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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태클 하나로 넙치농어, 참돔, 광어를 모두 낚는다_제주 쇼어 캐스팅 게임
202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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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태클 하나로 넙치농어, 참돔, 광어를 모두 낚는다

제주 쇼어 캐스팅 게임

김진현 기자




제주 서쪽 대정읍 영락리 갯바위에서 쇼어 캐스팅 게임을 즐기고 있는 취재팀.

얕은 연안에서는 주로 양식장 주변에 포인트가 형성된다.


참돔을 낚기 위해 찾아간 서귀포 보목포구 갯바위. 썰물에 갯바위가 드러난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연안 캐스팅 게임(shore casting game)이 유행하고 있다. 이름이 거창하다고 해서 달리 특별한 낚시는 아니며 예전부터 낚아온 넙치농어, 일반 농어, 참돔, 부시리낚시 등을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장르로 발전한 것이다.

연안 캐스팅 게임으로 통칭해 부르는 이유는 동일한 장비로 넙치농어는 물론 참돔, 광어, 부시리까지 모두 낚을 수 있기 때문이며 특정 어종으로 장르를 구분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넙치농어 포인트에서 대형 광어나 참돔, 부시리가 더러 낚이기 때문에 이제는 연안에서 한 가지 어종을 특정해서 낚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농어 미노우에 80~90cm 대형 참돔이 낚이는 것은 예삿일이 된지 오래인데 참돔이 무리지어 베이트피시를 쫓아 생기는 보일링도 자주 목격되는 추세이다. 2~3년 전만 해도 단발성 조과라고 생각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참돔 출현 빈도가 높아지더니 최근에는 참돔을 전문으로 노리는 레드 쇼어(red shore) 장르마저 등장했다. 광어 역시 마찬가지며 일부 낚시인들은 감성돔이나 잿방어, 부시리를 연안 캐스팅 게임으로 노리기도 한다.


참돔이 붙었다는 서귀포 법환리로…

지난 1월 20일, 경기도 일산에서 루어테크를 운영하는 이택근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이 대표는 매년 겨울 제주도로 넙치농어 출조를 나가고 있는데 올해는 넙치농어뿐 아니라 대형 광어와 참돔까지 노리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나 역시 제주도 연안에서 낚이는 대형 광어와 참돔에 관심이 많았기에 출조에 합류하기로 했다.

1월 22일 오후 1시. 이택근 대표 일행과 서울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해 렌터카 인수 후 곧바로 서귀포 남쪽에 있는 법환리로 향했다. 최근 법환리 갯바위 일대에 ‘대형 참돔이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취재 당일이 되자 문제가 발생했다. 취재 계획을 잡을 때만해도 파도가 적당히 높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취재 당일이 되자 바람 한 점 없는 조용한 날씨로 변했다.

넙치농어나 참돔 등은 연안에 높은 파도가 쳐 포말이 생겨야 경계심을 풀고 가까이 접근하기 때문에 파도가 없는 조용한 날씨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법환리 상황이 좋지 않아 오후 6시 쯤 제주도 서쪽에 있는 대정읍 영락리로 향했다. 겨울에는 북서풍이 약간씩은 불기 때문에 그나마 맞바람을 기대하고 서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영락리에 도착해 현지 낚시인 윤균상 씨와 양범석 씨를 만나 상지수산 아래 갯바위로 내려갔다.


베이트피시 반응 없다면 과감하게 포인트 이동

낮에는 농어와 참돔이 미노우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을 샐 각오를 했다. 윤균상 씨와 양범석 씨는 최근들어 쇼어 캐스팅 게임 재미에 흠뻑 빠진 상태라 거의 매일 출조하고 있었다.

물때는 중썰물이었고 조금물때라 조류가 잘 흐르지 않는 상태였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지만 다행히 파도가 쳐서 물색도 적당하게 탁했다. 기대를 가지고 캐스팅했지만 베이트피시의 반응이 전혀 없었다. 중썰물이 지나자 점점 포인트의 수위가 낮아져 낚시할 자리도 사라졌다. 물이 빠진 갯바위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이동했지만 마음에 드는 파도를 만날 수 없었고 입질도 받지 못했다.

이럴 땐 과감하게 다른 포인트를 찾아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참돔이나 광어의 경우 베이트피시가 없다면 다른 조건이 좋더라도 입질 받을 확률이 떨어지므로 포인트 이동은 빨리 결정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단, 넙치농어의 경우 간조 무렵에도 얕은 곳에서 숨어 있기 때문에 같은 자리를 계속 노리기도 한다.

일기예보를 보니 자정이 지나면 바람이 다소 불 것으로 보여 서귀포 시내에서 커피를 마시며 최종적으로 노릴 곳을 물색했다. 밤 10시가 간조라서 끝썰물이 지나 초들물을 본격적으로 노리기로 했다. 최종 목적지는 서귀포 보목동에 있는 보목포구. 이곳은 간조 때 방파제 외항으로 넓은 갯바위가 드러나며 초들물에 공략하면 넙치농어나 참돔을 낚을 수 있는 곳이다. 단 조류가 빠른 사리물때의 경우 금방 물이 차오르므로 2시간 이상 낚시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출조한 당일은 조금물때라 발판이 1시간 정도 더 오래 유지될 것으로 보였다.


하효항에서 80cm 광어 히트!

물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포인트에 진입, 잠행수심 20~50cm인 145mm 플로팅 미노우로 아주 얕은 구간을 노렸다. 주변이 전부 갯바위고 발판이 험해 조심해서 갯바위에 자리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운이 좋았을까? 서너 번째 캐스팅에 양범석 씨가 입질을 받았다. 제법 힘을 쓰는 놈이 걸려들었는데 랜딩 후 랜턴으로 비춰보니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다름 아닌 숭어의 몸통이 바늘에 걸려나온 것. 제주도 연안에도 숭어가 무척 많은데, 조금 물때에 잔잔한 날이면 얕은 곳이나 홈통으로 숭어떼가 들어와 미노우에 종종 걸려든다고 한다.

숭어의 양이 어찌나 많은지 허탈한 ‘몸통걸이’만 계속하다 결국 바로 옆 하효항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하효항 옆은 쇠소깍에서 민물이 흘러내려오는 자리이며 연안에 하효쇠소깍해수욕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넙치농어를 노리기로 했다.

파도가 잔잔했지만 해변에는 들물 때 넙치농어가 종종 들어오므로 기대하고 캐스팅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양범석 씨가 히트! 하지만 이번에는 80cm가 넘는 광어가 올라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참돔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80cm급 광어도 흔한 어종은 아니었기에 손맛을 본 것으로 만족했다.

양범석 씨는 “예전에는 넙치농어만 걸리기를 바랐지만 지금은 어떤 어종이 걸려들지 몰라 더욱 스릴 넘치는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넙치농어 포인트에서 참돔과 광어로 손맛을 봤는데, 캐스팅 게임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대형 광어의 얼굴도 확인했고 너무 피곤해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 철수를 결정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윤균상 씨가 혼자 영락리 갯바위로 이동했고, 새벽에 1m급 참돔을 낚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130mm 레드헤드 미노우로 참돔을 걸었는데 올려보니 참돔의 머리가 부시리보다 커서 놀랐다고 한다.

현재 제주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쇼어 캐스팅 게임은 언제 어디서 무엇이 낚일지 모른다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겨울에는 꿈에 그리던 기록어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현지 낚시인들이 참돔, 넙치농어, 광어 포인트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좀 더 확률이 높은 자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취재협조 일산 루어테크




큰 우럭이 미노우를 물고 나왔다.


양범석 씨가 낚은 80cm 광어.


취재를 마친 후 혼자 영락리로 이동해 미터급 참돔을 낚은 윤균상 씨.

새벽에 집으로 귀가해 부친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참돔 입질을 받아낸 레드헤드 미노우.


줄자로 재니 98cm가 나왔다.


취재팀이 낚시한 서귀포 대정읍 일과2리 갯바위 안내판.


영락리에서 낚은 일반 농어. 최근에는 넙치농어보다 일반 농어를 보기가 어렵다.


갯바위 연안에서 호쾌하게 캐스팅하는 윤균상 씨.


일과2리 연안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얕은 수심 아래로 복잡한 구조물이 있으며 높은 파도가 치면 구조물 주변으로 다양한 어종이 몰려든다.


일과2리 광어 양식장에서 물을 배출하고 있다.

사료 찌꺼기 등이 섞여 베이트피시를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한다.


취재팀이 주력으로 사용한 140mm 플로팅 미노우. 수심 50cm 이하 얕은 곳을 천천히 공략할 때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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