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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08] 녹조현상 발생하는 호수_수처리제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정수 가능
202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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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08]

녹조현상 발생하는 호수

수처리제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정수 가능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 회장





녹조현상이 발생한 호수에서 죽은 물고기. 남조류의 독소는 끓여도 분해되지 않으므로 되

도록 먹지 말며 먹더라도 내장과 아가미를 모두 제거하고 잘 세척한 후 먹어야 한다.



여름이 되면 남조류 플랑크톤이 과다 증식하여 물이 녹색으로 변하는데도 아무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는 호수가 많다. 우리나라 호수의 절반 정도는 녹조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부영양호다. 식물플랑크톤을 구성하는 조류에는 갈색, 연녹색, 짙은 녹색, 황갈색, 붉은색 등 색이 다른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는데, 이 가운데 남조류가 여름에 호수를 녹색으로 물들이는 주요 원인종이다. 녹색으로 물든 호수를 붉은색으로 물드는 바다의 적조(赤潮)현상에 빗대어 녹조(綠潮)현상이라고 부른다.


남조류가 강한 독소 생성


남조류는 높은 온도를 좋아하고, 영양염류 특히 인의 농도가 높은 곳을 좋아하므로 부영양호의 여름에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물이 깨끗한 산간의 호수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유역에 농경지나 축사가 있어 영양이 과다한 호수이거나 대도시의 생활하수가 유입하는 강 하류에서만 볼 수 있으므로 수질이 좋지 않은 호수의 지표로 보고 있다.

남조류의 녹색은 잘 자란 숲을 연상하여 아름답게 보이지만, 수생태계에는 아주 좋지 않은 재앙이다. 남조류가 나쁜 이유는 강한 독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야생의 식물은 독소를 가진 종류가 많아서 우리가 함부로 먹을 수 없다. 먹을 수 있는 식물은 독소가 없는 것을 특별히 골라서 재배한 것이다. 야생동물도 모든 식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해독할 수 있는 일부 식물만 먹을 수 있다. 남조류도 동물이 자신을 잡아먹지 못하게 독소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독소가 여러 종류의 광범위한 동물에 대해 간을 손상시키는 독성을 나타낸다. 붕어, 잉어, 살치 등 몇 종의 어류를 제외하면 많은 어류와 포유류, 조류에게 해롭다. 동물플랑크톤인 물벼룩도 기피한다. 녹조현상이 심한 호숫가에서 물을 마신 가축이 죽은 사례는 많이 보고되어 있다. 당연히 사람에게도 해롭다.

사람이 죽은 사례도 있고 조금씩 장기간 음용수로 섭취한 경우 간암 발생이 증가한다. 정수공정을 거치면 독소가 분해되지만 정수가 부실한 경우 지역 주민이 집단으로 배탈이 나기도 한다. 녹조현상이 있는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는 내장과 아가미를 잘 제거하고 먹어야한다.


수처리제가 미생물과 부유물 침강 속도 증진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조건은 인의 농도가 높은 정체수역이다. 인은 동물의 배설물과 비료가 주요 근원이다. 농촌지역에서는 축분으로 만든 퇴비와 비료가 인의 주요 근원이다 보니 통제가 쉽지 않다.

만일 유역의 인 발생을 줄이지 못하여 녹조현상이 발생한다면, 호수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책이 수처리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주로 사용하는 수처리제는 명반 성분인 알루미늄염이다. 알루미늄염은 지난 100년 동안 세계 모든 정수장에서 수처리제로 사용해 오고 있는 물질이다.

정수장에서 물을 정화하는 과정을 보면 첫 단계로 부유물질을 침강시키고 두 번째 모래여과 공정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염소 소독을 하여 가정에 내보낸다. 혼탁한 물도 정수장을 거치면 맑은 물로 변하는데, 가장 중요한 공정이 침전 정화이다. 우기에 흙탕물이 유입하더라도 몇 시간 침전지를 거치면 맑은 물이 되는데, 그 이유가 명반 성분의 수처리제를 넣기 때문이다. 물속의 부유물질은 입자가 클수록 빨리 침강하는데 흙탕물의 미세토사와 녹조현상이 발생한 호수의 식물플랑크톤은 크기가 매우 작아 침강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부유토사의 표면은 음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배척하는 힘이 있어 뭉치지 않아 작은 상태로 유지되어 1마이크론 이하의 미세입자는 결국 몇 달 동안 떠 있기도 한다.

이때 알루미늄염 수처리제를 투여하면 양이온인 알루미늄이온(Al3+)이 미세토사의 표면에 붙어 음전하는 중화하여 입자들이 서로 달라붙기 쉽게 해 준다. 그러면 크기가 커진 입자들이 빠른 속도로 침강한다. 며칠 걸릴 침강시간이 30분으로 줄어들어 침전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세 시간만 되어도 맑은 물이 된다. 미세 부유물질이 서로 달라붙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 수처리제를 응집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침강을 촉진하는 이 성질을 이용하면 호수에서도 부유물질과 미생물들을 침강시켜 물을 맑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호수물 1톤당 처리비용은 10원


호수에서 수처리제가 수질개선 효과를 보이는 또 하나의 특성은 인과 결합하면 용해도가 낮은 침전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인성분은 생물이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원소로서 자연의 담수에서는 농도가 낮아 플랑크톤이 많이 자라지 못하여 맑은 물이 유지된다. 그러나 동물의 배설물에는 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사람이나 가축의 배설물이 유입되면 인의 농도가 높아지고 플랑크톤이 증가하는데 이때 인이 너무 많아지면 과다증식하여 녹조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곳에 알루미늄염 수처리제를 투여하면 알루미늄 이온이 인과 결합하여 인산알루미늄을 형성하며, 중성 조건에서는 물에 잘 녹지 않아 식물플랑크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먹이를 저감하여 남조류 증식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다. 인산알루미늄은 겔포스라는 위장약으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물질이다.

호수에서 알루미늄염 수처리제를 투여하면 우선 수중의 부유토사, 미생물, 인 등을 빠르게 호수 바닥에 침강시킨다. 인이 침강하고 나면 남조류의 먹이가 되는 인이 감소하여 녹조현상이 사전에 예방되는 것이다. 게다가 호수 바닥에 침강한 수처리제는 호수저질 표면에서 인이 재용출되는 것을 막아 준다, 이를 호수환경학에서는 저질도포 공법(sediment capping)이라고 부르며 호수 저질이 오염된 경우 수질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알루미늄은 지구상 세 번째로 양이 많은 원소로서 토양, 물, 식품 등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러나 유해성이 없어 정수장에서도 사용하고 위장약으로도 사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비용도 적게 들어 호수물 1톤당 처리비가 10원 이내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많은 호수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농업용 저수지에서도 녹조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많은 호수에서는 유해 녹조현상을 방치하고 수처리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특이한 것은 호수를 관리하는 기관에 따라 수처리제 사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관할 저수지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기관들은 사용하지 않는다. 수처리제의 안전성과 기작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부족으로 막연히 수처리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호수관리자가 수처리제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공부하고, 유해 녹조현상을 방치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국의 호수에서 수처리제를 뿌리는 모습. 미국 호수수질관리학회(NALMS)는

유해 녹조현상 예방을 위해 수처리제 사용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사진; NALMS)


녹조현상이 발생한 저수지에서 수처리제를 투여한 후 플랑크톤이 침강하여 맑아진 모습. (사진; 김범철)


유해 녹조현상 제어를 위해 수처리제를 투여한 후 전남 감돈지.

수처리제를 사용해 녹조현상이 없어진(아래) 사례다. (사진; 김범철)


농업용 저수지에서 수처리제를 투여하고 있는 모습.

2023년 5월 17일에 필자가 촬영한 강릉시 죽헌저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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