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호 출조 이튿날 아침에 월척을 끌어내고 있는 필자.
주로 낮부터 밤에 입질이 집중했고 아침장은 턱걸이 월척 한 마리로 끝이났다.
필자가 약산호에서 거둔 마릿수 조과. 인생낚시라고 할 만큼 놀라운 조과였다.
사용 낚싯대는 천류사의 운명.
드론으로 촬영한 약산호. 바닷쪽 제방에도 많은 낚시인이 앉아있었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따뜻한 날씨에 가슴이 마구 설레고 있었다. 어디든 대를 펴면 붕어를 만날 것 같아 이곳저곳 알아봤지만 의외로 광주 근교에는 수초로 파고드는 붕어의 산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선택한 곳이 좀 더 남쪽인 해남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정리수로였다.
예정리수로는 꽝이 없고 한겨울에도 물만 얼지 않으면 월척급 붕어를 보여주는 곳이다. 낚시 자리가 많아 매년 겨울부터 초봄 사이에는 꼭 예정리수로를 찾고 있다.
3월 7일 점심 무렵 도착해 수초가 잘 발달한 예정리수로 최하류권에 자리를 잡고 1박 낚시에 도전해 보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붕어 활성도가 뛰어나지 않았다. 간신히 31, 32, 36cm 등 총 3마리의 붕어를 낚고 입질 없는 자리를 지키고 있자니 허전하고 아쉬움이 컸다. 그때 광주 낚시인 김성진 씨가 “완도 약산호 물색이 좋고 낚시 자리마다 살림망이 걸려있다”는 소식을 지인으로부터 들었다며 동행을 권했다.
김성진 씨는 20년째 매년 약산호로 출조하는 낚시인이라 더욱 믿음이 갔다. 마침 내일 다시 다른 곳을 찾을 예정이던 터라 흔쾌히 동행하기로 했다.
빽빽한 부들수초 구멍이 월척 소굴이었다
예정리수로에서 1박 후 바로 약산호로 이동하는 강행군이었지만 멋진 붕어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피곤함도 잊은 채 차를 몰았다. 고금도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고 약산호에 도착해보니 낚시인들이 많았다. 현장에는 수초자리에만 낚시인이 집중되어있었다.
두 분의 조사님께 최근 상황을 물어보니 한 조사님이 “수초 사이를 참붕어 미끼로 공략하면 씨알 좋은 붕어가 한 번씩 입질을 해준다”고 말했고 다른 조사님은 “수초 사이를 옥수수로 노려도 굵은 씨알이 낚인다”고 말했다.
결론은 현재의 약산호 월척 키포인트는 수초+옥수수 또는 참붕어 미끼였다.
수초를 낀 곳은 거의 자리가 없어 선택권의 여지가 없었다. 그 결과 수초는 예쁜데 나무로 만든 불법좌대가 있는 포인트 또는 바닥이 아주 더럽고 지저분해 보이는 부들밭 포인트 중 한 곳을 골라야될 판이었다. 불법좌대를 방송에 보여주는 게 싫어 결국 부들밭을 선택하고 오후 2시부터 옥수수로 대편성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바닥 걸림이 많고 누워있는 부들 줄기가 채비 안착을 방해했다.
오후 2시50분부터 한 대 한 대 정성들여 펴고 있는 중에 빽빽한 부들 구멍 속에 펴놓은 천류사의 운명 2.8칸 대의 찌가 천천히 솟아올랐다. 바람이 좀 있는 날이라 부들 줄기가 원줄을 건들였나 싶었다. 무심코 챔질하니 초리가 콱! 물속에 처박혔다. 허걱! 힘을 쓰는 게 장난이 아니었다.
‘와 이 시간에 대물이?’ 발 앞으로 끌려나온 붕어를 보니 월척이 넘는 상당한 크기였다. 이럴수가! 한낮에 올린 첫수가 34cm 붕어라니!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살림망에 붕어를 담았다. 아주 빽빽한 수초 구멍에서 나온 것을 보니 붕어가 수초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스터도 아닌데 이렇게 굵게 낚인다고?
겨울동안 잊고 있던 짧은 대 손맛이 너무나 좋았다. 붕어가 가까이 들어왔다는 것을 느낀 이때부터 집중력이 올라가고 긴장되기 시작했다. 이후 한참 동안 입질이 없다가 오후 5시경, 먼 수초구멍에 펴놓은 운명 4.8칸 대에 입질이 왔다. 바람이 부는 상황이라 펼까말까 고민하던 낚싯대였다.
찌가 슬금슬금 올라오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걸었다해도 긴 대라 수초 무더기를 넘겨서 끌어와야 하는 상황! 강하게 챔질하자 묵직한 녀석이 수초 사이 사이를 넘어서 오는데 의외로 걸림 없이 끌려 나왔다. 속으로 ‘와~ 안 걸리고 잘 넘어오네?’ 하며 신기해 했다. 이 녀석은 보통 묵직한 힘이 아니었다. 계측해보니 이번에는 37.5cm! 이럴 수가 있나? 흥분의 도가니였다.
충격은 멈추지 않았다. 5시40분에 36cm, 6시에 37.5cm…. 세상에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배스터에서도 이런 사이즈의 붕어가 연속으로 나오는 일은 드문데 여긴 토종터가 아닌가! 평균 씨알이 허리급이었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다. 평생 몇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에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붕어는 1시간에 1마리 꼴로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준척도 보기 힘들고 월척보다 허리급이 더 많이 나오는 미친 낚시가 이어지고 있었다. 필자의 자리에서는 참붕어 미끼에도 입질이 왔지만 옥수수나 참붕어나 모두 씨알은 동일했다. 입질만 받으면 좋은 씨알의 붕어가 나왔기에 참붕어보다는 옥수수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가장 큰 놈은 저녁 7시경에 나온 38.5cm짜리였다. 가장 짧은 운명 2.2칸 대에서도 허리급이 나왔다.
낮부터 밤에 입질 집중, 아침장은 그닥
그렇게 입질은 계속 되었고 밤 9시40분경 34cm 붕어가 나오고는 입질이 끊겼다. 전날 1박을 하고 온 터라 피곤함에 새벽 1시부터 동 틀 때까지 자고 다시 낚시 자리로 돌아왔다. 아침에는 턱걸이 월척 1마리 외에 아침장은 없었다.
총 조과는 허리급 9마리, 월척급 3마리, 9치 2마리. 정리해보면 주 입질 시간은 오후 2시경부터 밤 10시까지였고 아침장은 없는 편이었다. 주 미끼는 옥수수와 참붕어였으며 둘 다 사용해보다가 잘 먹히는 걸로 선택하면 될 듯했다.
한편 주의사항으로는 낚시터 바로 옆에 민가가 있어 밤에는 떠들지 말야야 한다는 점이다. 가끔 활어차나 보트 트레일러, 큰 트럭이 지나가기 때문에 주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내비 입력 전남 완도군 약산면 관산리 939-1
김성진 씨가 밤낚시에 옥수수 미끼로 올린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약산호에서 낮낚시로 올린 허리급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약산호로 오기 전에 낚시한 해남 예정리수로 하류권.
예정리수로에서 필자가 올린 조과.
천류사의 운명 낚싯대로 대물을 끌어내고 있는 모습.
약산호 상류. 우측 작은 섬 옆 부들밭에서 낚시했다.
밤낚시에 올라온 37.5cm 붕어.
드론으로 촬영한 필자의 포인트. 삭은 부들이 많아 바닥이 지저분했다.
동일레저의 크리스탈 받침틀과 붕어도시락 미끼통.
밤에 철수한 낚시인 자리에 대를 편 조석근 씨.
필자가 철수한 후 조석근 씨가 자신의 조과 사진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