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합천호 동력보트낚시 개방!
봉산면어업계, 관리형 보팅낚시터 ‘봉산배스랜드’ 오픈
휴일과 공휴일에 연중 개방, 내년엔 렌탈보트사업 운영
서성모 편집장
합천호에서 동력보트낚시를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합천호 수면의 어업권을 가지고 있는 봉산면어업계는 합천군의 허가를 받아 봉산관리형낚시터 ‘봉산배스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동력보트 소유자는 봉산배스랜드를 방문해 2만원의환경개선부담금을 내면 일출부터 일몰까지 합천호에서 보팅을 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운영되며 내년엔 렌탈보트사업도 운영할 계획이다.
합천호에 배스보트를 띄운 박무석 프로. 봉산배스랜드가 문을 연 8월 3일의 모습이다.
봉산배스랜드는 지난 8월 3일 토요일 문을 열고 낚시인 손님을 받았다. 토요일에 4척, 일요일에 7척의 보트가 떴으며 20여 명의 낚시인들이 합천호에서 합법적으로 동력보트낚시를 즐겼다. 봉산배스랜드는 합천호를 끼고 있는 경남 합천군 봉산면 봉계리 연안에 있다. 동력보트를 론칭할 수 있는 슬로프와 보트를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갖추고 있다. 봉산배스랜드 이윤기 운영자는 “합천호 동력보트낚시개방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더위가 물러
간 가을엔 더 많은 낚시인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하고 말했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봉산배스랜드는 하루 30척까지 동력보트를 받고 있다.
합천호 수면을 질주하는 배스보트.
합천호 개방의 두 주역, 봉산면어업계와 KSA
합천호 동력보트낚시 개방을 이끌어 낸 주역은 봉산면어업계와 한국스포츠피싱협회(이하 KSA)다. KSA는 합천호의 풍부한 배스 자원을 관광 상품화해 봉산면어업계가 관리 주체가 되는 관리형 동력보트낚시터 운영을 제안했고 이를 봉산면어업계가 받아들여 군의 지원 아래 실천에 옮긴 것이다. 합천군과 봉산면어업계는 봉산배스랜드가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지역주민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천호에서 동력보트낚시가 합법적으로 허용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KSA와 봉산면어업계가 10년 가까이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쌓은 신뢰가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 합천호에서 배스 자원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2010년이다. 첫 보도 기사가 낚시춘추 2010년 4월호에 나갔다. ‘합천호가 배스 신천지로 뜬다’의 기사에선 박무석 프로 일행이 합천호에서 보팅을 해서 씨알 좋은 배스를 마릿수로 낚아냈다. 그 뒤 합천호는 안동호를 잇는 영남의 댐 배스터로 주목을 받았고 겨울엔 동력보트낚시 동계 토너먼트라 할 수 있는 합천호리그가 운영될 정도로 보팅이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2012년 봄 전국적으로 강화된 내수면 동력보트낚시 단속이 합천호 동력보트낚시의 발을 묶고 말았다. 그 뒤 합천호의 동력보트낚시 개방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수면에서 동력보트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자체의 허가가 있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수면 관리자인 봉산면어업계의 협조가 필요했다. 배스낚시터로서의 합천호의 가치를 파악한 KSA는 봉산면어업계를 찾아갔다.
합천호 합천군 봉산면 봉계리 연안의 봉산배스랜드 슬로프와 선착장.
2010년 배스 공식 확인 후 10년 만에 동력보트낚시 개방
봉산면어업계는 외부인이나 다름없는 KSA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어업계의 재산과도 같은 어자원을 두고 어업계 내에서 찬반이 갈렸다. KSA는 지속적으로 봉산면어업계원들과 신뢰를 쌓는 작업을 이어나갔다. 봉산면어업계의 협조를 얻어 매년 정기적으로 아마추어 배스낚시대회를 열었고 그 수익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낚시 관광상품화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합천호에서 낚시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서 마을에 변화가 일어났다. 조용하던 수변에 수백 명의 낚시인이 찾아오면서 마을 경제엔 활기가 돌았고 주민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자 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5일 군의 예산 지원을 받아 최초로 제1회 합천군수배 아마추어스포츠피싱대회와 코리아오픈 프로암 1전 토너먼트가개최됐다.
합천호는 2010년 배스 자원이 공식 확인된 이후 10년 만에 합법적인 동력보트낚시터로 개방됐다. 8월 3일 봉산배스랜드를 찾은 낚시인들은 일출 직후부터 일몰 직전까지 1~2kg 배스를 낚으며 보팅을 즐겼다. 현장을 찾은 KSA 박무석 프로가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합천호의 배스 자원을 처음 소개한 저로서는 합천호의 동력보트낚시가개방된 모습을 직접 보게 되어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내수면동력보트낚시 금지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악법이지만 현재로선 봉산배스랜드처럼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관리형 낚시터가 동력보트낚시를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앞으로 봉산배
스랜드가 낚시 관광객은 물론 외국에서도 가고 싶은 낚시 관광지로 자리를 잡는다면 대형 공유수면을 관할하는 다른 지자체의 롤 모델이 될 것입니다. 소양호나 대청호도 개방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내수면 동력보트낚시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도 실효성을 잃게 되어 합법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4월 5일 개최된 제1회 합천군수배 아마추어스포츠싱대회 시상식 단체 촬영.
INTERVIEW
봉산관리형낚시터 ‘봉산배스랜드’ 운영자
이윤기
“이제 합천호에서 합법적으로 동력보트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3일 문을 연 합천호 봉산배스랜드 이윤기 운영자를 만나 사업 추진 과정과 앞으로의 운영 계획 등 들어보았다. 봉산면에서 태어난 이윤기 운영자는 현재 한국스포츠피싱협회 경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Q 봉산배스랜드에 대한 낚시인들의 반응은?
A 오픈 전에 에스앤에스를 통해 봉산배스랜드 오픈 소식을 알리고 홈페이지 주소를 공개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다운이 됐습니다. 모두 합천호에서 합법적으로 보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반가워했습니다.
Q 사업 주체가 봉산면어업계입니다. 사업 추진과정을 설명해준다면?
A 봉산면어업계가 현재의 사업을 시작하기까지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봉산면어업계엔 260명의 계원 분들이 계시지만 실질적으로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은 세 분입니다. 합천호에서 어업은 이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
려운 사업이 된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스포츠피싱협회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김선규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 분들이 어업계 분들을 수시로 만나 합천호의 어자원을 관광 상품화하자고 지속적으로 설득에 나섰습니다. 합천호에서 아마추어 배스낚시대회가 자주 열리고 수백 명의 낚시인들이 마을에 찾아오자 처음엔 마음의 문을 닫았던 어업계 분들도 인식을 바꾸게 된 것이죠.
Q 봉산배스랜드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은 건가요?
A 봉산면어업계는 합천호의 배스가 더 이상 퇴치되어야 할 외래어종이 아니라 군과 마을의 중요한 관광자원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렇게 지었습니다.
Q 봉산배스랜드에 대한 합천군의 입장은?
A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문준희 합천군수님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합천호의 어자원을 관광 상품화해서 낚시인을 비롯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마을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계십니다. 올봄에 합천군에선 처음으로 합천군수배배스낚시대회가 열렸고 오는 10월 12일 열릴 합천군수배 동력보트낚시대회엔 5천만원의 군예산이 책정된 상태입니다.
Q 봉산배스랜드에서 동력보트낚시를 하려면?
A 봉산배스랜드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하루 30척까지만 받습니다. 예약을 하고 2만원의 환경개선부담금을 입금한 뒤 예약한 날짜에 봉산배스랜드를 방문해 보트를 띄우면 됩니다.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 낚시할 수 있고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낚시 중 낚인 쏘가리는 30cm 이상 1마리만 가져갈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A 내년에 렌탈보트사업을 시작합니다. 6척 정도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렌탈보트사업은 외국인 낚시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낚시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합천호 같은 경관과 어자원을 갖춘 곳은 해외에서도 찾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합천호엔 우리나라 제일의 물고기인 쏘가리가 있습니다. 합천군도 봉산배스랜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