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 세진방파제에서 낚은 30cm급 전갱이.
기장 이천방파제에서 25cm 볼락을 낚은 필자.
온산 세진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볼락을 노리고 있는 여용균 씨.
조류가 잘 흐르는 콧부리 쪽에서 큰 볼락과 전갱이가 잘 낚였다.
2월 중순 이후 날씨가 너무 좋지 못했다. 언제 출조할 수 있을지 몰라 계속 대기했다. 무려 3주가 지나서야 겨우 출조가 가능한 날씨가 되어 볼락을 노리고 나가보았다. 하지만 꽃샘추위가 기승이라 수온이 10도 내외로 내려가 조과가 어떨지 걱정이었다. 농어는 아직 힘든 시기라 볼락이나 전갱이 같은 라이트게임은 승산이 있을 거 같아 지난 3월 9일에 부산 기장과 울산 서생, 온산을 나가보았다.
지속된 악천후로 너무 탁한 물색
해가 지기 직전에 도착한 곳은 부산 기장 이천방파제. 최근 확장공사를 마무리하고 가로등을 설치하여 낚시하기 좋은 여건이 되었다. 하지만 연안 깊숙한 곳에 방파제가 있어서 조류의 소통이 그다지 좋지 못해 릴찌낚시인은 잘 가지 않는다. 이곳은 일광천이 흘러 나오는 곳이 가깝고 바닥이 사질대라 멀리 원투를 할 필요가 없다. 테트라포드가 끝나는 지점으로부터 10m 내외에서 구조물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공략하는 것이 좋다.
포인트에 도착한 후 상황을 살펴보았다. 계속된 거친 날씨 속에 바닥이 뒤집혀 물색이 매우 어두웠다. 해가 진 후 가로등이 수면을 비추고 있음에도 수면 50cm 아래가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동해남부 지역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모자반(최근 이상기온 때문인지 겨우내 자라는 모자반의 비율이 급격하게 줄었다) 대신 다시마가 많이 붙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해조류가 눈에 들어와 황폐해 보이진 않았다.
1.5g 지그헤드에 2인치 오랜지색 스트레이트 웜으로 먼저공략 해보았다. 이곳저곳 다 훑어봤지만 입질이 없었다. 색상을 다르게 하여 공략해 보아도 입질이 없었다. 채비를 더 가볍게 하기 위해 0.8g 지그헤드로 무게를 내리고 오렌지색에 진동을 더 발생시킬 수 있는 웜으로 대응했다. 그랬더니 반응이 왔다. 씨알은 작지만 웜의 강한 진동에 재빨리 입질한 녀석은 20cm가 넘는 볼락. 의외로 활성이 높아 톱워터 계열의 하드베이트로 변경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너무 강한 자극이라 생각해 파장이 작고 검정에 가까운 미노우로 대응했다. 아주 천천히 미노우를 감아 들였는데 20cm급 볼락을 몇 마리 더 낚을 수 있었다.
최대한 조류 소통 좋은 곳으로 이동
오후 9시가 지나 울산 서생에 있는 평동갯바위로 이동했다.
최근에 계속 조항이 좋았다고 알려져 주말에는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의 인기 스팟이 되었지만 출조한 당일에는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소득 없이 2시간을 허비하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했다.
시간이 지나도 물색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조금 더 북쪽으로 이동했다. 온산 세진방파제에 도착하니 낚시인이 보이지 않아 포인트로 진입했다. 이곳은 매우 큰방파제가 사방을 에워싸고 있어 굳은 날씨에도 물색이 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하고 선택했다. 조류 소통도 나쁘지 않고 수심도 6~7m 깊어 평소에도 감성돔을 노리고 많은 낚시인이 드나든다.
먼저 방파제 높은 자리에 올라가 주변 상황을 보았다. 이곳 역시 모자반은 보이지 않았다. 횡조류가 조금 흘러갔는데 그나마 조류 소통이 좋아 보이는 곳에 집어등을 켜고 베이트피시가 모이길 기다렸다. 20분이 지나도록 플랑크톤이나 작은 생물들이 모이지 않았다. 이에 먼 곳, 깊은 곳 수중에 테트라포드가 잠겨있는 곳을 포인트로 생각하고 2.5g 지그헤드와 붉은색 스트레이트 웜으로 채비해 낚시를 시작했다.
정면보다는 사선으로 캐스팅해서 브레이크라인을 최대한 넓게 공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며 1시간30분간 공략을 했지만 같이 간 일행이 낚은 작은 볼락 한 마리가 끝이었다. 이에 조류 소통이 제일 좋은 방파제 콧부리 쪽으로 자리를 이동하여 다시 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0.5g 지그헤드에 전갱이 볼락 연타
집어등을 켜두고 미생물이 모이길 기다렸다. 조류 소통이 제일 좋은 곳이라 기대를 해보았지만 역시나 집어 되는 것이 없었다. 이에 브레이크라인을 좀 더 신중하게 공략을 해보기 위해 0.8g 지그헤드로 채비를 교체했다. 5m 앞 수중에 턱이 있는 곳에서 채비가 바닥에 걸리는 것을 각오하고 커브폴링을 했다. 그러자 첫 캐스팅에 쏨뱅이가 걸려 나왔다.
같은 방법으로 2마리 정도의 쏨뱅이를 낚았다. 같은 곳을 계속 공략해 보았지만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 ‘채비를 바꿔 볼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낚시하는 분이 씨알 좋은 전갱이를 잡는 모습이 보였다. 씨알이 30cm가 넘어 보였다. 그 장면을 본 후 던질찌로 채비를 교체하고 전갱이를 공략했다. 멀리서는 입질이 없었고 발앞 10m 지점에서 입질이 계속 되었다. 이에 다시 지그헤드를 0.5g으로 교체해 채비를 더 느리게 침강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니 반응이 더 좋았다.
전갱이가 몇 마리 낚이더니 시간이 지나자 볼락도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20cm이하가 낚였지만 곧 30cm에 육박하는 ‘왕사미’들도 올라왔다. 이날은 매우 느린 침강속도 또는 하드베이트를 써도 거의 수면에서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것에만 입질을 해주었다. 조금이라도 빠르면 입질을 하지 않았는데, 볼락의 활성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면 효과적인 테크닉이 될 것이다.
온산 세진방파제에서 낚은 20cm 오버 볼락.
물색이 탁했지만 가끔 20cm급 볼락이 낚인 기장 이천방파제.
테트라포드에 무성하게 자란 미역. 최근에는 모자반이 거의 사라지고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잘 자란다.
라팔라 오쿠마 세이마르 메바 로드로 낚은 볼락을 보여주고 있다.
온산 세진방파제에서 거둔 조과.
웜 크기의 작은 쏨뱅이가 올라왔다.
오렌지색 웜에 입질한 볼락.
온산 세진방파제에서 볼락과 전갱이를 낚은 여용균(좌) 씨와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