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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비와호琵琶湖 원정기, 요즘은 ‘빅빅베이트’ 자이언트 루어가 유행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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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FEVER BIG BAIT FISHING


 

일본 비와호琵琶湖 원정기

 

요즘은 ‘빅빅베이트’

 

자이언트 루어가 유행

 

 

박준모 객원기자, 다미끼 필드스탭. 바나나베이트 프렌즈, 네이버 카페 CAMFISH 운영자

 

저수지와 댐마다 배스의 산란 시즌이 끝나고 휴식기에 들어가기 시작한 5월 중순, 일본 오사카에서 SNS로 메세지가 왔다. 일본의 루어업체 봄바다 대표인 떼루씨다. 떼루 대표는 ‘비와호에서 빅배스의 산란이 시작되었고 그 시기는 대략 5월 말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인생 배스를 잡으려면 지금 오세요’라고 적었다.
떼루씨는 국내에도 알려진 봄바다의 빅베이트 토비키치(トビキチ)를 만든 주인공이다. 낚시인들은 업체명을 붙여서 봄바다 떼루(テル ボンバダ)라고 부르고 있다. 160mm 길이의 토비키치는 2관절의 글라이드베이트로서 물속에 정지 동작을 주면 머리가 땅바닥을 향해 거의 90도로 서 있는 루어다. 땅바닥을 향해 머리부터 서 있는 게 특징인 루어는 많이 있지만 균형을 잃고 쓰러지기 쉽다는 게 단점인데 토비키치는 꼿꼿함을 유지하고 특유의 살랑거리는 꼬리 움직임이 장점으로 꼽히는 루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알자리를 지키는 배스를 공략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와호에서 빅베이트로 6짜 배스를

 

봄바다 떼루는 일본의 종합루어업체 HOT’S 미나미 토모유키(南 知之) 대표를 통해 알게 됐다. 재작년에 정광준 선배와 오사카피싱쇼를 참관하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정 선배와 친분이 있는 미나미 대표가 우리에게 봄다다 떼루를 소개했다. 봄바다는 HOT‘S의 계열 회사이기도 하다. 비와호에 산다고 할 정도로 비와호를 자주 찾는 봄바다 떼루는 우리에게 ‘산란기에 비와호를 찾으면 빅베이트로 6짜 배스를 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시간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지만 2년 동한 한 번씨 봄바다 떼루의 가이드를 받아 비와호를 찾은 정광준 선배 일행은 모두 6짜 배스를 한 마리씩 낚았고 그 원정에 동참하지 못한 나는 매번 아쉬운 한숨을 쉬었다. 나는 올해는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오사카에 있는 봄바다 떼루의 연락을 기다려왔던 터다.
봄바다 떼루의 연락을 받고 일정을 짰다.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비와호 출조 준비를 했다. 이번에 함께 간 낚시인들은 2년간 비와호 원정을 떠났던 팀이다. 정광준 선배, 타켄 이서진 대표. 김포낚시협동조합 윤종호 대표와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우리가 낚시할 비와호는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스낚시터다. 수면적이 무려 2억380만평으로 그 면적이 서울시보다 크고 제주도 면적의 1/3이나 된다. 호수라기보다는 바다에 가까운 이곳에선 배스토너먼트가 수없이 열리고 세계기록에 오를 만한 큰 배스들이 종종 낚인다. 현재 라이지마우스 세계 기록인 73.5cm, 10.12kg이 이곳에서 낚였다.

비와호 빅베이트피싱. 곳곳의 수몰나무 근처에 런커급 배스들이 산란장이 있었다

비와호 주변은 보리 추수가 한참이었다.

알자리를 지키던 52cm의 수컷 배스를 낚은 필자. 사진의 루어는 토비키치.

 

 

세계기록 배스 배출지, 비와호

 

이른 새벽 첫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원정엔 일본 미나미 대표가 숙소, 음식, 차량 이동까지 모든 여정에 가이드로 나서 주었다. 공항에서 공항용 이동열차인 라피트를 타고 난바역으로 갔다. 난바역은 오사카 교통의 중심지로 역을 나오니 맑고 화창한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먼저 대형마트에 들려 먹거리를 사고 라멘 한 그릇을 먹은 후 마중 나온 미나미 대표의 차를 타고 HOT‘S 사무실로 이동했다.
사무실에서 낚시 준비를 하면서 최근 비와호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산란이 시작되어 많은 빅배스들이 산란장에 포진해 있으며 또한 많은 앵글러들이 찾고 있어 배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한다.
비와호 낚시 가이드를 해주기로 한 봄바다 떼루가 다음날 낚시를 위해 포인트 답사를 하고 있었다. 많은 배스가 산란장에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해서 다음날 낚시에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배스가 알아채지 못하게 접근하라

 

다음날 새벽 5시에 비와호로 향했다. 오사카에서 비와호까지는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편의점 음식으로 대신했다. 봄바다 떼루가 기다리고 있는 곳은 비와호대교 인근. 도착하니 전날부터 포인트 답사를 한 봄바다 떼루가 차에서 하룻밤을 자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위해 이렇게 애를 써주다니! 인사를 나누며 고마움을 표했다.
봄바다 떼루가 이날 우리가 비와호에서 할 빅베이트피싱 패턴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우리가 사용할 루어는 봄철 배스 알자리 공략에 특화되어 있는 빅베이트 토비키치인데 이 루어를 이용해 빅배스를 낚는 것이다. 토비키치를 직접 디자인한 봄바다 떼루는 포인트 진입법부터 알려주었다.
봄바다 떼루는 우선 너무 느리게 포인트에 진입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배스가 낚시인을 먼저 발견하고 뒤로 빠지기 때문이다. 낚시인이 먼저 배스를 발견해야 빅배스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빠르게 포인트에 진입한 뒤 배스가 있는 자리를 확인하고 기다리면 경계심을 갖던 배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그때 한 방을 노려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하던 방법과는 조금 다르지만 따라해 보기로 했다.
각자 장비를 챙기고 포인트로 향했다. 처음 가본 비와호는 바다에 가까웠다. 산란장은 곳곳에 있었다. 보트 선착장 계단에도 배스들이 알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물색이 맑아 배스가 잘 보였고 배스 역시 사람을 발견한 듯 가까이 다가가면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다.

 

허리 수심의 물을 건너

 

보트 선착장을 지나 수몰나무가 있는 포인트에 진입해보니 첫 포인트부터 여러 마리의 배스가 보였다. 나는 그중 한 마리를 공략해보기로 했다. 몇 번 루어를 캐스팅해 보았으나 이미 여러 번 낚였는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봄바다 떼루는 “이 배스는 포기하고 다른 배스를 노리자”고 말했다.
그렇게 계속 포인트를 이동하던 중 누가 봐도 50cm가 넘는 크기의 배스를 발견했다. 배스를 보고 잠시 흥분한 나는 곧바로 루어를 던져 보았으
나 배스가 루어만 쳐다볼 뿐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지루하게 배스와 밀당을 하고 있는데 봄바다 떼루는 포인트를 또 옮기자고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 배스는 공략하기가 쉽지 않아요.”
봄바다 떼루를 쫓아 한참을 따라 들어갔다. 봄바다 떼루가 나에게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모두 빼라고 한다. 물을 건너갈 것이라는 것이다. 메고 있던 루어가방도 내려놓고 호주머니에 있던 휴대폰도 꺼내놓고 그를 쫓아 물속으로 들어갔다. 허리 깊이의 물을 지나 수몰나무 근처를 가니 나무 근처에 알자리를 만들어 놓은 배스를 볼 수 있었다. 나뭇가지가 많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반대로 배스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기기에 적당해 보였다.

 

기회는 캐스팅 후 딱 한 번뿐

 

봄바다 떼루는 “기회는 캐스팅 후 딱 한 번이에요. 캐스팅을 하기 전 시뮬레이션으로 배스를 잡은 후 나무를 감지 않고 빼낼 수 있는 방법을 머릿속으로 먼저 생각하고 캐스팅하세요”하고 말했다. 자칫 잘못하여 첫 캐스팅에 입질이 들어와 주변 나무로 파고들면 빅배스는 끝이라고 한다.
나는 그가 얘기한대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굵은 나무 사이에 은신해 있는 배스를 공략했다. 첫 캐스팅에 빅베이트를 보고 놀란 배스가 순간적으로 도망을 갔다가 머리를 박고 서 있는 토비키치를 한참 바라본 후, 루어 근처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루어의 존재를 인식한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알을 쪼아 먹는 듯한 액션을 주었다.
그러다가 어느 한 곳에 루어를 놓아두니 배스가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한 듯 보였다. 루어를 공격하지는 않고 주변의 작은 치어들을 쫓아내면서 연신 입을 뻐끔거렸다. 누가 봐도 화가난 배스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같이 본 봄바다 떼루는 액션을 바꾸라고 얘기했다. “루어를 30cm 정도 높이로 리프트앤폴 액션을 주면서 낚시해 보세요.”
루어가 알자리를 지나면 바로 회수하여 던지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갑자기 폴링되는 빅베이트를 인정사정없이 공격하는 배스가 보였다. 자연스럽게 훅셋! 나무 사이로 도망가려는 녀석을 강제로 진압하여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나의 일본 비와호 첫 배스를 잡게 되었다. 사이즈는 40cm 정도. 사실 배스의 갑작스런 공격에 놀라 당황스러웠다. 옆에서 지켜보던 봄바다 떼루가 나보다 더 기뻐해 주었다.

 

빅베이트로 잡은 빅배스는 뜰채 필요

 

그렇게 첫 배스를 낚은 후 루어 운용에 자신감이 붙은 나는 또 다른 포인트를 공략했다. 접근이 쉬운 포인트보다 앵글러들이 공략하기 어려운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에 알자리를 지키고 있던 5짜급 배스와 그 뒤에 같이 주변을 맴도는 6짜급 배스가 보였다.
첫 캐스팅에 바로 배스가 공격을 시작했으나 훅셋이 되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알려주니 봄바다 떼루는 뜰채를 준비했다. 빅베이트는 바늘털이에 약해서 워킹용 뜰채를 항상 갖고 다닌다고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바로 두 번째 캐스팅. 루어가 알자리에 떨어지고 몇 번 쪼는 액션을 주자마자 흥분한 배스가 강하게 입질! 후킹과 동시에 빠르게 랜딩을 시작했고 봄바다 떼루가 옆에서 뜰채로 담아주었다. 사이즈는 대략 55cm급으로 산란 전 배스였다. 예전에 장성호에서 보던 사각배스 그 모습이었다.
기쁨과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너무 좋아서 봄바다 떼루와 하이파이브를 한 후 기념사진을 부탁했다. 포인트 비공개가 원칙이기에 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첫 5짜 배스를 잡고 다시 뒤에 있던 6짜급 배스를 공략하러 들어갔다. 사실 내가 원하던 녀석은 뒤에서 산랑장을 같이 지키던 암컷 배스였다. 수컷 배스가 빠지고 난 후 혼자서 알자리를 지키던 암컷 배스는 루어가 알자리에 들어가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공략에 암컷 배스는 더 가까이 오지 않고 알자리 주변만 맴돌고 있었다.

 

교토에서 하루 머물면서 2차전 준비

 

그렇게 1시간여 6짜 배스를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다. 알자리 공략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몇 마리의 배스를 더 낚을 수 있었다. 근처 식당이 없어서 미리 준비한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낚시를 좀 더 이어갔다.
김포낚시협조합 윤종호 대표가 선착장 부근에서 점심식사 도중 알자리를 지키던 배스를 낚아내기도 했다. 일행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배스를 낚아내고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고 바람도 불기 시작해서 다음날 다시 낚시를 하기로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비와호 근처 교토의 숙소로 이동했다. 미리 예약해둔 숙소에 짐을 풀고 미나미 대표의 안내에 따라 교토 시내 관광에 나섰다. 교토 시내엔 기모노 렌탈숍이 여러 군데 있어서 내외국인 모두 기모노 차림으로 관광을 하고 다녔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나 교토를 가로지르는 가모강 근처의 샤브샤브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종일 낚시 후 마시는 생맥주는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충분했다.

 

맑아진 물색에 강해진 경계심

 

다음날 아침. 전날 내린 비의 영향으로 오전 내내 흐릴 것으로 예상되어 조금 늦게 나가 낚시를 하기로 했다. 9시쯤 일어나 출조 준비를 하고 비와호로 향했다. 주말을 맞은 비와호는 많은 일본 앵글러들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고 수십 척의 배스보트도 떠 있었다. 낚시가 될 만한 곳들은 다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전날 덩어리 배스가 많이 보였던 포인트를 다시 찾았다. 그곳 역시 일본의 앵글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일본 앵글러들의 낚시를 유심히 관찰했다. 5~6명의 앵글러들이 모두 빅베이트피싱을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 하드베이트를 던지고 있었고 덩어리급 배스를 낚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니 흐리던 날씨는 전날보다 다 화창하게 개었고 물색도 맑아진 듯 보였다. 일행은 전날 점찍어놓은 6짜급 배스만 공략하기로 하고 각자의 포인트로 흩어졌다. 피싱프레셔와 맑은 물색으로 배스의 경계심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였다. 전날 5짜 배스를 낚은 나는 낚싯대를 내려두고 일행을 쫓아다니며 사진 촬영을 했다.
일본도 주말에는 여기저기 교통 체증이 심하다. 우리는 다음날 출국을 위해 오사카로 이동해야 하기에 긴 시간 낚시를 하지 못하고 일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포인트를 공개한 봄바다 떼루의 배려

 

나는 이번 원정에서 봄바다 떼루에게 산란철 덩어리 배스 공략 노하우를 배웠다. 한국에서 온 낚시인들에게 본인의 포인트를 공개해주고 낚을 수 있게 가이드해준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언어가 달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같은 낚시를 즐기는 앵글러로서 말하지 않아도 서로 눈빛으로 알 수 있는 만국공통어로 우리는 통했고 즐겁게 낚시할 수 있었다.
그렇게 봄바다 떼루와는 비와호에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비와호를 출발하여 오사카로 돌아오니 금세 밤이 되었고 미나미 대표의 안내로 현지인들이 즐겨 가는 맛집인 닭꼬치구이집에서 저녁식사를 즐겼다. 꼬치구이집라고 해서 선술집으로 생각했는데 각 부위별 닭요리가 나와서 놀랬다.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먹을 수 없는 사시미까지 맛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일본에서의 일정 중 마지막 날이 되었다. 저녁 6시 비행기여서 오전시간이 조금 비게 되어 오사카에서 가장 큰 낚시점인 피싱메이트 이치방을 찾았다.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시간이었는데 주차장이 벌써 가득 찼다. 매장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랐다. 오픈시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낚시용품을 구경하느라 1시간3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다. 구매욕을 참느라 힘들었다.
이번 비와호낚시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미나미 대표의 도움으로 정말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낚시라는 매개체 하나로 하나가 될 수 있었고 서로 웃을 수 있었다. 짧다면 짧은 일정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3박4일 동안 도움을 준 HOT‘S 미나미 대표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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