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제의 루어 ‘블리치 70X’ 개발한
코마크래프트 석상민 대표
자타공인 실전파 낚시인에서
전문 루어 제작자로 변신
김진현 기자
코마크래프트 석상민 대표가 갑오징어 스테 ‘블리치 70X’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 JB리그 월드 멤버, 성남 코마샵 대표, 홍원항 코마호 선장으로 낚시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석상민 씨가 루어낚시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 ‘낚시 사업가’로 변신했다.
민물, 바다, 계류 전 장르를 통틀어 국내 최정상급 낚시 실력을 가진 석상민 씨는 루어 제작업체 ‘디아웃도어’에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근 유행 중인 갑오징어용 스테를 비롯, 배스·광어용 소프트 웜, 배스·바다루어 낚싯대 등을 제작 중이다. 그중 갑오징어용 스테 ‘블리치 70X’는 출시한 직후 초판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석상민 씨는 지난 2023년 3월(사업자등록은 2024년) 코마크래프트를 설립했다)
디자인, 설계, 테스트까지 직접 진행
갑오징어용 스테 ‘블리치 70X’는 시중에 흔해빠진 카피 제품이 아니라 디자인, 설계, 테스트까지 모두 석상민 대표가 직접 진행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일본 야마시타, 요즈리 제품이 에기와 스테 양대 산맥으로 자리하고 있고, 카피 제품은 이들 해외 유명 제품의 금형을 본떠 모양만 그대로 만들어 출시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기능에 의심이 드는 제품이 많고 실제로 성능이 못 미치는 제품이 수두룩하다. 결국 디자인이 제 아무리 그럴듯해도 조과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낚시인 입장에서 어떤 것을 쓸 지는 뻔한 일이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높은 에기, 스테 시장에 석상민 씨가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실전에서 쌓은 내공 때문이다. 일례로 석상민 씨는 디아웃도어 근무 시절, 국내에서는 최초로 쏘가리용 서스펜드 미노우를 설계, 제작한 바 있다. 철저한 강도 테스트는 물론 당시 국내에는 없었던 수류 테스트기 같은 최첨단 장비를 도입해 루어 제작 노하우를 쌓은 것이 기반이 되었다.
상하좌우 밸런스 잡는 데만 수개월 걸려
블리치 70X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강한 조류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최고의 안정성이다. 일본 제품의 경우, 에기 꼬리에 핀을 장착해 좌우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제품이 많지만 블리치 70X는 더욱 고난도 작업이 필요한 ‘스태빌라이저’ 기능을 적용했다. 스태빌라이저란 일종의 정밀 균형 제어기로, 블리치 70X는 스테 후미가 조류를 받아 스태빌라이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음각 곡선을 넣었다. 마치 배 밑면의 헐(hull)처럼 조류가 받히면 알아서 좌우 균형을 잡는다.
이 기능은 무척 중요하다. 갑오징어낚시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갑오징어 같은 두족류는 액션 후 스테이 동작에서 주로 입질한다. 그런데 스테이 동작에서 에기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갑오징어는 입질하지 않고 스테 주변을 맴돌기만 한다. 즉 블리치 70X의 스태빌라이저 기능은 액션 후 스테이 때는 물론 조류가 빠른 곳에서도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언뜻 외관만 보면 ‘꼬리가 패인 것 정도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싶겠지만, 꼬리를 깎으면 스테 내부의 공기량이 줄어 수평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석상민 대표는 상하좌우 밸런스를 잡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화려한 레이저 컬러는 농어 루어에서 착안
블리치 70X의 반짝이는 ‘레이져 보디’는 최고급 농어 루어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농어 루어처럼 화려하고 예쁜 반짝임을 구현했으며 어두운 물속에서 실루엣을 유지하기 위해 야광 기능도 곁들여 다양한 상황에 대응한다.
블리치 70X는 1개당 가격이 6천5백원으로 수입품에 비해 저렴하지는 않다. 그리고 기존 카피 제품보다는 다소 비싸다. 그러나 성능에서 수입품과 대적할 정도라는 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며 출시 한 달 만에 인기 컬러는 모두 매진되었다.
10월 중순 현재 블리치70X는 야광, UV 외피를 입힌 내추럴 컬러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기존 레이저 제품은 추가 생산량이 입고 되어야 구매가 가능할 정도다.
웜, 봉돌, 낚싯대 등 다양한 제품에 도전
코마크레프트 석상민 대표는 이번에 출시한 갑오징어 스테를 시작으로 소프트 웜과 루어 소품들도 개발 중이다. 대표 상품인 ‘코마 펠리쉐드 5인치’는 배스뿐 아니라 광어 다운샷리그 에서도 인기가 높다. 길이 130mm, 무게 9.1g이며 실제 베이트피시와 아주 유사하게 제작했다. 리얼 컬러에 화려한 야광보디를 채용했으며 UV컬러로 다양한 수심에 대응할 수 있으며 웜의 무게 중심을 센터밸런스로 맞추어 웜 측면에 훅을 꿰면 죽어가는 베이트피시 형상을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저킹 시 실루엣을 크게 보여줌으로써 활성도가 떨어져 있는 대상 어종에 강하게 어필한다.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새우향도 첨가했다.
한치낚시 소품으로 출시한 ‘코마 시스템 오모리그 봉돌’ 역시 석상민 대표가 직접 디자인해 금형까지 만들어 제작했다. 수류 저항을 최대한 줄이고 채비를 쉽게 꾸릴 수 있도록 도래까지 장착되어 있다. 석상민 대표가 직접 낚시해 보고 한국 바다 상황과 낚시인 취향을 맞춰 개발한 결과물이다.
석상민 대표는 앞으로 에깅 전용대, 갑오징어 전용대, 배스 전용대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직 밑그림 단계에 있는 제품도 많다. 제2, 제3의 히트 작품을 기대해본다.
코마크래프트 comacraft.com
최근 매진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블리치 70X 레이저.
농어 루어처럼 빛을 반짝이는 플래싱 기능이 뛰어나다.
블리치 70X 프로토 타입(위)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소형 버전.
스테 후미를 보면 조류의 저항을 받아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음각으로 패여 있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블리치 70X 내추럴 컬러 버전.
재킷을 입힌 스테로 강력한 야광, UV기능을 적용했다.
블리치 70X를 개발할 때 사용한 나무와 샘플.
직접 나무를 깎아 샘플을 만든 후 3D 설계를 해서 금형을 만든다.
블리치 70X의 컬러 차트.
리얼컬러를 적용한 펠리쉐드 웜 5인치.
최고급 수준의 리얼컬러를 보여주는 펠리쉐드 웜.
한치낚시에 사용하는 오모리그.
원줄과 목줄을 연결하기 쉽게 봉돌에 도래가 장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