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락 낚으러 원도로 가자
대물 명소 TOP 10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남해안 원도에는 여름에 볼락을 낚기 좋은 섬들이 많다. 예전부터 릴찌낚시인들이 볼락 포인트로 개발한 자리를 찾으면 아주 손쉽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단 대부분의 포인트가 먼 바다에 있기 때문에 낚싯배를 타는 것은 필수다. 낮에 낚시를 하는 것은 무리이며 낮에는 볼락이 갯바위로 잘 붙지 않기 때문에 낚시를 해도 만족할 조과를 얻기 힘들다. 따라서 밤낚시가 대세다.
갯바위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야영낚시가 가장 인기 있다. 오후 3~4시에 출조해서 다음날 오전 7~8시에 철수하는 방식이다. 먹을거리와 잠을 잘 수 있는 텐트 등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갯바위에서 여유 있게 낚시를 할 수 있고 낚시시간이 길어서 조과도 좋은 편이다. 낚싯배에 따라서는 오수 4~5시에 출조한 후 자정 무렵에 철수하기도 한다. 낚시장비와 간단한 간식거리만 챙겨서 출조할 수 있으며 빠른 출조와 철수가 장점이다. 그러나 낚시시간이 짧기 때문에 자리가 좋지 못하거나 물때 등이 맞지 않으면 만족할 조과를 거두기 어렵고 가끔은 자정 무렵에 막 볼락의 입질이 시작되었을 때 철수를 해야 하는 씁쓸함이 남기도 한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낚시인들이 짧은 시간에 손맛을 보기 위해 이용하며 외지인이라면 야영을 추천한다.
●통영 국도
통영에서 가장 외곽이 위치한 섬으로 여름에 돌돔, 부시리, 참돔 등이 잘 낚이는 섬이다. 다른 섬에 비해 얕은 곳이 적고 낚시하는 자리가 불편해서 야영을 잘 하진 않지만 몇 안 되는 야영자리에 내릴 수 있으면 조과는 보장되어 있다. 국도 서쪽의 볼락자리, 집터지라, 돔ㅁ바위 등이 좋고 남쪽의 진섬, 사이섬 등에서도 큰 볼락이 잘 낚인다. 주의할 점은 날씨가 궂은 날에는 야영을 하지 말고 오후 밤낚시를 하거나 이른 새벽에 출조를 하는 것이 좋다.
●통영 국도 외섬
여름에는 자리싸움이 치열한 섬이다. 섬의 규모가 학교 운동장만 하기 때문에 서너 팀이 내리면 낚시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좁지만 그만큼 조과가 확실한 곳이기도 하다. 국도에서 20분 정도 남쪽으로 더 떨어져 있어서 남해동부에서는 가장 먼 섬에 속한다. 야영할 자리가 편하고 등대 계단 아래로 텐트를 칠 자리가 넉넉해서 좋다. 선착장 주변이나 옛 무너진 선착장 주변을 밤에 노리면 큰 볼락과 큰 전갱이를 낚을 수 있다. 국도로 출항하는 낚싯배들을 타면 출조할 수 있다.
●통영 좌사리도
여러 개의 섬이 일렬로 늘어선 형태의 섬으로 먼 바다에 있지만 얕은 곳이 많아 볼락 낚시인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통영에서 출항하면 국도보다 조금 가깝지만 거의 비슷한 위도 상에 위치한다. 야영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은 섬으로 첫섬, 둘째섬, 셋째섬을 비롯해 본섬까지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여름에는 돌돔, 참돔, 벵에돔을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많아 남쪽의 유명한 돼지강정, 노랑바위 등지는 하선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문의 후 출조 계획을 잘 잡아야 한다. 좌사리도 서쪽으로 얕은 갯바위가 많으며 남쪽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볼락낚시를 하기 부적합 곳도 더러 있으므로 주의한다.
●통영 갈도
경남의 고성과 삼천포에서 주로 출항한다. 여름에는 돌돔낚시인들이 많으며 벵에돔낚시 또한 성행한다. 갈도마을(사람은 살지 않는다)방파제가 아주 유명하며 서쪽의 물내려오는 곳이나 너부렁여 등도 유명하다. 날씨가 좋으면 아주 얕은 갯바위에도 하선할 수 있다. 남쪽의 매섬 주변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르지만 왕볼락이 잘 낚이기 때문에 마니아들이 즐겨 찾고 있다. 동쪽의 똥여는 야영을 할 수 없지만 주변이 수심 4~6m로 얕아 볼락, 에깅, 아징 등 다양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고흥 손죽도
전남 고흥의 나라도와 녹동에서 출항하며 예전부터 여름 볼락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북서쪽의 손죽도 등대를 시작으로 서쪽 갯바위와 남쪽 맨 아래의 낭끝까지 대부분의 자리에서 볼락이 잘 된다. 남해동부와 달리 여름에도 적당히 탁한 물색을 유지하고 조류도 잘 흐르기 때문에 볼락이 경계심을 풀고 입질하는 것이 특징이다. 손죽도 바로 옅에 있는 잔커리 섬의 경우 야영을 하기 위해 경쟁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여름에 돌돔낚시인들이 많이 출조한다.
●고흥 역만도
손죽도 보다 더 먼 거리에 있지만 섬 주변으로 얕은 곳이 많이 형성되어 있어 볼락, 농어 등이 잘 낚이기로 유명하다. 남쪽의 해녀막밑, 노랑바위, 보찰여 맞은 편 갯바위는 볼락 1급 포인트이다. 수심이 깊진 않아도 조류가 받히기 시작하면 강한 조류가 흘러들기 때문에 채비를 무겁게 꾸리는 것이 좋다.
●여수 거문도
여수에서 여객선을 타거나 낚싯배로 출조할 수 있으며 가거도, 추자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남해안 3대 원도로 꼽히는 곳으로 조과는 말할 것도 없다. 여름이면 출장낚시인과 야영낚시인으로 붐비며 조과도 좋다. 여객선을 타고 진입하면 거문도 중간의 삼호교 주변만 공략해도 만족할 조과를 거둘 수 있으며 며칠 머무른다면 거문도에서 숙박을 하며 현지 낚싯배를 타고 갯바위로 나갈 수 있다.
●완도 여서도
전남 완도에서 여객선과 낚싯배가 출항한다. 2010년 이후 전남의 루어낚시인들이 겨울에 여서도로 출조해 많은 양의 볼락을 낚인 것이 계기가 되어 루어낚시터로 급성장했다. 예전부터 돌돔으로 유명했으나 최근에는 부시리, 방어, 무늬오징어 등도 잘 낚인다. 현지에 민박이 있어서 머물며 낚시를 할 수 있고 낚싯배가 매일 출조하기 때문에 당일이나 야영 출조가 가능하다. 동쪽의 얕은 자리에서 볼락이 잘 낚이며 해남나리, 이진이여밭, 남쪽의 볼락개 등이 인기 있다.
●추자군도
추자군도는 이미 많은 루어낚시인들이 볼락낚시에 도전해 성공한 전례가 있다. 상추자도나 하추자도의 본섬에 하선해서 방파제만 노려도 큰 볼락을 낚을 수 있으며 현지의 낚싯배를 이용해 유명한 갯바위로 나갈 수 있다. 직구도의 기차바위와 같은 자리는 볼락이 잘 낚일 뿐 아니라 야영을 하기도 좋기 때문에 볼락낚시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제주도에서 여객선을 타고 가거나 목포와 완도에서 여객선을 타고 진입할 수 있다. 진도 서망항에서 매일 정기적으로 출조하는 낚싯배를 타면 낚시시간에 맞춰 출조와 철수가 가능하다.
●가거도
추자군도와 마찬가지로 예전부터 볼락낚시인들이 들어가 대박을 친 곳이다. 30cm급 볼락으로 아이스박스를 가득 채우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비싼 출조비를 내고도 출조를 감행한다.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진입하거나 낚싯배를 타고 갈 수 있다. 가거도는 본섬 주변의 작은 부속섬에서 볼락이 잘 낚이기 때문에 가거도 현지의 낚싯배를 타고 나가는 것은 필수다. 하루 정도 야영을 하면 조과는 확실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