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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23회) 낚시에 대한 기록과 낚시책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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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23회)


낚시에 대한 기록과 낚시책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유튜브 조박사의 피생랩 진행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 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나 자신이 낚시책을 저술한 일이 있기 때문이랄까? 이번 호 기사의 제목과 같은 단순한 의문이 항상 머릿속에 맴돌곤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낚시춘추(다락원)를 통해 발행된 낚시참고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다수 있었다.

외국의 사례는, 2016년에 일본 후쿠오카시박물관(福岡市博物館)에서 개최된 ‘조도락의 세계(釣道楽の世界) 특별전시회’의 취재를 통해 그들의 낚시 기록 유물을 직접 대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틈틈이 자료조사를 해보니 서양의 낚시 기록, 어업이 아닌 즐기기 위한 낚시에 대한 기록은 고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고대 로마 ‘클라우디우스 아엘리아누스’가 쓴 Varia Historia의 17세기 출판물 표지


1496년 출판된 ‘줄리아나 버너스’의 Treatyse of Fysshynge wyth an Angle의 일부



고대 로마의 저술가인 ‘클라우디우스 아엘리아누스(Claudius Aelianus, 약 175~235AD)’가 그리스어로 쓴 저서 중 하나인 ‘Varia Historia(Various History, 다양한 역사)’에 낚시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책의 내용은 영웅과 현자의 이야기, 자연의 경이로움, 특이하고 다양한 지역적 습관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붉은 양털과 깃털로 만든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법,  플라이피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는 번역서가 발행된 일이 없는 것 같고, 일본에서는 ‘그리스 기담집(ギリシア奇談集)’이란 제목으로 번역서가 발간되었다.


기록에 남은 최초의 저술가는 고대 로마의 클라우디우스 아엘리아누스

영어로 기록된 낚시에 대한 기록은 15세기 후반부터 등장하고 있다. 1496년 영국의 수녀 ‘줄리아나 버너스(Juliana Berners)’가 저술한 ‘Treatyse of Fysshynge wyth an Angle(Treaties of Fishing, 낚시에 대한 논문)’에 낚싯대를 만드는 방법과 사용법 등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이 책이 영어로 쓰인 최초의 낚시 서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다음은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낚시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The Complete Angler(조어대전)’이다. ‘아이작 월턴(Izaac Walton)’이 저술한 이 책은 1653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1676년에 ‘찰스 코튼(Charles Cotton)’에 의해 2부가 더해진 제5판이 발행되었다. 현재 이 제5판이 표준이 되고 있다.

그런데, 표준판 조어대전의 앞부분에는 ‘The Arte of Angling(Art of Angling, 낚시방법)’이라는 책의 언급이 있다. 저자인 아이작 월턴이 쓴 글이 아니라 이후 증보판의 다른 저자가 첨부한 내용으로, 일본 번역서에는 The Arte of Angling을 ‘조어의 예(釣魚の藝)’라고 멋들어지게 번역해 놓았다. 1577년에 출간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저자는 불명이다. 실은 이 책은 내용이 조어대전의 내용, 베테랑 조사가 나그네와의 대화를 통해 낚시를 전수한다는 구성이 매우 유사하다. 70여 년이나 앞서 발간된 이 책의 내용을 아이작 월턴이 상당 부분 차용하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이 발견된 이후, 조어대전 제2판에서는 초판과 다르게 구성이 바뀐 것도 저자가 이 책의 발견을 의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밖에도, 영국의 '존 데니스(John Dennys)’가 1613년에 쓴 시로 구성된 논문집 ‘The Secrets of Angling(낚시의 비결)’이 있다. 이 논문집의 내용도 조어대전에 인용되어 있다.


영국 아이작 월턴의 The Complete Angler(조어대전)

15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영국에서 출판되고 영어로 쓰인 낚시에 대한 기록 중에서 현존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지만, 가치 높은 귀중한 자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한 100년쯤 시간을 건너뛰어 동양, 특히 일본에서도 낚시에 대한 기록물이 등장하였다.

서양의 박물학이 일본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1719년에 의사인 ‘칸다 겐센(神田玄泉)’이 일본 최초의 어류도감인 ‘일동어보(日東魚譜)’를 저술하였다. 1723년에는 ‘츠가루 마사타케(津軽政兕)’가 쓴 ‘하선록(何羨録)’이 출판되었다. 이 책은 일본 최초의 낚시참고서로 낚싯바늘의 종류, 각종 채비, 어종별 낚시방법 등이 설명된 본격적인 낚시책이었다. 그밖에도 18세기 당시의 낚시터 포인트 정보를 담은 낚시 지도도 있었는데, 위치 확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산, 해안선, 건물과 큰 나무의 위치도 자세히 표기되어 있다.

영국의 The Complete Angler도 일본에서는 일찌감치 번역 출판했다. 영문학자인 ‘히라타 토쿠보쿠(平田禿木)’에 의해 번역된 번역본 초판의 발행은 1936년으로 이때 ‘The Complete Angler’를 ‘조어대전(釣魚大全)’이라고 의역 명명하였다.


일본 최초의 낚시참고서인 하선록(何羨録)

우리나라의 최초의 낚시책을 언급하에 먼저 ‘자산어보(玆山魚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1814년,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시절에 저술하고 정약용의 제자인 이청이 내용을 증보한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최초의 어류학 사전임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원본은 전해오지 않고 사본으로만 12권이 남아있는데,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이 누락된 내용이 없는 원본에 가장 가까운 사본이라고 한다. 그 이후의 어류학책이라면 1974년에 발행된 정문기 박사의 ‘어류박물지(魚類博物誌)’가 있었다.

낚시참고서의 경우, 예조원 발행 ‘사진으로 보는 한국 낚시 100년사’에 의하면, 1939년에 조선일보사가 발행한 조광(朝光) 8월호에 계용묵 씨가 집필한 ‘낚시질독본’이라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참고서 단행본은 1958년 김성국 씨가 집필하고 형설문화사에 발행한 ‘낚시입문’이다.

서양의 대표적인 낚시참고서 The Complete Angler(조어대전)의 한글 번역서는 1980년에 낚시춘추의 본사인 다락원에서 출판하였다. 발행 당시, 원서를 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번역서를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일본에는 1930년대부터 수차례 다른 번역가에 의해 조어대전이 번역 출판되었는데 어떤 버전의 번역서를 토대로 우리말로 번역하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책의 제목인 ‘The Complete Angler’를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준비된 낚시인’ 또는 ‘낚시의 달인’이란 제목이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일본 번역서 제목 그대로인 ‘조어대전(釣魚大典)’으로 국내에 소개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낚시에 대한 아주 오래된 외국의 역사적 기록물은 이 정도이다. 이들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세기 초반? Varia Historia(Claudius Aelianus, 고대 로마)

-1496년 Treatyse of Fysshynge wyth an Angle(Juliana Berners, 영국)

-1577년 The Arte of Angling(저자 불명, 영국)

-1613년 The Secrets of Angling(John Dennys, 영국)

-1653년 The Complete Angler(Izaac Walton, 영국)

-1719년 日東魚譜(神田玄泉, 일본)

-1723년 何羨録(津軽政兕, 일본)

-1936년 번역서 釣魚大全(平田禿木 번역, 일본)




‘아이작 월턴’의 The Complete Angler 1653년 초판


저자가 불분명한 The Arte of Angling


1613년 출판된 ‘존 데니스’의 The Secrets of Angling


1719년 출판된 일본 최초의 어류도감 일동어보(日東魚譜)


1723년 출판된 일본 최초의 낚시참고서라 할 수 있는 하선록(何羨録)


18세기 일본의 낚시 지도. 포인트 정보가 상세하게 표시되어 있다.


일본에서 1936년부터 여러 차례 번역 출판된 조어대전


1974년에 출판된 정문기 박사의 어류박물지


1980년에 우리말로 번역 출판된 조어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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