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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낚시터] 춘천호 고탄리 반갑구나 내 고향 4짜 붕어들!
202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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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낚시터]


춘천호 고탄리

반갑구나 내 고향 4짜 붕어들!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필자가 첫수로 올린 36cm 붕어. 황금색이 찬란했다


필자의 낚시자리. 멀리 보트가 있는 곳에서도 많은 붕어가 낚였다.


드론으로 촬영한 필자의 포인트.



지난 6월 어느 날,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조우 김병만 씨로부터 춘천댐 상류에서 4짜를 비롯하여 마릿수 붕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은 예전 고탄낚시터가 있던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만나는 최상류로, 고향이 지척인 필자도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사실 이곳은 필자가 태어난 곳에서 직선거리로는 채 4km가 되지 않는 곳이다. 큰 산에 가로 막혀 찾아가기가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낚시를 배운 뒤 고탄낚시터를 종종 찾아가며 이곳 얘기를 대충은 들었는데 위치를 설명해 주는데도 긴가민가할 정도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김병만 씨의 말에 따르면 높은 돌계단을 내려가면 낚시 자리가 몇 곳 있고 수초 형성이 좋아 대물 붕어가 자주 얼굴을 보인다는 것이다. 며칠 전 4짜 붕어를 비롯해 마릿수 붕어가 낚였고 한동안 좋은 조황이 이어졌다고 한다. 마침 춘천에 가있던 동창생 친구 박희설에게 전화를 걸어 주소를 알려주고 그곳을 한 번 답사해보라고 했다. 답사를 다녀온 박희설은 포인트가 좋고 자리도 충분하다며 춘천으로 오라고했다. 김병만 씨도 다음날 동행하겠다 말했다. 평소 자주 낚시를 다니는 홍순진 씨에게도 연락을 해 다음 날 새벽 바로 현장으로 출발했다.


포인트는 그림 같은데…

새벽 6시에 박희설이 알려준 주소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도무지 물가를 찾기가 어려웠다. 김병만 씨에게 전화하니 이미 도착해 있다며 앞쪽 나무 사이로 들어오면 된다며 마중을 나가겠다고 말했다.

알려준 곳으로 들어가니 김병만 씨가 마중을 나왔고 어렵지 않게 주차하고 짐을 챙겼다. 그런데 좌대를 들고 약 20m를 걸어가니 이번에는 20m 길이의 급경사 돌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려가기가 만만치 않은 구간이라 무거운 좌대를 계단에 내려놓고 한발 한발 내려가니 10m 앞에 물가가 보였다. 부들이 형성되어 있고 그 앞쪽으로 마름이 자라 올라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림 같은 포인트였다.

‘내 고향에 이런 곳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서야 찾아온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고생은 이제부터였다. 조우들이 무거운 짐을 날라주기는 했지만 좌대와 텐트 그리고 낚시 장비까지 총 일곱 번을 날라야 했다. 짐들을 모두 옮겨 놓고 나니 온몸에 힘이 빠졌다. 낚시고 뭐고 모든 것이 귀찮기만 했다. 마침 도착한 홍순진 씨도 필자 옆에 자리를 잡고 몇 차례에 걸쳐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짐을 옮겼다.

필자의 포인트는 누군가가 잘 다듬어 놓은 자리였지만 앞쪽 부들 앞에 찌를 세우기 위해서는 좌대를 조금이라도 더 물 안쪽으로 밀어 넣어야 했다. 어렵게 좌대 설치를 마치고 잠시 쉬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곳은 오전 내내 그늘이 지는 곳이라 오전에는 그늘 아래에서 편안하게 낚시할 수 있었다.


작년부터 몰려든 가마우지 떼

춘천댐은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인 1965년도에 완공되었다. 필자가 다니던 초등학교 앞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나갔고, 이때 학생들을 총동원해 태극기를 들고 길가에 늘어서서 환영하던 일이 생각이 났다.

춘천댐은 신북면 용산리와 서면 오월리 사이의 본류를 막아 건설된 수력발전댐으로 댐 높이는 40m, 담수면적은 17평방키로미터이다. 화천으로부터 내려오는 물길을 막아 생긴 춘천호 주변은 맑은 물과 푸른 자연환경을 담고 있다.

몇 년 전 의암호와 춘천댐의 좌대 낚시터가 모두 철거되며 지금은 화천시에 속해 있는 원천낚시터만이 남아있다. 춘천댐 오른쪽 상류에 자리한 고탄낚시터와 댐 좌측 화천 방향으로 가다 보면 처음으로 만나는 오월낚시터 그리고 말고개를 넘어가면 세월낚시터가 있었고 그 위에 부들 형성이 좋은 신포리낚시터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운영 중인 화천시의 원천낚시터가 있으며 노지터로는 건넌들과 공병대 포인트가 유명 포인트로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수천 마리의 가마우지가 떼로 몰려다니며 호수와 저수지의 물고기들을 무차별 사냥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바람에 춘천호는 물론 주변 저수지의 물고기들이 거의 사라져 생명체가 없는 호수가 된듯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던 중에 이번에 찾은 고탄리에서 씨알 좋은 붕어들이 나왔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으나, 뜻하지 않은 복병 돌계단으로 인해 낚싯대도 펴기 전에 지쳐버렸다.

그래도 낚시는 해야 되겠기에 힘들게 좌대를 펴고 대편성해 2박 동안 머물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앞쪽 수초대에 맞는 40대부터 44대까지 중점적으로 편성했다. 이곳은 물골에서 벗어난 둔덕으로 수심이 1m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가까운 쪽의 마름 사이에는 26대부터 38대까지 편성했다. 물골 자리인지 1.8m의 수심을 보이고 있었다.

미끼로는 옥수수어분글루텐과 더불어 이번에 신제품으로 나온 갈오분(갈아 만든 오징어 내장 분말)을 섞어 반죽을 해 놓았다. 그리고 긴 대에 사용할 옥수수도 준비해 놓았다.

홍순진 씨는 필자의 오른쪽으로 10m 정도 더 들어가 뽕나무 밑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잘 익은 오디가 텐트 위로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이 오디는 잘 익어 낚시터에서의 간식으로 너무나 좋았다.

우리를 안내해 준 지인은 상류로 조금 더 들어가 적당한 자리에 앉았는데 역시 멋진 포인트였다. 홍순진 씨가 앉은 곳은 짧은 대 위주로 대를 펴면 꽝이 없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춘천댐에서 만난 10년 만의 붕어는 38cm

대편성을 마치고 본부석을 돌계단 위쪽에 설치했다. 텐트와 밥상 그리고 많은 취사도구 등을 들고 돌계단을 내려가기에는 너무 힘이 들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24시간 그늘이 지는 나무 아래에 텐트를 치고 이틀 동안의 먹거리 준비를 마쳤다.

낮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고 오후가 되면서는 정면에서 따가운 햇살이 퍼졌다. 너무 더워 텐트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늘에서 푹 쉬고 저녁 무렵 포인트로 내려와 보았다. 다시 미끼를 달며 찌를 세우다 보니 중간에 있던 낚싯대 하나가 1m 이상 끌려가 있었다. 채비를 거둬 보니 목줄이 터져 있었다. 낮에도 붕어가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며 바람은 완전히 잦아들었다. 오후에 도착한 박희설도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희설이로부터 사진 한 장이 날아왔다. 방금 입질을 받았다며 보내온 턱걸이 4짜 붕어였다. 사진을 찍는 순간 붕어가 앞으로 미끄러져 39cm로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분명 4짜 붕어였다. 이른 시간에 대물 붕어가 나오자 갑자기 긴장감이 돌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새벽 4시에 일어나 먼 거리를 달려온 터라 피곤이 몰려왔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였다.

어느새 날이 밝아왔다. 그 사이 두 번의 입질이 있었지만 모두 헛챔질만 하고 말았다. 전날 김병만 씨가 “아침에도 입질이 잘 들어온다”며 집중하라고 했는데 아침 7시30분이 지날 무렵 왼쪽 38대의 찌가 그림처럼 솟아올랐다. 정점에서 챔질하니 피아노줄 소리를 내며 옆으로 차고 나갔다. 낚싯대의 허리힘을 이용해 버티다 간신히 제압했다. 황금색을 띤 대물 붕어였다. 계측자에 올리니 36cm. 다소 아쉬운 사이즈였지만 춘천댐에서 붕어를 만난 것이 10년은 더 되는 것 같아 너무 반가웠다.

이른 시간에 건너편에서 보트가 한 대 들어오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연속으로 입질을 받아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수심이 얕고 수초 형성이 좋은 곳에 붕어들이 은신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보트낚시인은 아침 시간에만 여러 수의 씨알 좋은 붕어를 낚았다. 하지만 우리 자리에서는 오전 10시까지도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돌계단 포인트

주변 나무에 열린 오디를 따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두번째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내려와 보니 낚싯대 하나가 한쪽으로 쏠려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또 목줄이 끊어져 있었다. 전날과 똑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아쉽지만 붕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시 캐미를 밝히고 둘째 날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초저녁 입질을 기대했지만 별다른 입질이 없더니 밤 9시30분에 왼쪽 34대에 입질이 들어왔다. 역시 댐 붕어답게 강하게 저항을 했다. 어렵게 뜰채에 담고 보니 이번에도 고만고만한 붕어였다. 첫수와 똑같은 36cm의 대물 붕어였다.

붕어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모두들 긴장한 채 낚시를 이어갔지만 더 이상의 입질 없이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다.

동이 튼 후 새벽 5시15분에 첫수가 나왔던 38대의 찌가 꿈틀거리며 서서히 솟아올랐다. 잠시 기다린 후 정점에서 챔질!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저항을 보여주었다.

잠시 후 얼굴을 보인 붕어는 월척이 조금 넘는 듯했고 계측자에 올려보니 조금 아쉬운 33.5cm의 월척 붕어였다. 이 붕어를 끝으로 더 이상의 붕어는 없었으며 친구 박희설이 월척 한 수를 추가하였을 뿐 김병만 씨와 홍순진 씨는 입질만 몇 번 보았고 붕어는 낚지 못했다. 아마도 붕어들이 3차 산란까지 마치고 깊은 곳으로 빠진 것 같았다.

햇살이 퍼질 때 즈음 철수를 시작하였다. 대를 접으면서도 돌계단을 올라갈 걸 생각하니 눈앞에 컴컴해졌다. 하지만 간단하게 대를 편성했던 김병만 씨가 자기 짐을 옮겨 놓은 후 필자의 짐까지 들어주어 어렵지 않게 철수를 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또한 이번에 함께한 동창생 친구 박희설도 어려운 병마를 이겨 내고 오래도록 물가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내비 입력 춘천시 사북면 고탄리 472-16



포인트 주변 나무에 열린 오디.


포인트까지 이어진 돌계단. 짐을 옮기는 데 애를 먹었다.


수심이 얕은 중간 지점의 수초대.


드론으로 촬영한 고탄리 하류권.


턱걸이 4짜를 올린 친구 박희설.


필자(왼쪽)와 홍순진 씨의 낚시 자리.


수심이 얕은 고탄리 중류권.


고탄리 최상류 전경.


필자와 박희설이 거둔 월척 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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