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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낚시 꽁트 씁새 (216)_된장맛 밑밥, 똥맛 된장국
낚시 꽁트 씁새

낚시 꽁트 씁새 (216)

 

 

된장맛 밑밥, 똥맛 된장국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그류! 씁새여유. 전국에 계심서 그야말로 괴기새끼 한 마리 더 잡겄다구 난리 치시구, 좀 더 큰놈 잡겄다구 고군분투허시는 선배님덜, 후배님덜 무탈하시지유?
지가 오늘은 이리 직접적이루다 우리 조사님들께 한 말씀 던지겄슈. 시상에 지두 사고라문 별 희한시런 사고두 많이 치구 댕기지만… 그렇다구 그리 한심시런 눈이루 쳐다보덜 마셔유. 늘상 지가 부르짖듯이 그딴 사고 한번 안 침서 우치키 낚시를 댕기겄다는겨유? 안그류? 그따우루 사고 한 번 안 침서 고요히 쥐 죽은 듯이 낚시질 댕길라문 뭣허러 우르르 떼거지루 몰려 댕긴대유? 혼자서 외진 저수지나 무인도 끝자락서 외로움에 쳐뒤짐서 낚시질 허지유!
뭐, 그렇다구 지가 잘했다는 것은 아녀유. 사고를 하도 많이 치고 다니니께 대전 바닥서 씁새라문 혀를 내두르지만유, 그렇다구 지가 반성조차 허덜 않는 몰상식시런 종자는 아녀유. 뭐, 반성하는 거루 끝나지만유.
그란디유, 이번에 지가 여지껏 쳐왔던 사고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어마무시시런 사건을 만났다는 거 아녀유? 지가 오늘은 이 드런 놈을 고발헐라는거구먼유. 하긴… 고발이란문 지 만큼 당한 놈두 없을껴유.
접때는 안면도 짝이루 괴기 잡으러 갔다가 앞뒤루 썰면 두 점 나오는 우럭 새끼만 줄창 끄집어내다가 날밤을 그야말루 깠구먼유. 그리고는 안면도를 빠져나오다가 호이장놈이 담배를 사겄다구 길가에 차를 세웠지유. 지두 비몽사몽간에 차에서 내려서는 길가에 대구 바지를 까구서는 오줌을 눴지유. 그란디, 앞이서 여자덜 깩깩거리는 소리가 들리구 난리여! 월레! 내리깔리는 눈을 부릅뜨구 보니께 앞이가 밭이구 그 건너루다 바닷가를 앞에 두구 펜션들이 줄지어 서 있는겨유! 거기서 여학생 아기덜이 죽겄다구 소리를 지르대유!

 

소리는 지름서 왜 도망은 안 가유? 그라더니 워디서 남학생 아기덜이 베란다루 쫓아 나와서는 ‘변태다! 변태가 나타났다!’, ‘신고해라! 경찰을 불러라!’ 이라구 난리가 난겨유!
결국 끝나지도 않은 오줌발을 바지에 다 묻혀가매 풀죽은 녀석을 바지에 구겨 넣고는 차에 올라탔지유. 그야말루 애덜 말루 존나게 차를 달림서 등골이 오싹하대유. 하다하다 이번에는 변태루 고발당할 뻔 했다니께유? 그렇다구 지가 또 기죽어서는 고요히 낚시질 댕길 놈은 아니지유.

얘기가 옆이루 샜구먼유. 에또, 이번에 고발헐 놈은 호이장놈여유. 이 개눔이 여적지 착한 척은 지 혼자 다 허구 사는 놈였슈. 이 드런 놈의 어이없는 개뻘짓을 고발할라는 거구먼유.
이 든적시런 겉만 착한 척하는 놈이랑 이놈이 아는 공업사를 허는 후배놈허구 낚시를 가기루 했지유. 그닥 특별시럽게 낚시를 갈 만한 곳도 없드만유. 그려서 핸드폰 앱이루 알아낸 모 낚시 사이트에다 문의해보니께 새만금방조제 쪽이서 고등어가 지천이루 나온다대유? 돌고래 쉼터 짝이서 잡는디, 신시도에서 수문을 개방하문 그야말루 쿨러를 채운다대유?
여튼 그려서 다 큰 고등어는 아니구 애새끼 고돌이라두 손맛이라도 실컷 보자구 그짝이루 달렸지유. 호이장놈, 총무놈, 공업사, 그리구 지까정 네 명이서 늘상 그렇지만 아이스박스를 채운다는 꿈에 부풀었지유. 결국은 꿈을 깨면서 끝나지만유.
금요일 오후에 떠나문서 저녁은 신시도서 우럭낚시하면서 먹고, 밤을 보낸 후, 토요일 아침에 새만금이루 고돌이낚시를 가자고 계획을 짰구먼유. 그라문서 호이장 후배인 공업사놈이 저녁을 근사시럽게 책임을 지겄다대유? 그려서 금요일 오후 2시경에 길을 떠났지유.
그라구서 새만금 초입의 낚시터를 들러서 미끼를 사기로 했지유. 짐을 바리바리 호이장놈 승합차 뒤에 싣는디, 이 개눔이 뒷짝이루 뭔 해괴시런 짐이 많은지 터질 것 같대유. 아버님 산소에 벌초 다녀오문서 썼던 기계들을 그대루 차에 처박아둔 거지유. 그놈의 짐들이 말썽였구먼유. 새만금 초입의 낚시가게에 차를 세우구서는 밑밥용 크릴허구, 미끼용 새우와 청개비를 사구서는 공업사헌티 차 뒤에 실으라고 했는디, 이눔이 차 뒷문을 열다가 위태롭게 실린 물건들을 죄다 쏟은겨!
“예미! 아이스박스 다 깨지겄어! 조심시러이 문을 열어야지!”
“이 게을러터진 개눔아! 니눔이 물건 정리를 제때 안 허니께 이 사단이 나는 거 아녀?”
“이 개눔들아! 어여 싣구 가자구. 신시도 우럭덜이 죄다 도망 가겄어!”
나이가 깡패라구 그 욕을 들어가매 공업사가 주차장 바닥에 널부러진 봉다리들과 아이스박스, 낚시장비를 씩씩거리며 주웠지유. 그러구서 별 되도 않는 욕지거리를 신나게 하구서는 새만금방조제를 달렸지유.
열심히 방조제를 건너서는 신시도 선착장이루 들어섰구먼유. 여기가 우럭덜이 크덜 안 해도 그럭저럭 쓸만시런 놈덜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지유. 도착하자마자 자리 잡고 어쩌구 허문서 본격적인 우럭낚시에 들어갔는디, 안적 밤이 느즉하덜 않으니께 썰면 앞뒤루 두 점 나오는 새끼 우럭만 나오대유.
“우선은 밤 되문 농어하구 우럭덜 기어 나올 테니께 밑밥을 준비혀야 쓰겄구만.”
호이장놈이 그라대유.
“공업사야. 차 뒤에 보문 검은 봉다리에 밑밥용이루 싸둔 옥수수가루허구 압맥 섞은 거 있을껴. 그거 가져와서 여기다 붓고 잘 개놔라.”
그러구는 깡패 나이에 주눅 든 어린 공업사가 차 뒤에서 한참 부시럭대드라구유?
“이거 말여유? 냄새가 쿰쿰헌디유?”
공업사가 물었지유.
“그려. 냄새는 그려두 그거이 직빵이여. 여기 크릴에 같이 개서 던지문 신시도 괴기덜이 까물아칠 것이다.”
근디… 뭔 밑밥에서 쿰쿰헌 냄새가 나유? 어쨌거나 공업사가 호이장놈의 밑밥통에 담겨있는 곤죽이 된 밑밥크릴에 그 봉다리에 든 것을 부었지유. 알고 보니께 공업사가 민물낚시만 할 줄 알았지 바다낚시는 첨이드만유. 그눔의 것을 개덜 못해서 끙끙대니께 총무놈이 개겄다구 대들었시유. 호이장놈은 공업사가 쓸 낚싯대 채비헌다고 저만치 있었지유.
“예미랄! 이거 뭐여? 뭔 밑밥이서 된장내가 나는겨? 압맥이 발효되문 된장내가 나는겨?”
씩씩거리고 밑밥 개던 총무놈이 지랄을 하대유? 가까이 가서 보니께 증말루 된장냄새가 나는겨유!
“이건 무신 지랄이래? 호이장 저 씨불놈은 쓰던 밑밥은 버리래두 애새끼가 말을 안 들어요. 쫌생이 같은 놈! 이거 한참 지난 밑밥 아녀? 발써 썩었겄다, 이 개눔아.”
확 욕지거리를 해줬지유.
“이 부르조아 귀족 낚시꾼 색히들아! 아껴야 잘 사는겨! 그러구 그 밑밥은 냉장고에 잘 보관혔다가 가져온겨! 콧구녕이 포경이여? 냄새두 못 맡게?”
호이장놈이 지덜 않고 이라대유? 개눔의 종간나! 여튼 그 쿰쿰한 밑밥허구 크릴을 개서 뿌리는디… 냄새 쥑이대유? 온 천지가 된장냄새여! 아주 그냥 온 바다를 된장이루 칠갑을 할 기세여! 오죽허문 옆이서 농어치기 하느라고 루어 던지던 낚시꾼덜이 어허! 어허! 이라문서 쫓겨 갔을까유?
“호이장 개눔아! 이거 썩었잖여! 이 개눔아! 밑밥 죄다 버렸는디 우짤껴!”
“이 호로 상녀리 쫌팽이 구두쇠! 네놈을 앞뒤루 썰어서 두 점이루 맹길어 줄까?”
지허구 총무놈허구 마구 욕지거리를 날려줬지유! 신시도가 우덜 욕지거리루 도배를 할 지경이었슈!
“그랄 리가 없는디… 지지난달에 격포서 쓰다 남은 거 가져온 건디….”
호이장놈이 갸웃갸웃 허드만유. 결국은 그 밑밥을 몽땅 털어서 쓰레기 봉투에 담았구먼유. 우여곡절 끝에 우럭 댓 수씩 허구서는 늦은 저녁을 먹겄다구 승합차 주변이루 모였구먼유. 잡은 우럭 중에서 실헌 놈이루 까서 회두 뜨고 쏘주도 까놓구 혔는디, 공업사가 너스레를 떨대유.
“형님덜! 지가 비장의 된장찌개를 준비했구먼유. 백합조개허고 애호박 넣고 끓일 것인디, 지가 가져온 된장이 끝내 주누먼유. 진천 사시는 큰 이모님네서 가져온 3년 묵은 된장여유. 증말루 끝내줄 것이여유. 밥은 집사람이 다들 드시라고 넉넉허니 타파그릇에 담아줬으니께 썩썩 비벼서 드셔유.”

 

 


그라문서 호박 썰고 증말루 백합조개를 수북허니 넣고 양파 썰어 넣고 허는디, 좋대유!
가로등과 승합차 불빛에 의지혀서 어두운 디두 요리 잘 허드만유. 드디어 녀석이 씩 웃으문서 검은 봉다리에서 시커먼 것을 뚝 떼어서 넣었시유. 아! 역시 3년 묵은 된장냄새가 이리두…
“좋… 좋은…디?”
“그… 뭔가 상당시럽게 오묘하문서 가히 표현헐 길이 없는 향기가….”
“이것이 정녕 3년 묵은 된장 냄새란 말인가?”
그랬구먼유. 뭔지는 모르겄지만, 상당히 깊이가 있는 냄새였슈! 된장찌개가 끓기 시작허문서 그 오묘하면서 깊이 있는 냄새가 온 신시도 선착장을 뒤덮었지유. 그러나 왠지 숟가락이 가덜 않는 그 기분을 아시겄어유?
“이… 이거… 맛이….”
처음 떠먹은 호이장놈이 고개를 갸웃 허드만유.
“뭐여? 이거… 뭐여?”
뒤이어 떠먹은 총무놈이 얼굴을 찡그리문서 말했시유.
“이거! 똥 냄새여!”
지가 떠먹고는 뱉어 내문서 소리쳤슈! 그려유! 이거이 똥 냄새였슈! 아! 그 조악하고 열악하문서 깊이를 알 수 없는 꾸리한 오묘시런 맛과 냄새라니!
“이 빌어먹을 공업사! 이게 3년 묵은 된장이여? 똥이지?”
지가 숟가락을 패대기 치문서 말했슈!
“그랄 리가 없는디유? 증말루 3년 묵은… 헉!”
한 술 떠먹은 공업사가 기암을 하드만유!
“똥이여! 예미랄! 가만… 그라문… 아까 그 밑밥!”
그랬슈! 이 빌어먹을 공업사가 날도 어둡고 잘 안 보이니께 같은 검은 비니루 봉다리에 담겨 있으니께 헷갈려서 크릴에 섞은 것이 된장이구, 찌개에 넣은 것이 똥인 거지유.
그렇다문 이 똥은 어디서 기어 들어왔을까유?
“아! 그거이… 접때 벌초하러 동생놈 가족들 태우고 가다가… 조카놈이 배 아프다고 혀서 휴게소두 멀고 하니께 봉다리에 싸라고… 그걸 안 버렸구먼!”
호이장놈이 풀 죽은 소리로 털어놓드만유! 결국 아까 낚시가게 주차장서 짐 쏟아지고 한바탕 소동을 부리문서 그눔의 똥 봉다리가 기어들어 온 거지유.
“우짠지… 된장에 종이두 들어 있드라구유.”
공업사가 울먹이며 말했슈. 또다시 신시도 선착장은 우리들의 천하에 없는 가혹한 욕지거리루 도배되었구먼유.
조사님덜두 오래된 밑밥이나 미끼는 쓰덜 마시고 차에다가 똥 봉다리 싣고 댕기지 마셔유! 뭐라구유? 그래서 낚시는 우찌 됐냐구유? 댁들 같으문 똥찌개 먹구 온 바닷가가 된장냄새루 진동허는디서 낚시질 허겄슈?
그냥 왔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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