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연재 낚시꽁트 씁새 (300)
연재 300회를 자축하며
50년 낚시춘추 문간방살이 25년
대한민국의 낚시를 사랑허시는 4천만 낚시인 여러분, 가내 무고허시쥬? 우치키, 낚시는 좀 다녀들 오셨슈? 지는 접때 삼천포루 갑오징어 갔다가 오뉴월에 개 떨 듯 떨었슈. 5월 초인디두 드러지게 춥드만유. 그 전전날부터 기온이 내려가드만, 동해 쪽이루는 대설주의보까정 떨어진 날이였어유.
그려서 갑오징어는 좀 잡았냐구유? 뭔 소리를 허시는 겨유? 4천만 낚시인덜이 허는 소리 못 들었슈? “봄 갑이는 정신건강에 해롭다!” 하루죙일 고생혀서는 겨우 한 마리 잡고는, 삼천포 어민들과 수산시장의 번영을 위하여 수산시장에서 몇 마리 사가지구 왔구먼유(누구나 그러하드끼 집에는 지가 잡은 것이라고…)
그게 그려유. 우덜이 괴기를 많이 잡겄다구 난리를 칠 것이 아니라, 어민보호와 수산시장의 번영을 위하여 대충 잡고는 괴기를 사오는,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허는 참이로 슬기로운 낚시인으로 거듭나야 허는 것 아니겄어유(이건 무슨 개소리여?)?
여허튼! 지가 허고 싶은 얘기는 정신건강에 해로운 봄 갑오징어 얘기가 아니고! 드디어 허접시럽고도 알아봐야 쓸데없는 신경 쓰이고 잡스러운(알쓸신잡) 씁새가 결국은 300회라는 무지막지스러운 연재 횟수를 기록했다는 얘기구먼유!
이것은 실로 25년이라는 유구헌 시절을 우리 독자님덜을 웃겨보고자 몸부림 친 결과이며, 그야말로 낚시 꽁트계의 한 획을 긋는 심히 축하해 마지않을 일이라고 생각헙니다. 우째 기네스북이라던지 이런 곳에 최장 연재물로 등재되지는 않을지… 조심스럽게 궁금스러워 해 봅니다.
또한, 다른 의미로는 그저 ‘씁새’라는 되도 않는 놈의 헛짓거리를 그야말로 역사적 전통을 자랑허는 한국 낚시계의 버팀목인 ‘낚시춘추’라는 고고한 잡지의 한 귀퉁이를 낼름 파먹으며 기생충처럼 25년을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그야말로 씁새라는 뜻이기도 허지유(이따위 웃기고 자빠진 꽁트를 낚시춘추서 왜 그냥 내비두는지… 참… 그것도 요상시러워유…)
여허튼, 300회여유. 그 왕가슴 불룩거리는 스파르타의 300명 근육덩어리들이 천만 페르시아 군을 요절내는 바로 그 영화와도 똑같은 300여유. 그렇다고 지가 왕가슴 스파르타이고, 낚시춘추가 페르시아의 천만군대라는 뜻은 아녀유. 그저 그렇다는 것이지유.
그려서 이번 회에서는 그저 열심히 떠들어 댄 중에도 못 다헌 얘기덜을 풀어보겄구먼유. 아마도 열혈 독자님덜은 이미 올 초에 낚시춘추 기념사를 통해 제 얘기는 많이 들으셨을 거니께 그 외로 낚시를 다니문서 만났던 분덜이 궁금해 허시던 얘기를 허심탄회허니 풀어 보겄어유.
첫 번째로 씁새라는 글을 300회, 25년을 쓰다보문 열혈 독자님덜을 만나기도 허고 인기가 쫌 있지 않겠는가?
한마디로 개뿔여유! 언놈이 씁새라면 알아주남유? 그런 때도 있긴 했었슈. 한 10여 년 전에만 혀도 지금처럼 인터넷도 그리 보편적이지 않아서 낚시 지식이나 조황 소식을 알라문 낚시춘추가 최고였지유. 그러다 보니께 낚시춘추 한 귀퉁이서 문간방살이 허는 씁새도 인기가 꽤 있었지유. 어디고 낚시점 가서 씁새라고 허문 낚시점 사장님덜이 반갑게 맞이허고, 그… 사인도 좀 날리고 했었슈. 그때 가짜 씁새도 있었다니께유? 언놈이 남해의 큰 낚시점 와서는 떡 허니 제 행세를 허문서 사인 휘갈리고는 낚시용품을 싸게 가져갔대는겨!
여튼 그런 놈의 인기가 요즘은 시쳇말로 개털여유. 오죽허문 지가 자주 동출(동행출조)허는 대전의 텐피싱 밴드 놈덜두 씁새라구 허문 그냥 별명(아이디)인중 알어유. 낚시춘추라는 유명시런 잡지에 글 쓴다구 허문 “오! 그려유?” 그러고 끝이여. 나뿐놈덜!
300회! 25년을 한결같이 웃기려고 발버둥치는 씁새여, 내가! 텐피싱에 23살짜리 회원도 있어! 그놈이 지 아부지 뱃속에서 올챙이로 꼼지락 거릴 때 내가 낚시춘추라는 유명잡지에 글 쓰던 놈이여, 내가! 느그 아부지 낚시 쫌 허재? 내가 느그 아부지랑 임마, 낚시를 갔었을 수도 있어. 느그 아부지 내보다 나이 즉제? 내가 인마, 느그 아부지 낚시를 가르쳐 줬을 수도 있어! 느그 아부지 낚시춘추라는 잡지 한번이라도 봤제? 그라문 느그 아부지가 씁새라는 글 보구서 떼굴떼굴 굴러다녔을 수도 있어, 임마! 내가 그 씁새여! 오만 잡것들!
일러스트 이규성
두 번째로 300회를 썼으문 얘깃거리 다 떨어진 거 아니냐?
누구나 저마다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가 자서전 한 권은 된다고 생각허지유? 그만큼 누구나 지나온 얘기덜이 수북허다는 것이지유. 더구나 우리 낚시인들이라면 포목절도 헐 이야기들 한 보따리씩은 지니고 있지 않나유? 저는 낚시인생 55년 동안 겨우 300번만 얘기 드린 거여유. 안적도 헐 얘기 많어유. 소양강 귀신얘기 버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서 경찰허고 밤새 낚시 얘기 헌 것 버텀, 격포 형제섬 옆이 무인도서 이틀 동안 고립된 얘기버텀. 그 외에 짧막헌 얘기까정 헐라문 1000회는 써야 헐 거여유. 벽에다가 똥칠 허문서까정 써두 못 다 쓸껴!
그니께 다른 얘기로는 주구장창 낚시춘추의 아까운 지면을 갉아먹겄다는 배짱이지유, 암먼! 아마도 채 쓰지 못한 짧은 이야기와 차마 순화시켜야만 들려드릴 이야기와 해서는 안 될 이야기, 그리고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면 들으실만허실 껴유. 앞이루 차차 순화시키문서 들려 드리겠구먼유.
세 번째로 낚시실력이 어느정도냐?
뭐… 지는 그래유. 낚시 실력이 1년 헌 놈이나 10년 헌 놈이나 거기서 거기 아닌가유? 낚싯대 생전 처음 만져보는 놈이 대물잡는 것이 낚시여유. 낚시라는 게 해가 갈수록이 어렵다고들 허잖여유? 3년 전에 조카(초딩 2학년) 놈하고 무창포루 주꾸미 낚시를 갔었는디, 지가 큰아빠 보담 많이 잡으문 10만원을 주겄다고 했그덩유? 조카 놈이 그때 첨이루 배낚시 한겨!
선상낚시가 뭔지, 베이트 릴이 뭔지, 주꾸미가 뭔지두 모르는 놈인디, 야가 실지루 지보담 더 잘 잡드라구유? 하물며 조카 놈은 배멀미 하니라고 선실에 누워 있다가 나와서 잡고, 또 들어가서 누워 있다가 나와서 잡으문서 지보다 잘 잡는 겨! 염병… 워디 가서 쫌 잡는다는 소리는 그 담부텀 해보덜 안 했어유.
괴기가 지천인 양어장에 가문 초짜던 고수던 잘 잡는겨! 그러고 목간통에 찌 드리우문 고수 아니라 고수의 할애비가 낚시혀두 안 잽히는겨! 괴기가 있어야 잡지! 안 그려유? 워디 가서 낚시 실력 뽐내문 큰일 나는 겨. 그러구 요즘 젊은 것덜이 우덜 낡은이덜 보담 더 잘혀! 야덜이 새 장비에 대헌 이해도 빠르구, 배우는 속도두 빨러유. 거기다가 무신 신상 장비루 무장을 허고 댕겨! 그저 낚시 오래 혔다구 까불문… 다쳐!
오해하덜 마셔유. 지가 낚시 실력이 젬병이라서 이리 주절주절 변명허는 거 아녀유. 지두 잘 잡는다니께유? 고기만 많아봐유. 엄칭이 잘 잡지.
말이 나온 김에 괴기를 우리나라서 가장 잘 잡는 사람덜이 누군지 아셔유? 배 선장덜두 입을 모아 실력 좋고, 어복 좋다고 얘기허는 사람덜. 바로 어제 온 사람덜여유!
“캬… 어제는 증말루 괴기 잘 나와서 낚시 온 양반덜 쿨러 다 채웠는디, 오늘은 이상허게 안 나오네? 어제는 잘 나왔는디?”
예미… 노바닥 어제는 잘 나왔대. 그니께 괴기 잘 잡고, 고수 소리를 들을라문 어제 갔어야해유. 맨날 오늘 가니께 괴기를 못 잡지.
네 번째로 낚시 장르가 뭐냐?
장르? 그딴 거 없어유. 민물이던 갯바위던, 강이던, 선상이던 닥치는 대로 허구 댕겨유. 저수지로 가문 새벽안개에 고요허니 떠있는 케미라이트 보는 맛과, 새벽이슬을 뚫고 올라오는 찌올림도 좋고유. 갯바위에 서면 들이치는 파도를 맞으문서 감생이 한 마리 끌어 올리는 쾌감도 좋구유. 강이루 가문 피라미나 누치의 앙탈거림이 손끝을 때리는 짜릿한 맛이 좋구유. 배에 올라서면 이른 아침에 섬 사이로 올라오는 붉은 해를 보는 맛이 감동이지유. 이런 맛에 쉬는 날이면 낚싯대 들고 나서는 것 아니겄어유?
그러구 보문 우리 낚시인덜은 복 받은 겨. 삼면이 바다루 둘러 쌓이고, 조금만 나가문 강이있고, 저수지가 있잖여유? 대도시 빼구유.
다섯 번째로 개차반낚시회가 뭐냐?
이건 지가 누누이 설명을 드렸구먼유. 마음 잘 맞는 동네 놈덜 4명이서(그 중엔 지하고 같은 핵교 댕긴 동창 놈도 있구유.) 맹긴 거여유. 어느날 그래도 뭉쳐서 낚시 댕기는데, 그럴듯한 낚시회 명칭은 있어야 허지 않겠는가, 혀서 대충 맹길었슈. 하도 사고치구 댕겨서 개차반이라고. 근디 회원 놈들이 안 늘어유.
우리 개차반을 거쳐간 놈덜은 무지 많어유. 거시기도 있었고, 조지라는 미국 놈도 있었고, 딸딸이, 경운기부터 애써 잡은 감생이 비늘 쳐서 바다에 던졌다가 죽음의 위기에 놓였던 든적시런 놈도 있었고, 슈퍼 주인 놈, 마누라헌티 두들겨 맞던 쌀가게 놈, 지 마누라 가슴을 보구 겸손하게 늘어졌다고 했다가 뒤지게 터진 홍근이 놈도 있었고. 엄칭이 많지유. 그 중에 거시기만 자주 출몰하다가 지금은 지방이루 파견 나가서 우리와 어울리지는 못하네유.
뭐, 대충 사고나 치고, 뭐 재미난 일 없을까 기웃거리는 놈덜이 개차반낚시회 놈덜여유. 열심히 떠들다 보니께 300회 인사를 마치게 되었구먼유. 우리 낚시인 여러분덜, 느닷없이 창궐한 코로나라는 돌림병 조심하시구유, 안전시럽게 낚시댕기셔유. 그러다가 워디서 씁새라는 놈 만나문 반갑게 인사 나눠유.
지가 낚시춘추에 무려 25년을! 300회라는 경이로운 연재를 써서 낚시춘추의 아까운 지면을 말아먹고 있는 씁새여유! 다음 얘기는 또 워떤 얘기로 웃겨드려야 할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