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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화)

[연재 낚시꽁트 씁새 (301)] 낚시잡썰
낚시 꽁트 씁새

연재 낚시꽁트 씁새 (301)


낚시잡썰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일러스트 이규성



여전히 잘들 계시지유? 낚시도 잘 댕기고 계시지유? 지는 접때 우덜 밴드 놈덜하고 밴드6주년 낚시대회를 댕겨 왔구먼유.
뭐 등수… 이런 거는 궂이 묻덜 마셔유. 안이서 새는 바가지가 밖이루 나간다고 안 새겄슈? 씁새가 그렇지… 워쩌겄슈. 우덜끼리는 몇 등 혔냐, 몇 마리 잡았냐, 이런 남사스런 얘기는 허덜 말기루 해유.
근디, 이 낚시라는   참이루 운복이 좌우하는 겨유. 지난달에는 군산이루 참돔을 댕겨 왔거든유? 그날따라 아침 초장부텀 조진 기분이 들드라구유. 아침에 배에 타는디, 멀쩡헌 구명조끼가 터지는 겨! 예미, 오늘은 조졌거나 대박이다 했지유.
아니나 달러유? 하루 왼종일 입질 한 번이 없는 겨. 내 오른쪽 놈, 왼쪽 놈. 죄다 신나게 잡아 올리는디, 나만 입질이 한 번 없는 겨! 비싼 헤드 죄다 뜯기고, 나풀거리는 타이라바까정 몇 개를 해 처먹었는지 몰러유. 낭중엔 원줄까정 터져 나가드라니께유? 뭔 이런 미칠 일이 있나 싶드라구유.
그 배에서 죄다 한두 마리 이상, 잘 잡은 사람이 7수까정 했는디, 내만 꽝이여… 그 흔헌 놀래미조차도 얼굴을 안 비춰! 개도 안 물어갈 장대새끼도 안 나와! 염병. 워쩌겄어유? 또 다시 군산 어시장과 군산 어민들의 소득증대와 군산시의 경제발전을 위해 참돔 두어 마리 사 들구 집이루 갔지유.
근디, 지가 헐라는 얘기는 낚시 갔다가 꽝치구 괴기 사갔다는 처참시런 얘기가 아녀유. 뭐 웃덜 마셔유. 독자분덜은 안 그려유? 괴기 잡으러 갔다가 꽝 치구서니 어시장서 몇 마리 사간 적 없어유? 없다구 허문 뻥이여.


가심에 손을 얹구 말해봐유. 있쥬? 있을 줄 알았어… 여허튼 우덜 낚시꾼덜이 그렇게 힘들게 낚시를 댕겨유. 괴기 못 잡으문(솔직허니 괴기 못 잡는 날이 더 많지유. 안 그류?) 체면 구기니께 어시장 들려서 내가 잡은 것처럼 들구 집이루 가지유. 그라니께 집이서는 엄칭이 괴기를 잘 잡는 중 알어유. 노바닥 한두 마리는 가져 오니께. 그라문서 동네에 또 소문이 나유.




“저기 말여. 씁새가 접때 괴기 잡으러 가서는 실헌 참돔을 몇 마리 건져 왔다대? 갸가 그래두 괴기는 잘 잡는 모냥여.”
“그러게. 갸는 갈 때마다 잡아오드만. 내가 아는 친구 놈은 노바닥 꽝치구 오는디, 씁새는 곧잘 잡아온다니께? 씁새, 갸는 프로인개벼. 씁새 그놈은 목간통에 낚싯대 던져도 뭔가 잡을 놈이여. 잘 혀.”
인자 이렇게 되문 일이 커지는 겨.
“어이, 씁새! 또 낚시 가는 겨?”
“이번엔 뭐 잡으러 가는 겨?”
동네 친구 놈덜이 은근히 기대를 혀유. 그러다가 운 좋게 대박 나는 날이 있지유. 특히나 주꾸미, 문어 잡으러 갈라치면 은근이가 아니라 대놓고 기대 하는 겨! 그라문 또 잡아 왔으니께 아는 척 허는디 그냥 있을 수 있나유? 쫌 나눠주든가, 집이루 오라혀서 멕여유. 그라다가 또 일이 대구리루 커지는 겨!
“씁새야! 우째 이번 주는 낚시 안 가는감?”
“요즘이 농어가 제철이라는디?”
이 염병헐 놈덜이 아주 제철 괴기를 나보다 더 잘 알어유!
“요즘 참돔은 알 낳구서니 지름기(기름기)가 빠져서는 살이 팍팍 하다대? 참돔보다는 농어가 더 나슨 거 아녀? 민어두 나온다든데?”
이 육시럴 놈덜이 아조 생선박사가 되기 시작혀유. 그라문서, 인자 우덜은 괴기 잡아오는 현대판 노예가 되는 겨.
“우치키. 날이 풀리니께 낚시 가야지?”
“남해 쪽이루 한치가 바글바글허다대?”
이 정도 되문 도망친 노예 잡으러 댕기는 추노꾼들이여. 대놓고 괴기 잡아와서 날 좀 멕여 달라, 이거지유. 개놈덜!
그려두 여기까정은 참을 만혀유. 일이 커지다 못해 조지나 커지문 우찌 되는 줄 알어유?
“이런!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대? 서해 쪽이루 풍랑주의보 떨어질 것 같은디?”
“그나마 남쪽이루는 일기가 좋은개벼. 낚시 갈라문 서쪽 보다는 남쪽이루 가야 쓸 거여.”
아시지유? 이 촘만놈덜이 아주 기상청 예보관이여. 주말에 전국적이루 비 오구 천둥 번개 때린다구 허문 나보다 더 안타까워 허는 겨!
쯧쯧. 저 머슴 놈이 물괴기를 잡아와야 회라도 함 첨 먹을 것인디, 날씨가 안 도와주네…
뭐 이런 거지유. 이 지랄허니께 우덜이 괴기 못 잡으문 거금 들여서 수산시장서 괴기 사가는 겨. 우덜이 잡은 것처럼 허구서니.
그라문 떳떳허니 ‘오늘은 꽝 쳤다’ 이러구 당당히 말을 왜 못허냐? 이라시는 분이 계시지유?
그라문 우치키 되는 중 아셔유?
“저기 씁새 말여. 갸가 낚시 곶잘 허는 중 알았더니 허당이여. 괜히 폼이루 낚싯대 들구 댕기지 알고보문 개털이여.”
“그렇다니께. 갸가 실력도 없는디 지 잘난 척 허니라고 주말마다 낚시를 댕기는개벼. 실력은 쥐뿔도 없는 놈이. 씁새, 갸는 양어장에 데려다 놔두 괴기는 한 마리두 못 잡을 놈여.”
“아녀, 아녀. 씁새 저 놈이 주말마다 낚시 가는 척 허문서 딴짓거리 하러 댕기는지도 몰러. 워낙 갸가 음흉시런 놈이라 뭔 짓을 허는 중 우치키 알겄어?”
“그러게… 심히 심각헌디? 갸가 집이 두 채라는 소문도 있드만? 다른 말로 허문… 딴 집 살림?”
이쯤 되면 인생 조지는 겨유. 졸지에 ‘사랑과 전쟁’ 찍는 것이고, 개막장 아침드라마 찍는 것이지유. 없는 애두 만드는 게 소문이니께… 이라니 괴기 못 잡으문 뭐라도 사 들고 들어가서 처 멕여야 하는 겨유. 개막장 안될라문. 개놈덜이 거금 들여서 사온 괴기 처벅처벅 처 먹음서니.
“역시 고기가 싱싱혀!”
“암만, 자연산인디. 그래도 씁새가 있으니께 우덜이 이리 싱싱시런 회를 주말마다 먹을 수 있는 겨.”
“맛난디? 입이서 녹는디?”
“그니께 이 괴기가 좀 전까정 바다 속이서 날라댕기던 놈 아녀? 역시 맛이 틀리다니께!”


예미랄 놈덜아! 그 괴기는 수족관이서 몇 날 며칠을 갇혀 있던 놈인지 내두 몰러! 여기까정 말씀드리문 몇몇 독자님덜 중에는 ‘내 얘기네…’ 이라문서 한숨 팍팍 내지르는 분이 있을 껴. 괜찮어유, 워니 낚시꾼덜이 그런 겨유.



한 마리 잡았으문 열 마리 잡았다구 허고, 30센티짜리 잡았으문 90짜리 대물 잡았다구 허는 게 우덜 아녀유? 인자 이 지경이 되문 슬슬 부애가 나기 시작허지유. 일 잘 허는 머슴두 노바닥 일만 시키문 주인 놈헌티 대드는 겨.
그려서 주인 놈덜이 머슴 일도 시키고, 부애 나는 거 달래주니라고 건너 마을 언년이허고 백년가약을 맺어 주는 겨, 안 그려유? 마찬가지로 우덜은 뱃삯에 차비에 미끼에 장비 값까정 깨져 나가는디 이 얌통머리 가출한 놈덜은 또박 또박 받아 처먹는다 말이지유.
게다가 우리 집사람이 손이 커유. 지가 소갈머리가 별로 없는 민 대머리라 문어 주꾸미 갑오징어 같은 비늘 없는 빤빤이들을 좋아혀유.
그려서 그 시즌이 오문 일박이일로 줄창 댕기거든유? 죽어라 잡아오문, 마누라가 죄다 퍼 주는 겨. 결국은 퍼 주고, 멕여주고, 나는 개털 되고… 그리 잡아다가(사다가) 멕이문 최소한 낚시 갈 때 뭔 미끼 값이라도 허라고 밑천이나 대주든가! 이건 그것도 없어유.
츰이는 괴기 잡아다가 집이루 불러서 멕이문 알아서 비싼 술도 사오고, 간단한 안주도 맹길어 오구 했거든유? 마누라가 문어나 주꾸미를 소형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주문, 되돌려 올 때마다 아이스박스에 이것저것 담겨서 왔거든유?
근디, 이 촘만것들이 인자는 슬슬 양반본색을 들어내는 겨. 양주가 맥주가 되드만 인자는 쏘주여! 아이스박스엔 다 녹은 아이스팩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아예 씁새 놈은 괴기 잡아다가 멕여주는 상머슴이 된 거지유.
독자님덜 중에 아들 놈 잘 키워서 낚시꾼 맹길라고 생각허시는 분덜들 많으실 껴. 허지 마셔유! 잘 키운 아들 놈, 돈 날라가서 개털 되든가, 아니문 사랑과 전쟁 찍을 수 있으니께.
이 글 읽는 초짜님덜두 잘 생각허셔유. 이웃 놈덜과 말 섞지 말던가 낚시 댕긴다고 광고하지 마셔유. 몰래 댕겨! 낚싯대 위장하고! 안 그러문 나처럼 추노꾼들에게 쫓기는 상머슴 되든가, 개막장 아침드라마의 천 번을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을 두 집 살림허는 주인공 되는 겨!
낚시는 인생에 해로운 겨! 어지께는 퇴근 허문서 주차장에 차를 대는디, 홍근이 놈이 오대유(홍근이-우리 아파트 정문 상가에서 수학쌤 허는 놈. 지 마누라헌티 가슴이 겸손하게 늘어졌다고 했다가 복날 개 터지듯 작살난 놈)?
“성님! 이번 주에 한치 잡으러 간다대유? 여수로 간다드만.”
“얼레? 니놈은 내 스토커여? 우치키 그리 세밀시럽게 잘 알고 있는 겨?”
“형수님이 그라드만요. 이번 일요일에 한치 잡으러 여수 간다고.”
염병… 승질대로 허문 낚시 간다고 뻥치문서 두 집 살림을… 허이구 내 주제에… 한치낚시는 츰이라, 전용대 사고 이카메탈인지 지랄인지 사고, 수심 체크릴 사고, 슷테인지 지랄인지도 사고 돈이 부지기수로 깨져 나갔는디, 또 상머슴 될 것 같어유. 분명히 홍근이 놈버텀, 온 동네 친구놈덜이 눈알 반짝이문서 대기하고 있을 껴. 제대로 못 잡으문 그야말로 집문서 나올 수도 있어유.
낚시… 인생에 해로운 겨. 상머슴은 되지 마셔유… 염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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