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거제 망치해변방파제에서 무늬오징어 에기로 씨알 굵은 갑오징어를 낚은 미야자키 사토시 씨.
야마시타 본사 직원이며 한국에 파견 근무를 나왔다가 취재에 합류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망치해변방파제. 연안에 해초가 가득 자라 있다.
갑오징어 소식이 알려져 방파제에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 잡고 있다.
갑오징어 루어로 무늬용 3.5호 에기를?
다음날 서울에서 출발해 거제도 일운면에 있는 망치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지난 상황. 박상욱, 박정운 씨가 망치해수욕장 방파제에 도착해 있었고 반가운 얼굴이 한 명 더 있었다. 일본 야마시타 본사에서 한국으로 파견 근무를 나온 미야자키 사토시(宮﨑哲) 씨도 취재에 합류한 것이다.
일본 야마시타는 한국뿐 아니라 호주, 필리핀, 이탈리아, 중국 등지에도 일정 기간(보통 2개월) 직원들을 파견하는데, 그 나라 낚시환경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서다.
인사를 나눈 후 주변을 돌아보니 간조가 지나 서서히 들물이 시작되어 곧바로 채비를 시작했다. 박상욱 씨와 박정운 씨는 가짓줄 채비에 10g 봉돌과 갑오징어용 스테를 묶어 다운샷 채비를 꾸렸다. 그런데 미야자키 사토시 씨는 무늬오징어 에깅에 사용하는 3.5호 노멀 타입 에기를 사용했다.
박상욱 씨가 “무늬오징어는 밤에 다른 곳을 탐사할 때 노릴 계획이니 우선 갑오징어부터 노립시다”라고 말하니 미야자키 씨는 “무늬오징어용 에기로도 갑오징어를 노릴 수 있습니다. 다운샷 채비는 바닥만 노리기 때문에 운용하기 다소 지루해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갑오징어를 낚을 때도 빠른 액션을 주기 편한 무늬오징어용 에기를 그대로 사용합니다”라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망치해변방파제 주변에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데다 갑오징어낚시 특성상 꾸준히 바닥을 노려야하기에 과연 입질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모래바닥과 수중여 경계 지점 집중 공략
오후 4시가 지나 중들물이 흐르니 서서히 방파제 주변으로 조류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망치해변방파제는 갑오징어 명당이 정해져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장 좋은 자리는 방파제 가운데 지점 외항이다. 외항에서 40m 떨어진 곳에 수중여가 있고 그 주변에 해초가 자라 갑오징어 산란터로 여건이 좋다고 한다. 박상욱 씨와 박정운 씨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망치방파제로 들어오는 낚시인들은 죄다 외항을 노렸다.
그런데 미야자키 씨는 처음부터 꾸준히 방파제 콧부리 주변을 노리며 액션을 이어갔다.
시즌 초반이라 그런지 좀처럼 갑오징어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방파제에 10여 명의 낚시인이 있었지만 소식이 없기는 마찬가지. 처음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철수할 무렵이 되어 출조 당일 수온이 많아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갑오징어낚시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밤에 무늬오징어를 노려야겠다고 고민할 즈음 미야자키 씨가 큰 씨알의 갑오징어를 들고 나타났다. 방파제 콧부리에 서서 무늬오징어 에기로 액션을 주어 낚아낸 녀석이었다. 미야자키 씨에게 어떤 전략을 썼는지 물었다.
“우선 포인트 주변을 살펴보니 방파제 주변 바닥은 대부분 모래였고 해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은 암반지형이었습니다. 그래서 해초 주변 모래바닥과 암반 경계 지점을 무늬오징어용 에기로 다소 빠르게 공략했습니다. 되도록 멀리 캐스팅 후 더 많은 곳을 훑은 덕분에 입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물색이 조금 탁한 날에는 오렌지 컬러의 강렬한 색깔이 잘 먹히기에 에기 컬러 선택도 한 몫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온이 내려간 탓인지 갑오징어 조과는 이 한 마리가 끝이었다. 해가 지니 연안에 해파리가 등장했고 양도 점점 늘어났다. 가뜩이나 상황이 나쁜데 갑오징어 훌치기꾼도 등장하는 바람에 우리는 와현해수욕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야간 무늬오징어 에깅을 시도해 귀오징어 한 마리를 낚았으나 수온이 낮은 탓인지 무늬오징어는 입질하지 않았다. 낮은 수온으로 만족할 조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미야자키 씨의 저활성 갑오징어 공략 히든카드는 우리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거제권 갑오징어, 무늬오징어 시즌은 이제 막을 올렸고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조과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취재협조 성광물산상사, 야마시타
야마시타의 갑오징어용 스테 토토스테R(야광). 주꾸미용으로도 인기 있다.
주꾸미, 갑오징어용으로 인기 있는 토토스테R 내추럴 컬러.
미야자키 사토시 씨가 갑오징어를 낚아 걸어오고 있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박정운(우) 씨와 미야자키 사토시 씨.
야간 무늬오징어 에깅 중 낚은 귀오징어.
미야자키 사토시 씨가 낚은 갑오징어. 에기는 에기왕K 3.5호 쿠라쿠라우디 컬러.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 입질을 기다리는 미야자키 씨.
박상욱 씨가 사용한 갑오징어용 다운샷 채비.
방파제 주변에 나타난 상자해파리. 독이 있어 쏘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