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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제주 에깅 초가을 근황_낮엔 잔챙이 천국, 큰 씨알은 역시 새벽에!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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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제주 에깅 초가을 근황


낮엔 잔챙이 천국, 큰 씨알은 역시 새벽에!


김진현 기자




제주시 조천읍 북촌방파제에서 에깅을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 낮에는 잔챙이

만 낚여 최대한 먼 곳을 노리며 가까이 붙은 잔챙이는 노리지 않는다.


하도방파제에서 800g 크기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공보성 씨.



지난 9월 29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방파제에서 열린 ‘제19회 2024 제주도 에깅대회’ 취재를 마친 후 라팔라 필드스탭 공보성 씨와 함께 무늬오징어 출조에 나섰다. 초속 10m/s의 강한 동풍이 부는 상황이라 현장에서 철수할까도 고민했지만 야간에 큰 씨알이 낚인다는 정보를 들어 도전하기로 했다.


동풍에 바람 피할 곳이 없어…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1시가 되어 동풍을 피해 성산포에서 가까운 제주도 남동쪽 표선리로 향했다. 남쪽으로 이동하면 낚시할 곳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강한 바람과 너울파도가 이는 것이 보였다. 공보성 씨는 “표선리 앞으로 큰 물골이 형성되어 있어서 동풍이 부는 날엔 높은 파도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두 자리 정도는 낚시할 곳이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파도가 높군요. 제주도 서쪽 영락리로 가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영락리에 있는 신도포구에 도착했지만 그곳도 상황이 나빴다. 한라산이 바람을 막아주니 동풍이 불면 서쪽은 잠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한라산은 동서 방향으로 낮고 길게 뻗어 있어서 서풍이나 동풍에는 바람을 피할 곳이 적다. 반대로 남풍이나 북풍은 높은 한라산이 병풍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람을 피할 곳이 많다. 겨울에 북풍이 불면 서귀포가 조용하고 여름에 남풍이 불면 제주시가 조용하다. 하지만 동풍과 서풍에는 제주도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북촌방파제를 가득 에워싼 잔챙이 무늬오징어

결국 우리는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북촌포구로 돌아갔다. 성산포에서 출발해 표선리와 영락리를 거쳐 제주도를 한 바퀴 도니 4시간이 넘게 흘렀다. 뭔가 허탈했지만 북촌포구에서 방파제로 진입해 연안을 보고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방파제 석축 주변에 새카만 덩어리들이 수 십 개가 있었는데 전부 무늬오징어였다. 얼른 에기를 던져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걸어 올리니 감자만 한 씨알이 올라왔다. 공보성 씨는 그런 나를 보더니 “얼른 방생해줘요. 제주에서는 그런 씨알 안 잡습니다. 더 크면 잡아요”라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북촌방파제에 낚시인이 서너 명 있었지만 아무도 무늬오징어를 낚지 않았다.

우리는 큰 씨알을 노리기 위해 해가 지기를 기다렸고 북촌방파제에는 잔챙이가 너무 많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하도방파제로 옮겼다. 밤 9시 만조에 맞춰 도착하니 여전히 동풍이 불어 맞바람이 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을에는 연안 가까이 무늬오징어가 붙는다는 믿음 하나로 캐스팅을 시작했다. 바람이 강해 에기가 잘 가라앉지 않을 것을 고려해 3호 노멀 타입, 컬러는 UV 기능과 케이무라 기능이 있는 보라색을 골랐다.

맞바람에 전력을 다해 캐스팅하니 에기가 30m 정도 날아갔다. 인내심을 가지고 에기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후 액션을 줘서 중층과 바닥을 골고루 탐색했다. 하지만 입질은 없었고 조류마저 전혀 흐르지 않아 지루한 낚시가 이어졌다.


10월 11일 밤에 킬로오버 초대박

썰물이 시원하게 하도방파제 쪽으로 흘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했지만 바람만 강했지 조류가 흐르지 않았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지나 새벽 1시에 가까웠다. 그때 아무런 미동도 없던 공보성 씨의 낚싯대가 휘어지며 ‘히트’를 외쳤다. 낚싯대의 휨세를 보니 제법 씨알이 커보였는데 올리니 킬로급이었다. 연타를 위해 재빨리 캐스팅하니 한 마리가 더 물었고 역시 씨알이 굵었다.

조류가 흐르지 않는 상황이라 그런지 더 이상 입질이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낮에 보기 힘든 씨알이 밤에 낚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보성 씨는 “무늬오징어는 덩치가 크기 때문에 낮에는 베이트피시에게 쉽게 노출되어 사냥 성공률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밤에는 얕은 곳에서도 쉽게 발각되지 않으니 조류가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까운 곳까지 접근해 입질한 것 같습니다. 큰 무늬오징어는 얕은 곳으로 숨어들어 매복 사냥을 즐겨하므로 이시기에 큰 씨알을 노린다면 밤에 얕은 곳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야간 에깅에 큰 씨알이 낚이고 있다. 제주도 어디를 가든 낮에 잔챙이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지만 어린 개체를 보호하지는 취지에서 최근에는 제주도 낚시인들 작은 씨알을 낚지 않는다. 예전에는 계란이니 감자니 하며 작은 씨알로 지퍼백을 채우곤 했지만 옛날 말이다. 제주에서는 ‘몰상식한 낚시인’으로 취급 당할 수 있으니 제주 현지에서 만큼은 잔 씨알은 처음부터 낚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취재를 마친 후 한동한 잠잠하다 지난 10월 11일에 대박이 터졌다. 하도리 갯바위로 출조한 공보성, 하헌주(라팔라 필드스탭) 씨가 1kg이 넘는 무늬오징어로 지퍼백 5개를 넘게 채운 것이다. 킬로급만 20마리였고 2kg 내외도 한두 마리 있었다. 공보성 씨는 “가을이 오면 얕은 갯바위로 무리지어 먹이사냥을 오는 무늬오징어가 많습니다. 제주도 북부 중에서도 구좌읍 일대는 연안 수심이 2m 내외로 얕은데, 이런 곳으로도 많은 무늬오징어가 들어옵니다. 야간을 노리고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팁런을 능가하는 조과도 가능한 곳이 바로 하도리입니다”라고 말했다.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11월 중순으로 갈수록 씨알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주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하도방파제. 외항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인다.


북촌방파제 내항. 200m 길이의 방파제 전역에 무늬오징어 치어가 붙어 있었다.


노란 동그라미 안에 있는 검은 점이 모두 무늬오징어다.


취재당일 서귀포 남원읍 덕돌포구 일대 상황.

생각지도 못한 높은 파도가 일어 포인트에 접근조차 못했다.



함께 출조한 라팔라 하헌주 스탭이 1.5kg이 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이게 바로 무늬오징어 대박입니다.


지난 10월 11일 제주 하도갯바위로 출조해 킬로 오버 무늬오징어를 낚은 필자.


하헌주 스탭과 함께 낚은 무늬오징어와 필자가 사용한 라팔라 오쿠마 인스피라 8.6M 로드.


밤에 촬영한 하도방파제. 가로등이 없어 주변이 어두워 무늬오징어가 경계심을 풀고 가

까이 접근한다. 단 어두워서 낚시하기는 불편하다.


공보성 씨가 무늬오징어를 ‘들어뽕’하고 있다.


공보성 씨가 낚은 킬로급 무늬오징어. 야마시타 에기왕K 보라색 컬러로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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