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마산 원정항으로 도다리 출조를 나간 박정운(좌), 박상욱 씨가 직접 낚은 도다리를 보여주고 있다.
도다리 금어기는 매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1월 31일까지다. 그래서 금어기가 해금되는 2월이 되면 도다리 출조가 시작된다. 낚시인들은 2월에 낚이는 도다리를 ‘영등 도다리’라 부르며 이때 낚이는 씨알 굵은 녀석들의 손맛에 재미를 느낀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다 못해 2~3월에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 해 2월에 도다리 출조를 나가는 낚시인의 수가 극히 적었다.
나 역시 보통 2월 중순에 도다리 취재를 나가지만 올해는 3월이 되어서야 도다리를 만날 수 있었다.
1 마산 구산면 원전항. 낚시점 앞 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2 낚싯배에 뗏마를 연결해 이동하고 있다.
3 채비를 물고 수면으로 올라온 도다리.
4 박정운, 박상욱 씨가 뗏마 한켠에 자리를 잡고 도다리낚시를 즐기고 있다.
3명이서 호젓하게 뱃놀이
지난 3월 22일, 부산 낚시인 박상욱, 박정운 씨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있는 원전항으로 도다리 취재에 나섰다.
구산면 일대는 유명한 도다리 낚시터다. 수상좌대와 배낚시는 물론 연안 원투낚시를 해도 조과가 좋다. 특히 적은 인원이 즐길 수 있는 ‘뗏마(소형 전마선)’가 유명하다. 한 배에 여러 명 승선하는 도다리 배낚시와 달리 작은 배에 1~3명(정원이 3명이다)이 승선해 호젓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오전 8시. 원전항 입구에 있는 낚시점에 들러 미끼와 채비를 구입했다. 낚시점에서는 뗏마 대여, 낚싯배 알선을 하고있으며 우리는 원전항 앞 선착장에서 뗏마를 타고 나갔다.
뗏마를 대여하는 선장이 낚싯배에 뗏마를 로프로 연결해 목적지까지 옮겨주므로 노를 젓거나 하는 등의 불편함은 없다.
도착한 곳은 원전항 외항에 놓인 수상좌대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으로 수심이 15m 내외인 포인트였다. 우리를 포인트로 안내한 선장은 밧줄에 돌을 묶어 앵커로 사용했다. 돌이 많이 무겁지 않아 뗏마가 완전히 고정되지 않고 조류에 밀려 천천히 흘러가 넓은 포인트 탐색이 가능하다.
가자미 전용 카드채비와 자새·편대 채비 모두 사용
포인트 도착 후 도다리낚시 채비를 꾸렸다. 예전에는 자새와 편대를 즐겨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바늘이 2개 달린 가자미 전용 카드채비가 인기 있다. 그래서 도다리 전용 카드채비와 자새와 편대를 모두 사용, 카드채비는 16호 봉돌을 체결해 낚싯대에 달아주고 자새에 연결한 편대채비는 60호 봉돌을 달고 손에 들고 낚시했다. 3월 중순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추웠기에 도다리의 활성이 낮을 것을 감안해 둘 다 사용한 것이다.
바늘에 청갯지렁이를 꿰어 채비를 내렸지만 입질이 전혀 없었다. 바람이 제법 불고 기온이 차서 그런지 미끼를 물고 올라오는 생명체를 보기 힘들었다. 입질이 없을수록 바닥에 깔린 채비를 흔들어 도다리를 유인해야 하는데, 특히 무거운 60호 봉돌이 달린 편대채비를 힘껏 흔들었다. 그랬더니 손바닥 크기의 자잘한 도다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4~5월이 도다리낚시 피크
오후에 기온이 올라가면 도다리의 활성이 조금 더 올라가겠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오쯤 되자 20cm가 넘는 큰 도다리가 입질하기 시작했다. 마릿수는 가뭄에 콩 나듯 적었지만 오랜만에 도다리를 마주하니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씨알 큰 쥐노래미와 도다리도 몇 마리 추가할 수 있었고, 추위가 완전히 수그러드는 4월 중순 이후에는 도다리의 활성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그때는 연안에서 원투낚시를 해도 쉽게 도다리를 만날 수 있으며 뗏마나 수상좌대를 이용하면 마릿수 조과도 쉽게 거둘 수 있다.
구산면의 도다리 시즌은 6월까지며 그 후에는 갑오징어, 주꾸미낚시가 시작된다. 그래서 4~5월이 도다리낚시 피크 시즌인 셈이다. 뗏마 이용 요금은 1척 4만원, 정원은 3명이다. 소형 모터(조종면허 없이 운항 가능)가 달린 FRP 낚싯배도 대여하고 있으며 요금은 8만원, 승선 정원은 3명이다.
거치대를 사용해 로드를 걸어두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편대채비를 사용해 도다리를 올리고 있는 박상욱 씨.
가자미 전용 채비를 사용해 도다리를 낚은 박정운 씨.
카고를 연결할 수 있는 속공 편대 채비. 도다리 외 다양한 어종을 노릴 수 있다.
큰 쥐노래미를 낚은 박정운 씨.
5 박상욱 씨가 사용한 도다리 낚싯대. 한치낚시용을 그대로 사용했다.
6 도다리 낚시용 봉돌. 16호는 카드채비에, 60호는 편대채비에 사용한다.
7 미끼로 사용하는 청갯지렁이.
8 반짝이는 효과를 내어 도다리 입질을 유도하는 에그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