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넙치농어 데이게임
영락리 갯바위가 마릿수 톱티어
이택근 일산 루어테크 대표
출조 첫날 제주도 서쪽 신도포구 갯바위에서 83cm 넙치농어를 낚은 위진석 씨.
필자가 낚은 60cm 넙치농어. 히트 미노우는 루어테크 고블린123F.
제주도 넙치농어 시즌을 맞아 지난 11월에 이어 12월 말에도 제주도 출조 계획을 세웠다. 함께 할 멤버는 팀루어테크의 위진석, 양범석 회원, 나 3명이었다. 지난 달에 80cm가 넘는 넙치농어로 손맛을 본 위진석 씨가 흔한 말로 ‘뽕’을 맞는 바람에 마구잡이로 비행기표를 예매해 거의 반 강제로 출조길에 오르게 되었다. 양범석 씨 역시 첫 넙치농어 손맛을 본지라 이번에도 잔뜩 기대를 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간조 때 파도 높은 곳을 찾아라
지난 12월 21일 아침 6시30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투덜대는 관광객이 많았지만 높은 파도가 칠수록 넙치농어를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우리는 연신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이동했다.
오전 9시에 렌터카를 인수하고 아침식사를 한 후 바로 제주도 서쪽 영락리 신도포구로 이동했다. 차에서 옷을 갈아입고 채비를 준비해서 나간 시각은 오후 1시. 신도포구는 만조보다 간조 때 낚시가 더 잘되며 다른 곳이 잔잔한 날에도 항상 너울이 치는 곳이다. 다만 신도포구는 좀 더 남쪽에 있는 영락리보다 물때가 30분 정도 늦으므로 조석시각을 잘 계산하고 들어가야 한다.
현장에 도착하니 북서풍의 영향으로 높은 너울이 신도포구를 감싸고 있었다. 안전을 위해 너울이 죽는 늦은 오후 시간에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다음 포인트인 무릉리 심해수산 앞으로 이동했다.
수위가 평소보다 낮아서일까? 만조임에도 생각보다 여가 많이 잠기지 않았다. 이곳은 제주도 서쪽 연안을 돌때 항상 들르는 곳으로 베이트피시가 늘 머물러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당일에는 베이트피시가 보이지 않고 입질도 받지 못했다.
60cm, 80cm 넙치농어에 8짜 부시리까지
다음 포인트는 영락리 광해수산 앞. 양식장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옆에서 낚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생명체가 미노우를 덮쳤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 낚시했기에 고기가 올라와서 루어를 때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드랙 풀리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힘을 썼다. 꿈쩍 않고 있는 녀석을 달래가며 끌어냈지만 바늘털이를 하지 않았다. 참돔인가? 넙치농어가 아님을 직감했다. 5분 넘게 씨름하고 끌어낸 놈은 80cm급 부시리. 화끈한 손맛이 좋았지만 넙치농어가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간조가 되어 다시 신도포구로 진입했다. 너울이 조금 낮아져서 적당한 포말이 일었다. 위진석 씨는 방파제와 가까운 갯바위에 섰고 나와 양범석 씨는 갯바위 안쪽으로 들어가 낚시했다. 30여 분이 지나 위진석 씨의 로드에 어신이 들어왔다. 그러나 바늘털이를 당하고 놓치고 말았다. 멀리서 봐도 큰 씨알이었다. 이내 다시 입질을 받았지만 또 바늘털이를 당했다. 마침내 세 번째 입질에 챔질을 성공했고 바늘털이를 조심하며 릴링을 했다.
너울에 태워서 간신히 올린 녀석은 83cm 넙치농어. 낮에 큰 녀석을 잡아냈다. 앞서서 2마리를 놓쳐서인지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직전 내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올라온 것은 60cm급 넙치농어. 씨알이 아쉽긴 했지만 넙치농어를 낚은 것에 만족했다.
잠행수심 낮은 플로팅 미노우 추천
해가 완전히 진 후에는 철수하고 이른 새벽에 다시 나가기로 했다. 초저녘 이후에는 현지인들이 포인트로 나오기 때문에 한적한 새벽을 노리기로 한 것이다. 숙소에서 체력을 회복 후 새벽 5시에 다시 신도포구를 찾았다. 현장에 도착 후 채비는 1월에 출시할 루어테크 고블린123F(ver.2)을 썼다.
테스트를 겸해 세 명은 모두 고블린123F를 체결하고 포인트로 나갔는데, 얕은 곳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싱킹 펜슬베이트도 좋지만 잠행수심이 제로에 가까운 플로팅 미노우도 효과적이다. 플로팅 미노우 몸체에 자석이 내장되어 있어 비거리가 우수하며 수심 1m 이내의 얕은 곳을 상층만 공략할 수 있으며 싱킹 펜슬베이트보다 더 천천히 끌어올 수 있어서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포인트로 진입 후 일제히 캐스팅! 먼저 양범석 씨에게 입질이 들어왔다. 큰 넙치농어가 입질해 몸부림쳤고 거의 발 앞까지 끌어왔지만 쇼크리더가 터져버렸다. 더 이상 입질이 없었고 철수를 결정. 둘째 날은 바람이 불지 않고 파도가 낮아 낚시를 포기하고 숙소에서 쉬었다.
마지막 날, 다시 파도가 높아져 데이게임을 시도했다. 대정읍 노을해안로에 있는 상하이수산 포인트로 진입해 위진석 씨는 왼쪽, 나와 양범석 씨는 오른쪽 갯바위로 진입해 넙치농어를 노렸다. 먼저 위진석 씨가 60cm급 넙치농어를 올렸고 30분 뒤 나도 60cm 넙치농어를 낚아냈다. 곧이어 양범석 씨도 입질을 받아 파이팅을 시작, 비슷한 씨알의 넙치농어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마릿수 조과는 좋았지만 낮이라 그런지 씨알이 아쉬웠다.
오후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게 정오가 되기 전에 철수를 결정, 3일 동안 거둔 조과를 돌아보니 넙치농어 6마리에 부시리 한 마리, 우럭 등을 낚았고 위진석 씨가 낚은 83cm 넙치농어가 최대어였다.
바늘털이를 당하고 터진 놈이 많아 아쉬웠지만 다음 달에 다시 출조를 계획했기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철수길에 올랐다.
이번 겨울은 제주도에서 넙치농어낚시에 집중할 생각이다. 4월 말까지 씨알 큰 넙치농어를 볼 수 있으니 그때까지 꾸준히 제주도에서 도전해 볼 생각이다.
간조 직후 신도포구 옆 갯바위로 내려가 넙치농어를 노리고 있는 팀루어테크 회원들.
너울 파도가 치는 갯바위에서 캐스팅하고 있는 양범석 씨. 독특하게 베이트릴 장비를 사용했다.
잿빛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있다.
팀루어테크 양범석(좌), 위진석 회원이 간조 직후에 진입한 신도포구 갯바위에서
60cm급 넙치농어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영락리 해안에 무지개가 떴다.
출조 마지막날 데이게임에서 63cm 넙치농어를 낚은 필자.
출조 첫날 낚은 80cm 부시리.
미노우를 물고 나온 개볼락.
영락리 너머로 해가 뜨고 있다. 필자 일행은 새벽 5시에 출조해 해가 뜬 후
한두 시간 뒤에 철수한다. 새벽 타임은 낚시인이 적어서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