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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제18회 국제스포츠피싱 벵에돔컵 참가기_우승은 놓쳤지만 대물 대회 2, 3위 차지
202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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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제18회 국제스포츠피싱 벵에돔컵 참가기
우승은 놓쳤지만 대물 대회 2, 3위 차지

장정규 삼천포, 팀그렉스 회원


어느 봄날, 아내랑 미조에서 벵에돔을 낚고 있는데 팀그렉스 정재욱 대표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늘 그렇듯, 안부전화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규 씨 일본 대회 날짜가 잡혔는데 갈꺼죠?”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국제스포츠피싱 벵이돔컵’ 경기 일정이 잡혔다는 연락이었다.“당연히 가야죠!”
일본 유명 낚시인들과의 자존심 대결장! 그런 곳에서 어깨를 나란히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그런데 대표님이 뜬금없는 말씀을 하신다. 내 와이프를 여성 선수로 뛰게 하자는 거 였다. 같은 그렉스 소속 필드스텝으로 활동 중이지만 평소 감성돔 낚시만 하던 와이프까지? 일단 수락하고 봤다. 5짜 감생이도 걸어 올리는데 까짓 벵에돔을 못 잡겠어? 그리고 또 한 명의 참돔 전문가 박시언 스탭도 동행키로 했다. 두 명은 벵에돔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래 가보자,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교육시켜서 가자!
그때부터 시간만 나면 가까운 벵에돔 포인트로 달렸다. 채비부터 집어제 만드는 법, 밑밥 동조 방법까지 모두 교육시켰다. 일부러 비오는 날, 강풍이 몰아치는 날, 땡볕에 지치는 날에도 데리고 나가 고생을 시켰다. 오도열도에는 어떤 기상조건이 기다릴지 모르니까.


결승전이 끝난 뒤 한일 양국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부산에서 카멜리마호 타고 후쿠오카로

잔소리도 하고 짜증도 내면서 가르치다보니 어느새 대회 날짜가 다 됐다. 필자, 그렉스 레이디스탭인 아내 송문숙, 그리고 박시언 스탭 세 명의 짐을 한차 가득 싣고 부산으로 향했다.

일본 대회 첫 출전인 세 명이 향한 곳은 부산 송도. 정재욱 대표의 집에서 다른 일행들과 합류했다. 이 자리에는 제주도에서 온 벵에돔 킬러 강정근 선수, 여수의 실력자 김영훈 필드테스터, 경주에서 오신 류태수 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가 있었다. 대마도에서 우끼조민숙을 운영하시는 제로FG 민병진 회장님으로, 우리보다 하루 먼저 후쿠오카로 넘어가 계셨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이동한 우리는 후쿠오카행 여객선 카멜리아호에 올랐다. 저녁에 출발한 카멜리아호는 다음날 아침 후쿠오카 항에 도착했다. 후쿠오카항에 도착하니 먼저 현지에 도착해 있던 민병진 회장이 승합차를 렌트해 마중을 나오셨다. 봄에 대마도에서 뵙고 후쿠오카항에서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승합차에 짐을 싣고 약 4시간 거리 히라도 남쪽에 있는 마루긴민숙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낚시점을 들러 첫날 현지 적응낚시에 필요한 밑밥과 미끼 등을 구입했다. 그런데 오는 내내 느꼈지만 일본 승합차는 너무 좁고 불편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큰 차를 타고 다니는지를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중간 중간 쉬며 가다보니 히라도 입구의 큰 다리가 나왔고 ‘이제 다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마루긴민숙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서둘러 밑밥을 준비했다.


미야노우라 내만에서 워밍업

일단 우리는 다음날 있을 예선전을 위해 미야노우라 내만에서 현지 적응 낚시를 했다. 날씨도 좋고 갯바위 분위기는 거제도 갯바위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근해인 듯했지만 의외로 벵에돔이 많았고 아내는 큰 감성돔까지 걸어 손맛을 진하게 봤다. 워밍업을 제대로 하고 나니 대회에 임하는 기대감도 갈수록 커졌다.

이번에 열리는 국제스포츠피싱 벵에돔컵은 올해로 18회째이다. 본 경기는 7월 6일~7일까지 이틀이며 6일은 예선전, 7일은 준결승과 결승전이 열린다. 그리고 결승전 진출에 실패한 낚시인들은 대물로 승부를 가리는 오픈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인원은 한국 선수 7명, 일본 선수 12명 등 총 19명. 일본 선수들 중에는 에토, 가토, 후쿠즈미, 류 등 일본 내 각 대회의 챔피언 또는 명인 인정을 받는 실력파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새벽 2시경에 일어나 씻고 조추첨을 위해 회관으로 갔다. 그 자리에서 선수 간 인사와 자기 소개가 있는 식전 행사가 열렸다. 통역은 민병진 회장님이 담당하셨다.

한편 일본 선수들은 유일한 부부 참가자인 아내와 나를 격하게 환영해줬다. 너무 친절하고 고마웠다. 특히 그중에서도 아내를 유난히 좋아한 사람이 있었다. 일본의 유명 여성 조사 미도리 씨였다. 아마도 한국에서 처음 온 여성 선수라서 더욱 그런듯했다.

후쿠오카 구레경우회 후쿠즈미 회장님의 개회사에 이어 조추첨식이 열렸다. 조추첨 결과 어느 한 조도 만만한 선수가 없었다. 우리 선수단은 ‘한 명이라도 결승까지 가자’ 이런 마음뿐이었다. 내 조에는 2연속 가마가츠 대회 챔피언도 있고 제주도의 실력자 강정근 선수까지 포함돼 있었다.

올해 대회부터는 대회 룰이 바뀌어 5마리 무게로 승부를 겨루기로 하고 25cm 이상급을 무제한으로 계측하는 룰도 섞여 대회가 진행됐다. 색다른 경기룰 때문인지 경기마다 너무 즐겁고 흥미진진했다.

예선은 내만의 미야노우라 갯바위 그리고 준결승과 결승, 대물 대회는 오도열도에서 치러지게 됐다. 예선전 결과 일본 선수 7명과 우리 선수2명이 준결승에 올랐다. 일본 선수 1명 외에 우리 선수 2명은 와일드카드로 진출했는데 실력자인 김영훈, 강정근 선수가 진출했다. 다행이었다. 부디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결승전에 가길 빌었다.

예선전이 끝난 저녁에는 주최측에서 마련한 친목도모를 위한 회식과 결과 발표가 있었다. 더불어 결승전 조추첨 및 대물 대회 조추첨도 진행되었다. 맛깔난 음식과 약간의 술로 흥이 오른 상태에서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취기가 오르니 용기도 생겨 이참에 1등을 해버릴까하는 욕심도 생겼다. 생각해보니 불가능한 일도 아닐 듯했다.

결승전 조추첨 결과 우리 선수 두 명이 같은 조가 되었다. ‘설마 두 명 중 한 명은 결승까지 올라가겠지’ 하며 기대를 해보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오픈게임으로 열리는 대물 대회가 예정돼 있었다.


낚시는 최고의 월드스포츠임을 실감

결승전 당일은 엄청난 바람이 불어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사실 나는 낚시보다 아내가 걱정이었다. 이런 악조건에서의 낚시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예선전에서 탈락한 나는 민병진 회장님과 한 조가 되어 대물 낚시를 했다. 꼬마 때부터 과자 대신 낚싯대를 들고 다닌 나다. 자존심은 세우고 간다는 각오로 정말 열심히 낚시했다. 우리 포인트 건너편에서 낚시한 류태수 형님이 대물을 걸었다가 터트리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나는 그 거센 바람통에서 벵에돔 4짜도 잡고 큰 녀석과 겨루다 바늘이 펴지는 입질도 받았다. 강한 채비는 모두 아내에게 주고 온 탓에 큰 놈들은 모조리 놓치고 만 것이다. 미련 없이 낚시를 마친 후 결승전 장소로 이동했다. 다행히 아내는 즐거운 표정이었다. 손맛도 많이 봤다며 즐거워했다. 후쿠즈미 회장의 말에 의하면 내가 낚시한 포인트에는 대물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곳이어서 채비가 쉽게 터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준결승에 오른 우리 선수들은 모두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워낙 입질이 없는 곳에 내린 곳에서 일본 선수가 달랑 1마리의 벵에돔을 낚아 김영훈, 강정근 선수를 이겨버린 것이다. 참 운도 안 따른다 싶었다.

결승전은 30cm 이상 벵에돔 마릿수 무제한 중량 계측으로 열렸는데 그 결과 1위는 가토, 2위는 에토, 3위는 류 선수가 차지했다. 가토 선수는 고리찌를 기가 막히게 사용했고 에토는 손이 안 보일 정도 동작이 빨라 인상적이었다. 류는 예선전 때도 느꼈지만 장타로 굵은 사이즈를 노리는 스타일이었다.

항구로 돌아온 뒤 시상식이 열렸다. 1위부터 3위까지 시상식이 열린 후 대물 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아내는 제법 큰 놈을 잡았다고 말했는데 그때까지도 입상은 기대를 안했다. 대물낚시 대회의 1위는 후쿠즈미 회장님이었다. 그런데 2위를 부를 때 깜짝 놀랐다. 진행자가 “송상! 송상!”을 외치는 게 아닌가. 주위에서 환호가 터졌다. 한국 여성 낚시인 최초의 대물낚시 대회 2위 입상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더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진행자가 “장상! 장상!”하며 나를 부르는 게 아닌가. 부부가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후쿠즈미 회장님과 기념촬영을 하고 우승자 가토는 아내에게 행운상도 선물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보통은 대회가 끝나면 일본 선수들은 곧바로 귀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고맙게도 에토, 미도리 등 일부 선수는 1박을 더 머물며 우리와 낚시했고 마지막날 저녁식사도 함께 즐겼다.

비록 며칠간의 일정이었지만 낚시라는 공통 취미 덕분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정도 들었다. 낚시는 역시 최고의 월드스포츠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살고 있는 남해 동부권 바다에서 이 대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루민숙으로 가던 중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히라도 입구 식당에 들른 한국 선수단.


예선전이 끝난 후 한일 양국 선수들이 식사를 즐기며 건배를 하는 장면.


준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이 포인트에 하선하고 있다.


예선전 조추첨 장면.


후쿠오카항에 입항하고 있는 카멜리아호에서 촬영한 전경.


대물로 승부를 가리는 대물 대회에서 대물 벵에돔을 올린 필자.


결승전에 진출한 4명의 일본 선수들.


점심식사를 한 휴게소에서 바라본 히라도 다리.


결승전 선수들의 조과. 30cm 이상급 벵에돔의 총 무게로 순위를 가렸다.


일본 구레경우회 후쿠즈미(왼쪽) 회장과 민병진 회장.

민병진 회장이 일본 선수들에게 한국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다.


결승전 장소로 이동 중인 한일 양국 선수들.


1위부터 4위를 차지한 일본 선수들의 기념촬영.


준우승을 차지한 에토 선수가 벵에돔을 끌어내고 있다.


오픈경기에서 대물을 낚아 나란히 2위와 3위를 차지한 필자 부부.

맨 왼쪽은 우리 부부를 시상한 구레경우회 후쿠즈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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