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피싱이란 광어, 양태, 성대와 같은 납작한 저서성 어류를 지칭하는 플랫피시(flatfish)에 ‘ing’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플랫피싱를 해석하자면 ‘납작한 고기낚시’라고 할 수 있으며, 해당 어종을 루어로 낚는다. 플랫피싱은 여름에 잘 낚여 인기를 끌고 있다. 7~8월은 농어나 무늬오징어 등의 조황이 부진한 편인데 이 시기 손맛을 대신할 장르로 주목을 받게 됐다.
플랫피싱 주 대상어인 성대(주황색 물고기)와 양태(모래색 물고기).
시즌과 낚시터
플랫피싱 시즌은 여름이다. 성대와 양태는 저서성 어종으로 겨울에는 수심 20~200m에서 서식하다가 여름철이면 연안으로 산란을 하러 들어온다. 그래서 8월에 잘 낚인다.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거나 자잘한 자갈이 있는 곳에서 살며 작은 새우나 게, 갯가재, 작은 물고기 등을 먹는다.
포인트를 찾으려면 바닥이 모래로 형성된 곳 주변의 방파제나 갯바위, 해수욕장 등을 먼저 탐색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양태는 모래바닥에 작은 수중여가 듬성듬성 형성된 곳이 특급 포인트다. 성대는 담수가 흘러드는 내항 쪽이나 해수욕장이 좋다. 큰 비가 내린 후 흘러내린 담수로 인해 흙탕물이 생긴 끝 지점이 성대의 특급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성대와 양태 모두 방파제에서는 조류 소통이 원활한 곳, 방파제의 콧부리가 유리하다. 조류가 다소 세게 흐르는 물골 중에서도 모래톱 주변을 노리면 쉽게 어군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보리멸이 잘 낚이는 포인트 주변에서도 양태와 성대가 많이 서식한다.
광어는 연안에서 툭 튀어나온 콧부리를 노린다. 방파제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멀리 노릴 수 있는 곳이 좋다. 콧부리 주변은 대개 조류가 잘 흐르고 수심이 깊어지는 구간이 있는데 그곳이 포인트가 된다.
플랫피싱은 전국에서 할 수 있다. 플랫피싱 장르가 시작된 동해는 전역이 낚시터이며 경북 울진, 영덕, 포항이 핫한 포인트다. 남해와 서해엔 광어와 양태 포인트가 많다. 서해지역은 오래전부터 광어 루어낚시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전북 군산, 충남 태안, 보령 일대의 갯바위에 낚시터가 많다.
제주도는 광어가 플랫피싱 대상어로 적합하다. 성대와 양태는 낚이는 양이 적은 데 비해 광어의 개체수가 많다. 다른 지역에 비해 씨알이 큰 것이 매력이다.
장비
플랫피싱에 적합한 낚싯대는 바다루어 범용대와 에깅대다. 바다루어 범용대는 농어까지 상대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무거운 채비를 멀리 캐스팅하기 좋지만 초리가 조금 빳빳해서 어신을 잡기 힘든 것이 단점이다. 에깅대는 초리가 부드러워서 작은 채비를 멀리 날리기도 좋고 예민한 입질도 잡아낼 수 있지만 농어대에 비해 파워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따라서 70~80cm 넘는 대형 양태나 광어가 낚이는 곳이라면 에깅대보다 더 튼튼한 범용대를 쓰는 게 알맞고 30cm 내외 씨알의 성대나 양태가 낚이는 곳이라면 에깅 장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두 낚싯대 중 하나만 준비한다면 에깅대를 가져간다. 에깅대는 감도가 뛰어나고 릴의 드랙 조절을 하면 큰 대상어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깅대의 파워는 미디엄이 적당하며 때로는 루어의 액션을 원활하게 주기 위해 팁의 감도가 더 뛰어난 미디엄라이트 파워를 쓰기도 한다.
릴 역시 에깅용을 사용한다. PE라인 0.6~1호가 150m 정도 감기는 2500번 스피닝릴 섈로우스풀 타입을 장만하면 된다. 그러나 반드시 섈로우스풀을 쓸 필요는 없다. 2500번 내외의 릴이면 모두 가능하며, 간혹 올라오는 대물급을 대비해 드랙력은 7kg 이상 되는 것을 사용한다.
낚싯줄은 낚싯대의 제원에 맞춰 사용한다. 에깅대는 PE라인 0.6~1호가 적합하다. 쇼크리더는 로드 길이만큼 길게 하는 것이 좋다. 대상어의 날카로운 이빨에 걸리거나 여에 쓸려 낚싯줄이 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나일론사보다 인장강도와 마찰강도가 높은 카본사가 알맞다. PE라인 1호 원줄엔 카본라인 5호, PE라인 0.8호 원줄엔 카본라인 4호를 사용한다.
채비
성대와 양태는 10~20g 무게의 지그헤드리그를 가장 많이 쓴다. 지그헤드의 바닥이 납작해 바닥층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보텀지그헤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그밖에 옆면이 납작한 형태나 삼각형으로 생긴 지그헤드도 쓴다. 보텀지그헤드는 바닥에서 끌어주기 좋으며 옆면이 납작하거나 삼각형인 형태의 지그헤드는 호핑, 폴링 등의 액션이 좋다. 입질이 약할 때는 5g 내외의 지그헤드에 2~3인치 볼락웜을 꿰어 쓰기도 한다.
작은 씨알의 성대를 노리기 위해 프리리그를 쓰는 낚시인도 늘고 있다. 프리리그는 낚싯줄에 고리봉돌을 삽입한 후 바늘과 웜을 연결한 채비로 배스낚시에서 건너왔다. 멀리 던져서 입질을 기다리는 식으로 낚시를 한다. 채비를 멀리 던질 수 있고 활성이 약한 대상어의 입질도 잘 표현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광어가 잘 낚이는 포인트에선 메탈지그를 싱커대신 사용한다. 메탈지그 아래로 30~50cm 길이의 낚싯줄을 묶은 후 싱글훅에 웜을 꿰어 사용한다. 메탈지그로 광어를 유인하고 웜으로 입질을 받아낸다. 바늘은 스트레이트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바늘 품이 큰 오프셋훅을 사용하면 강하게 후킹을 할 경우 바늘이 입에 잘 걸리지 않고 채비가 낚싯줄에 잘 엉키기는 문제도 생긴다.
낚시방법
지그헤드리그 운용 방법은 간단하다. 캐스팅한 후 채비가 바닥에 닿으면 낚싯대의 팁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30~50cm 들어 올린 다음 2~3회 짧게 저킹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게 기본이다. 대상어의 활성에 따라 스위밍, 호핑, 크롤링 등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기도 한다. 메탈지그채비의 기본 운용 방식은 지그헤드리그와 같다.
플랫피싱은 철저히 바닥층을 노리는 낚시다. 채비를 바닥에 질질 끌듯 움직이면 되고 대상어가 입질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넓은 구간을 노리기 위해서는 멀리 캐스팅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부채꼴 형태로 골고루 탐색한다.
해변에서 플랫피시를 노리고 캐스팅을 하고 있는 낚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