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화양면부터 고흥 영남면까지 이어진 볼락낚시터.
빨간 아치가 적금도(좌)와 낭도를 연결하는 적금대교며, 우측으로 둔병도, 조발도, 여수 화양면으로 이어진다.
해가 진 직후에 낚은 19cm 볼락.
둔병도로 출조한 여용균 씨가 20cm급 볼락을 보여주고 있다.
둔병도는 여수 화양면과 고흥 영남면을 다리로 연결하는 4개의 섬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여수 화양면과 조발도를 연결하는 조화대교가 완공되면서 여수 화양면에서부터 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고흥군 영남면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차로 4개의 섬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데다 여수에서 고흥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어 현지인들은 “여수에서 볼락을 낚다가 고흥 해창만에서 붕어나 배스를 낚아도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리가 개통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해 낚시인들의 발길이 끊겼고 낚시, 등산, 캠핑 등으로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침체기를 겪었다.
겨울에는 뻘물을 피하는 것이 상책
그러다 최근 여수 낚시인 박승우 씨에게 조발도와 둔병도 일대에서 볼락이 잘 낚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승우 씨는 “최근 여수고흥 낚시인들이 조발도, 낭도, 둔병도 일대를 탐사하고 있는데 볼락 조황이 좋다고 합니다. 20cm 씨알로 작은 아이스박스 하나를 쉽게 채울 수 있다고 하니 가보시죠”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7일 오후 3시, 여수 여천 시내에서 박승우 씨를 만난 후 여수 화양면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30분. 화양면 앞으로 조발도가 눈에 들어왔고 그 뒤로 둔병대교-낭도대교-작금대교-팔영대교가 섬과 섬 사이로 보였다.
최근 조황이 좋다고 소문난 조발도로 먼저 진입했으나 지난 밤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으로 인해 연안 주변은 거의 뻘물이 되어 있었다. 박승우 씨는 “여수, 고흥 내만권에서는 물색이 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볼락의 활성이 좋은 시기라면 물색이 탁해도 조과가 좋겠지만 요즘처럼 수온이 낮은 시기에는 탁한 물색으로 인해 볼락의 활성도 떨어지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섬 곳곳에 미답 포인트 즐비
조발도를 벗어나 둔병도, 낭도, 적금도 순으로 둘러보았다. 다리 위를 달렸을 때는 몰랐지만 마을로 진입한 후 다시 다리를 타려면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최대한 동선을 줄이기 위해 넓은 낭도보다는 적금도와 둔병도 중 하나를 노리기로 했다.
적금도에 도착하니 작은 마을에 낚시하기 좋은 방파제가 보였다. 해안도로를 따라 연안 포인트가 많아 보였지만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았다. 그래서 수심이 깊어 보이는 둔병도로 이동하니 서남쪽에 마을이 있었고 해안을 따라 좋은 포인트가 많아 보였다. 예전부터 원투낚시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볼락을 낚기로 했다.
해가 지기 전에 집어등을 켜고 방파제 석축과 이어진 갯바위로 진입해 볼락낚시를 시작했다. 해초가 자란 자리를 기억했다가 해가 진 후 집어등을 켜고 해초 주변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볼락 전용 로드에 1g 지그헤드+1.5인치 피시웜을 사용해 바닥층을 노리니 곧바로 볼락이 입질했다.
박승우 씨가 첫 입질을 받아 챔질하니 15cm 볼락이 올라왔다. 해가 완전히 지지 않은 시각이라 완전히 어둠이 내리면 더 큰 씨알이 낚일 것으로 기대했다. 박승우 씨가 바닥층을 꾸준히 노린 결과 어느새 20cm급 볼락까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는 “물색이 탁한 경우 볼락의 경계심이 덜해 상층에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수온이 낮은 경우에는 집어등에 쉽게 반응하지 않고 지속해서 바닥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바닥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둔병도에서 자정까지 낚시하니 18~20cm 볼락을 20여 마리 낚을 수 있었다. 박승우 씨는 ‘20마리면 여수권에서 최소 조황’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여수가 남해보다 시즌이 늦어 3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조과를 보이며 그때는 20cm급 볼락으로 30리터 아이스박스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허풍처럼 들리겠지만 그 정도 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여수, 고흥 낚시인들이 볼락 출조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닌 듯했다.
내비 입력 여수시 화정면 둔병도길 33
맨처음 찾아간 조발도 마을. 물색이 탁해서 다른 포인트로 자리를 옮겼다.
섬 곳곳에 재배되고 있는 방풍나물.
낭도 마을에 설치되어 있는 공중화장실.
팔영대교를 알리는 입석
해가 진 직후 조과. 쥐노래미도 몇 마리 낚였다.
둔병도 석축 연안에서 볼락을 노리고 있는 박승우 씨.
해가 진 후 낚은 볼락. 씨알이 20cm 내외로 굵었다.
볼락회.
섬 연안에 유채꽃이 피었다.
둔병도 마을방파제 끝에서 촬영한 상과도와 하과도. 가을 감성돔 포인트로 유명하다.
둔병도에서 바라본 낭도(낭도대교).
활성이 낮은 볼락을 유인하기 위해 사용한 청갯지렁이.
빠른 포인트 이동을 위해 사용한 소형 집어등.
둔병도에서 낚은 볼락.
낭도 규포항선착장. 외항에서 볼락이 잘 낚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