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춘추 6층 회의실에서 최대어를 심사 중인 심사위원들.
2024 한국낚시최대어상 심사가 지난 1월 6일 서울시 마포구 소재 낚시춘추 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낚시최대어상은 2024년 한 해 동안 월간최대어상을 차지한 부문별 어종 중 가장 큰 고기를 선발하는 일
종의 왕중왕 선발전이다. 이번 심사에는 민물 4개 어종, 바다 14개 어종이 최종 심사에 올랐다.
● 주최 | 낚시춘추 ● 공동협찬 NS 강원산업 아피스
● 심사위원 | 명정구 박사, 조홍식 이학박사, 이영호 연세의대 교수, 윤상만 한국낚시협회 상임부회장
● 진행 | 이영규 낚시춘추 편집장, 김진현 기자
● 방송취재 | FTV
이번 심사에는 역대 가장 적은 수의 어종이 최종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 날씨, 유난히 거칠었던 바다 상황 등이 민물과 바다 양 부문에서 조황이 부진했던 이유였고 기록어 출현도 적
었다는 분석이다.
부진했던 조황에도 바다 부문 두 어종이 역대 기록을 경신한 것은 값진 소득이었다. 두 어종은 전갱이, 붉바리로 최근 인기가 높아진 생활낚시 대상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결과는 생활낚시를 좀 더 전
문적으로 즐기는 인구가 급증했다는 지표이기도 해 최근의 낚시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올해 심사에는 전 한국해양연구원 명정구 박사, 루어낚시 100문1000답 저자 조홍식 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군계일학 동호회 부회장 이영호 박사, 낚시업계 대표로 에프마켓 회장이자 한국낚시협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만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조홍식 심사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100문 1000답의 필자이다.
윤상만 심사위원. 에프마켓 회장, 한국낚시협회 상임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이영호 심사위원. 연세의대 박사, 군계일학 동호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속이 비치는 트레이싱 페이퍼를 이용해 삐뚤게 계측된 꼬리지느러미를 교정하는 장면.
명정구 박사가 FTV와 최대어 심사 과정을 인터뷰 하고 있다.
2024 한국낚시최대어상 심사에 참가한 심사위원들의 기념촬영.
민물 부문
박현철 씨 55cm 붕어
토종붕어 최대어상 수상
민물낚시 토종붕어 부문에서는 비바붕어 운영자 박현철 씨가 광주 대야지에서 올린 55cm로 연간최대어상을 수상했다. 박현철 씨는 2022년에도 군산 강정지에서 55.7cm를 낚아 연간최대어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광주 대야지는 공원과 맞닿은 상류 일부 구간에만 포인트가 형성되고 봄 산란기 때만 대물 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그런 이유로 매년 4월 말부터 포인트 경쟁이 치열해진다. 박현철 씨는 연안낚시인과의 간섭을 피해 보트를 타고 들어가 55cm 붕어를 낚아냈다. 당시 박현철 씨는 4짜 이상급만 14마리를 낚아내 대물 마릿수에서도 최고의 조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토종붕어 부문 2위는 윤경도 씨가 포항 달전지에서 올린 54cm가 차지했다. 4박5일간 한 포인트를 공략하는 장기전 끝에 올린 기록이었다.
참고로 토종붕어 부문은 연간최대어상과 비바붕어에서 후원하는 토종붕어빅더비상이 동시에 주어지는데, 박현철 씨가 비바붕어 운영자임에 따라 토종붕어빅더비상(보트&군계일학 낚싯대)는 2위 기록자인 윤경도 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박현철 씨는 2022년도에도 토종붕어 최대어상을 수상해 상품을 2위 기록자에게 양보한 바 있다.
떡붕어 부문은 손태성 씨가 의암호 옛 자갈섬낚시터 인근에서 올린 46cm가 기록을 인정받았다. 원래 떡붕어 부문은 거의 매년 50cm 이상급이 경합을 벌여왔으나 2024년에는 유례없는 기록 부진을 보였다. 소문으로는 여러 마리의 5짜 떡붕어가 낚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기록 사진을 봤다는 낚시인은 찾기 어려웠고 유명 낚시 포털에서도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과거 대물 떡붕어는 의암호를 비롯 충남 아산의 염치지, 경기도 용인의 송전지와 안성의 고삼지 등이 주 출몰지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대물 출현은 물론 마릿수도 줄어드는 모양세다. 전문가들은 “배스와 블루길이 산란기 때 떡붕어 알을 모두 잡아먹는 점, 은신력이 뛰어난 토종붕어와 달리 떡붕어는 집단으로 회유하고 상층과 중층까지 폭넓게 회유하다보니 육식어에 잡아먹힐 확률이 높은 점이 떡붕어 자원이 급격하게 준 원인이다”라고 예상하고 있다.
배스 부문은 최영교 씨가 공주 한천지에서 낚은 62cm, 류경일 씨가 태안 정죽지에서 낚은 64cm가 경합을 벌였다. 최영교 씨의 62cm(61cm로 공인)는 계측자가 구불구불해 감측을 당했고 류경일 씨 64cm 역시 줄자를 고기 위로 계측해 역시 감측 대상이 됐다. 결과 류경일 씨의 64cm가 62.5cm로 최종 공인돼 배스 부문 최대어가 됐다.
가물치 부문은 김태경 씨가 태안 정죽지에서 낚은 81cm가 단독 후보로 올라와 75cm로 최종 공인됐다. 가물치 역시 시간이 갈수록 대물 기록 접수가 부진하고 자원도 급감한 어종이다.
박현철 씨가 광주 대야지에서 올린 55cm 토종붕어.
류경일 씨가 공주 한천지에서 올린 62.5cm 배스.
김태경 씨가 태안 정죽지에서 올린 75cm 가물치.
바다 부문
베트남 낚시인 당콰 씨
삼치 부문 연최대어상 수상
바다 부문에서는 총 2마리의 역대 기록어가 배출됐다. 그중 한 고기는 전갱이로 원종홍 씨가 제주 고산리 해상에서 나이트 라이트 지깅으로 올린 55cm짜리이다. 이전 기록은 김남곤 씨가 거제 해금강 해상에서 올린 48cm였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야간에 다양한 어종을 노리는 지깅낚시가 유행하고 있는데 기법과 루어, 장비 등이 발달하면서 종전에 볼 수 없던 대형급들이 올라오는 중이다. 원종홍 씨는 제주도 나
이트 라이트 지깅의 선구자적 낚싯배로 알려진 물곰호를 타고 기록어를 낚았다.
두 번째 역대 기록을 경신한 어종은 66.5cm 붉바리다. 신상민 씨가 고흥 녹동의 달고나피싱호를 타고 외수질낚시로 올린 기록으로 종전 기록 59cm를 무려 7.5cm나 경신했다. 66.5cm가 낚인 고흥 연흥도 해상
은 녹동항에서 아주 가까운 곳으로 달고나피싱호 황민하 선장이 아끼는 대물 포인트 중 한 곳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황민하 선장은 2022년에도 67cm짜리 붉바리를 직접 올린 비공식 기록을 갖고 있다고 알려왔
다.
삼치 부문은 외국인이 연간최대어를 낚아내 화제가 됐다. 지난 12월 10일, 경주 읍천 앞바다로 캐스팅 게임을 나선 베트남 낚시인 당콰 씨가 125cm를 올린 것이다. 대구에 거주하는 당콰 씨는 주말마다 읍천
앞바다를 찾아 삼치 캐스팅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이날도 하승욱 선장이 운영하는 블루탱호를 타고 기록어를 낚아냈다. 제보 당시는 131cm로 알려왔으나 꼬리 부위를 재검측한 결과 125cm로 최종 공인을 받았다.
감성돔 부문은 천두영 씨가 포항 구룡포 강사1리방파제에서 올린 63cm가 기록을 인정받아 2024년 최대어가 됐다. 구룡포 강사1리방파제는 예부터 대물 감성돔이 속출하는 곳으로 유명했으나 한동안은 잠잠했던 곳이다. 63cm가 낚인 2024년 2월 28일은 흔히 말하는 영등철이 한창인 시기로, 가장 낚시가 어려울 시기에 모처럼 대물이 낚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벵에돔 부문은 이정화 씨가 제주 범섬의 부속섬인 새끼섬에서 올린 53cm가 52.8cm로 공인 받았다. 꼬리 부위를 약간 삐딱하게 계측한 것이 감측의 요인이었다.
농어 부문은 최문기 씨가 감포 두원리 해안에서 올린 96cm, 우럭은 주인겸 씨가 여수 연도 해상에서 올린 68cm, 부시리는 홍석민 씨가 울진 왕돌초 해상에서 올린 151cm, 갈돔은 이민선 씨가 제주 중문 앞바다에서 올린 54cm가 기록을 그대로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넙치농어는 강현호 씨가 제주 서귀포 보목해안에서 올린 90cm가 88cm로, 광어는 양범석 씨가 제주 서귀포 사계리 해변에서 올린 80cm가 78.8cm로, 청돔은 이성근 씨가 제주 대정읍 일과리 해안에서 올린 62.5cm가 62cm로, 돌돔은 김종호 씨가 통영 좌사리도 반찬단지에서 올린 64cm가 63cm로 최종 공인 받았다.
열기 부문은 이번 심사의 메인 심사위원인 명정구 박사가 12월 24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 외줄낚시로 올린 36cm가 연최대어상을 수상했다. 2024년 등록 어종 중 가장 늦게 접수된 고기인 동시에 심사위원이 올린 고기가 연최대어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돼 눈길을 끌었다.
천두영 씨가 구룡포 강사1리방파제에서 올린 63cm 감성돔.
이민선 씨가 제주 중문 앞바다에서 올린 54cm 갈돔.
홍석민 씨가 울진 왕돌초 해상에서 올린 151cm 부시리.
양범석 씨가 제주 서귀포 사계리 해변에서 올린 78.8cm 광어.
이성근 씨가 제주 대정읍 일과리 해안에서 올린 62cm 청돔.
강현호 씨가 제주 서귀포 보목 해안에서 올린 90cm 넙치농어.
신상민 씨가 고흥 연홍도 앞바다에서 올린 66.5cm 붉바리
원종홍 씨가 제주 고산리 해상에서 올린 55cm 전갱이.
이정화 씨가 제주 범섬 새끼섬에서 올린 52.8cm 벵에돔.
베트남 낚시인 당콰 씨가 경주 읍천 앞바다에서 올린 125cm 삼치.
주인겸 씨가 여수 연도 해상에서 올린 68cm 우럭.
명정구 씨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올린 36cm 열기.
최문기 씨가 감포 두원리 해안에서 올린 96cm 농어.
⦁ 꼬리 기울여 계측하면 감측 대상
계측자와 고기 몸체 나란히 놓고 재야
매년 반복되는 계측 오류가 2024년에도 끊이지 않았다. 가장 많은 사례가 꼬리 부위를 삐딱하게 기울인 계측이다. 조금이라도 더 길게 계측하기 위한 편법인데 이 경우는 여지없이 감측의 대상이다. 즉 ‘어찌 재든 누구 고기가 제일 긴가를 확인하자’는, 말 그대로 기록이 아닌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는 쓰일 수 있지만 정식 계측법에는 어긋나는 측정법이다. 이럴 경우 심사위원단은 삐딱하게 측정한 꼬리 부위를 정상 상태로 교정해 길이를 산출하고 있다. 그 결과 접수 당시 기록보다 훨씬 줄어든 기록이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고기를 계측할 때에는 반드시 계측자와 나란하게 놓고 재는 것이 중요하며, 최초 시작점이 보일 수 있도록 사진을 찍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삐뚤게 계측한 대표적인 경우. 가장 긴 지느러미 끝으로 기록을 쟀는데
이렇게 하면 심사 때 감측의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