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제방 기준 좌안 상류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가 씨알 굵은 붕어를 올리고 있다.
두량지 좌안 상류. 수심 1~1.8m 전후이며 다른 포인트보다 굵은 씨알이 낚인다.
두량지 주변 논에서 벼가 누렇게 익어 가고 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추석 연휴(9월 16일)에 진주 두량지로 출조했다. 두량지는 얼음이 녹는 시기부터 물낚시가 잘되는 영남권의 명낚시터다. 기억으로는 30년 전부터 명성이 이어져왔지만 필자와는 인연이 없었는지 이번에야 낚시춘추에 소개하게 되었다.
경남 진주시 정촌면과 사천시 사천읍 사이에 있으며 1945년에 준공, 만수면적 20만9천평의 대형 저수지다.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 외에 토종 어류 중 희나리 붕어도 서식한다. 가물치와 메기가 있지만 잘 낚이지 않는다.
이번 출조는 울산의 강인덕 씨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최근 월척이 잘 낚이고 수초 작업을 하지 않아도 포인트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강인덕 씨는 “2년 전에 제방과 무넘기를 공사했습니다. 그때 어족자원 증대 차원에서 방류한 붕어가 마릿수로 낚여 낚시인이 인산인해였습니다. 주로 준척급이 낚이지만 간혹 4짜와 5짜 붕어도 낱마리로 낚입니다”라고 말했다.
첫 입질부터 월척이 솟구치다니!
두량지를 추천한 울산의 강인덕 씨와 김경운 씨 그리고 경남 양산에서 온 박명철 씨와 출조했다. 정오가 조금 지나 두량지에 도착해 상류에 있는 정촌면 소곡리 연안으로 들어갔다. 제방에서 봤을 때 좌측 상류에 해당하는 자리다.
상류를 둘러보니 만수에서 60cm 정도 배수가 있었고 몇몇 낚시인이 있었지만 앉을 수 있는 자리는 많았다. 상류 물골 주변은 수심이 얕아 포기하고 하류 방향으로 내려가서 과실수가 있는 밭 주위에 자리를 잡았다.
필자 일행이 자리 잡은 곳은 수심이 1~1.8m로 멀리 노리면 점차 깊어지는 자리였다. 지금처럼 날씨가 더울 때는 얕은 곳보다 깊은 곳의 조황이 좋으므로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날씨는 덥지만 선풍기 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낚싯대를 폈다. 채비를 하고 있으니 옥수수 미끼를 꿰어 던져둔 찌가 천천히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챔질하니 첫 입질부터 월척 붕어가 낚였다. 낚싯대를 모두 펴고 오후에 잠시 낚시하면서 월척 붕어 4수를 낚은 필자는 ‘오늘은 대박이 나겠다’고 생각했다. 일행도 낚싯대를 펴면서 월척 붕어를 낚아 내는 모습이 보였다.
살림망을 습격한 수달
저녁을 먹고 자리로 돌아가서 밤낚시를 시작하니 초저녁부터 입질이 이어졌다. 낚인 붕어의 씨알은 9치부터 35cm 이하가 주종.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현지인도 하나둘씩 낚시하러 들어 왔는데 날씨가 조금이라도 시원해지는 시간에 맞추어 들어오는 듯했다. 입질은 자정까지 이어졌다. 자정 이후에는 입질 빈도가 뜸해졌고 붕어의 씨알도 잘아져 새벽에는 잠시 차에서 눈을 붙였다. 날이 밝은 아침에 다시 낚시를 시작하니 드문드문 입질이 들어왔다. 그런데 상류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의 살림망을 수달이 습격해 붕어 20여 마리가 모두 물려 죽었다고 알려왔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다시 낚시하니 아침에는 씨알이 더욱 잘았고 마릿수도 떨어졌다. 오전 8시가 되자 날씨가 더워져 철수하기로 했는데, 일행이 낚은 조과는 수달에게 물려 죽은 붕어를 제외하고도 50마리가 넘었고 그중 월척만 20마리가 넘었다.
두량지는 매년 4월 말부터 5월 중순 사이에 상류 마름수초 군락 주위에서 씨알 굵은 붕어가 잘 낚인다. 추석 전후에도 마릿수 붕어가 낚이는 저수지로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이 잘 먹힌다. 내년 봄에 두량지를 찾는다면 좌안 상류의 물골자리 주변과 우안 상류에서 수초가 발달한 연안을 추천한다.
내비 입력 진주시 정촌면 소곡리 158-2
정촌면 소곡리 연안으로 들어간 필자가 밤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두량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취재팀. 좌측부터 강인덕, 박명철 씨, 필자.
필자 일행이 낚은 준척과 월척 붕어. 50여 마리가 넘는다.
강인덕 씨가 출조 이튿날 아침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우안 하류에서 낚시한 박명철 씨가 밤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2년 전 무넘기 공사를 하며 상류에 설치한 태양광 시설.
이 주변 포인트가 접근성이 좋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구지뽕나무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