싯대를 거총해 놓을 수밖에 없었다.
부유물 폭탄 속에 개인 2위 기록인 46cm 낚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일어나 텐트 밖을 보니 아직도 많은 부유물이 떠다녔다. 다시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부유물이 어느 정도 떠내려갔는지 확인이 잘 되지 않았지만 낚싯대를 다시 펴 놓고 낚시를 시작하였다.
날이 밝은 지 한참 뒤인 새벽 5시50분경, 왼쪽 4.0칸 대의 찌가 살며시 솟아오르고 있었다. 몸통까지 올라온 찌를 보고 챔질하니 강한 힘을 발휘하며 옆으로 차고 나갔다. 낚싯대 2대를 넘어가며 버티던 녀석이 몸통을 살짝 보여 주었다. 이 순간 대물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한참을 버티던 녀석을 뜰채에 담고 보니 체고가 높아도 너무 높아 순간 떡붕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46cm의 늠름한 붕어였다. 필자가 낚은 붕어 중 두 번째로 큰 붕어였다. 혹시나 싶어 측선을 세어보니 28개로 토종붕어임이 확실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 관문낚시 사장님께 보내고 감정을 의뢰하였다.
잠시 후 관문낚시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틀림없는 토종붕어이며 탄금호 붕어들이 모두 그런 형태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그러면서 대물붕어 낚은 것을 축하한다며 취재를 위해 나오시겠다는 하셨다. 곧이어 관문낚시 사장님이 도착했고 푸짐한 먹거리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 주셨다.
그렇게 대물 붕어 한 마리를 낚고 나니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또다시 무더위가 밀려왔다. 텐트 안에서 버티기에는 무리일 정도로 기온이 높았다. 결국 차를 그늘에 주차하고 에어컨을 켠 채 낮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함께 낚시한 심현우 씨는 4짜 포함 월척 6마리
저녁을 먹고 좌대로 가보니 좌대 바로 아래까지 물이 올라와 있었다. 물이 더 차오르면 낚시하기로 하고 좌대에 들어가 보니 거총해 놓은 낚싯대에 거대한 부유물이 붙어 있었다. 쉽게 제거가 되지 않았고 이미 낚싯대 몇 대는 엉켜 있었다.
부유물을 털어내기 위해 한참을 고생하며 낚싯줄을 풀어 겨우 찌를 세웠다. 다행스럽게도 좌대가 수몰되기 직전인 1cm 정도를 남겨두고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류로 올라갔던 부유물들이 배수와 함께 다시 밀려 내려오는 바람에 계속 낚싯대를 거총해야만 했다.
새벽 4시50분경 드디어 오른쪽 찌 하나가 살며시 솟아올랐다. 정점에서 챔질에 성공하였고 낚싯대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였다. 챔질이 조금 늦어 낚싯대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더니 어느 순간 “핑~”하며 채비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목줄이 터진 것이었다. 그렇게 이틀 만에 찾아온 입질을 놓치고 나니 아쉬움이 밀려왔다. 손끝에 느껴지는 힘은 분명 대물 이상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붕어를 놓치고 나니 어느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주변에서 낚시한 심현우 씨를 찾아가 보니 그는 4짜 붕어 포함 모두 6마리를 낚았다고 말했다. 그의 왼쪽으로는 정치망이 있었고 이 정치망이 부유물을 막아주어 어렵지 않게 낚시할 수 있었다.
이번 출조를 통해 확인한 것은 충주댐에서 하루 두 번 발전을 위한 방류를 하고 방류한 물은 2시간 후에 탄금호에 닿게 되며, 매일 매일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저녁 무렵부터 수위가 오르다 늦은 밤 만수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 뒤 새벽에 다시 수위가 내려가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그리고 오전 중 다시 수위가 오르기 시작해 정오쯤 만수위가 되고 오후에 다시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충주댐이 배수를 멈추면 탄금호 수위도 낮아지는데 붕어들의 활동은 이때가 가장 활발하고 입질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번에 받은 두 번의 입질도 모두 배수가 이루어지던 4시50분과 5시50분경 들어왔다. 다음번에는 입석권과 바람부리 등을 탐사하여 기고할 예정이다.
내비 입력 충북 충주시 금가면 유송리 259-3
우륵대교 야경. 멋진 볼거리를 자랑하지만 낚시에는 지장을 줄 때가 많다.
나무 그늘 인근에 설치한 필자의 좌대.
오랜 기간 방치한 캠핑카들.
새벽에 올라온 46cm 붕어.
연안을 따라 즐비한 나무그늘. 강한 햇볓을 피해 여름낚시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연안 곳곳에 마련돼 있는 화장실.
4짜 조과를 자랑하는 심현우 씨.
방류와 동시에 포인트 앞으로 떠내려온 부유물들.
심현우 씨가 올린 조과.
방치된 캠핑카 옆에 본부석을 차렸다.
충주댐 방류와 동시에 피어오르는 물안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