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광장

사이드메뉴
이전으로
찾기

(144화)

[연재 낚시꽁트 씁새 (297)]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낚시 꽁트 씁새

연재 낚시꽁트 씁새 (297)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일러스트 이규성


독자 여러분들, 안녕하시지유? 그놈의 코로나인지 허는 역병 때미 여간 깝깝시럽고 심히 불편허실 거여유. 그려두 지깐놈이 원젠가는 물러나것지유. 그때 되문 또 신나게, 넘덜 눈치 보지 말고, 신나게, 마냥 신나게 낚시 다니자구유.
아! 지는 씁새가 아니구유, 호이장놈여유. 호이장놈. 오늘은 지가 씁새놈의 드럽구두 든적시럼서 황당시런 얘기를 들려드릴려구 허는구먼유. 그게유, 많이 드러우니께, 식사 중이시거나, 입에 뭔가 씹고 계시다문… 다 드신 후에 읽어주셔유. 많이 드러워유.
근디… 슬퍼. 많이 슬퍼유. 에, 그게 그러니께 지난 달이었어유. 아시다시피, 씁새가 우덜 개차반낚시회 말구 또 다른 낚시밴드에 회원놈이루 있거든유? 씁새놈이 거기서는 맥을 못 추는개벼. 회원놈이랴, 회원놈. 우덜헌티는 지가 명예호이장이라구 지랄 염병을 허문서, 거기서는 회원놈이여유.
든적시런 놈. 여허튼 그 낚시밴드서 완도루다가 열기를 잡으러 간다구 허드라구유. 물론, 지허구 회원놈, 총무놈은 다른 일도 있었고, 날도 추운디 바닷바람에 싸다구 맞음서 낚시허기는 싫드라구유. 그러구 약간의 사정이 있어서 우덜은 씁새가 가입헌 낚시밴드에 가입을 안 했어유. 그려서 씁새만 그 밴드회원들과 가게 된 거지유. 며칠 드러지게 춥고, 눈도 오구 허드만, 씁새가 낚시 떠나는 날엔 심히 날씨가 좋드라구유. 역시나 씁새놈은 열기낚시 간다고 아조 좋아서 난리를 쳤지유.
“알어? 니놈덜이 열기 태우는 광경을 보기나 혔어? 겨울만 되문 동면 허니라구 뭔 낚시를 댕겨야 열기꽃이 피는걸 보지? 열기 알어? 니놈덜은 토요일 밤의 열기나 알지, 남해 열기를 알겄냐? 바늘 열 개에 바늘 하나당, 한 마리씩. 열 마리가 주루룩 달려 올라오문, 이건 환상이여! 스펙타클허문서 서스펜스허문서, 판타스틱 그 자체여!”
“염병! 아조 바다 속에 들어가서 깨춤을 춰라, 이놈아! 우덜두 열기낚시는 해봤어, 이 촘만 놈은 온 시상에 지만 다 헐 줄 아는개벼!”
뭐, 그리 얘기했지만… 부럽긴 혔어유. 바늘마다 열기들이 매달려 올라오는 광경은 증말루 판타스틱허지유. 같이 가고는 싶었지만, 뭐… 그렇다고유. 같이 가고는 싶었다구유. 여허튼 완도루다 열기낚시 가는 날이 되었지유.
그날 밤 12시에 밴드에서 대여한 관광버스가 있는 대전 변두리의 한 곳(씁새놈의 강력한 반발로 어디인지는 알려드리지 못허겠네유. 왜 장소까정 알려드리지 못 허는지는 읽어 보시문 자연적이루 알게 되실 거여유.)으로 씁새 혼자 자가용을 몰고 떠나게 되었지유. 그 장소서 집합혀서는 버스타고 완도루 가는 거지유.
마침, 그날 저녁에 씁새놈의 지 마나님허고 피자를 시켜 먹었다드만유. 근디, 집이서 채비를 준비허는디, 자꾸 배가 더부룩 허드란 겨. 콜라두 한 병이나 처 먹었는디 배가 영 더부룩 시럽고 심각시럽게 불편했다드만유. 그렇다구 화장실에 가서 앉아 있어두 뭐가 나올 소식은 없었지유. 그려서 뭔 일이 있겄는가 싶어서 차를 몰구 일찌감치 모임 장소루 떠났대유.



별일 없이 밤 11시쯤 도착해서 보니께, 버스는 안적 안 왔는디, 회원덜 몇이서 아이스박스를 펼쳐놓고는 가볍게 맥주를 한 캔씩 허구 있는겨. 서로 인사를 나누고는 씁새두 건네주는 맥주를 한 캔 마셨지유.
이리저리 떠들다 보니께 타고 갈 버스가 도착했대유. 그려서 자기 차에 가서는 낚시짐을 빼 올라고 일어서는디 드디어 뱃속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한 겨유!
“왐마! 이건 급똥이다!”
심상치 않음을 알아챈 씁새가 황망히 근처의 화장실을 찾기 시작했지유. 마침 그 장소에 대형 마트가 있었그던유. 그려서 당연히 화장실이 열려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지유. 안적 버스 출발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기에 괄약근에 잔뜩 힘을 주고는 화장실로 달려갔지유.
시상은 지 맘대루 안 되는겨. 그 늦은 시간에 마트가 문을 닫았는디, 언놈이 마트 화장실을 열어두겄슈? 임꺽정이가 두들겨 패두 안 열릴 만큼 단단히 닫혀 있는 겨유.
괄약근은 이미 반쯤 열리기 시작했지유. 마지막 기대를 하문서 근처에 편의점을 찾기 시작했대유. 근디, 이짝 동네가 워낙이 외진 곳이고 거의 벌판에 대형 마트만 덜렁 서있는 곳인지라, 편의점이 없는 곳이여유. 작은 건물들 몇 개가 있고, 작은 식당 몇 개, 그러고 2, 3층 주택이 있는 심히 한적스러운 곳이지유.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문서 괄약근을 강력하게 비집고 든적시런 놈이 얼굴을 내밀라고 허는 겨유. 거의 막바지에 도달한 거지유. 그리고 문득! 씁새의 머릿속에 휴지가 생각나드래유. 어둑시럽고 한적시런 곳이니께 구석진 곳에서 급히 해결한다 하더라도, 뒤처리가 걱정이 된 거지유.
휴지를 사기 위해 벌어지는 괄약근에 있는 힘을 다 주문서 편의점을 찾는디, 뵈덜 않어. 보였어두 그 늦은 시간까정 손님도 없고, 행인덜두 없는 그 동네에서 문을 열었겄슈? 그려두 우치키든 안간힘을 쓰문서 찾아다니는디, 아아… 아차 하는 순간에 괄약근이 힘을 놓아버리고, 주르륵 급똥이 팬티를 가득 채운 겨유!
“염병… 삼각팬티를 입을 걸…”
그때의 씁새 생각이었대유. 트렁크 팬티를 입어서 그대루 급똥이 널널헌 사각팬티를 지나서 바지 사이로 흐르게 된 거지유. 어쩌겄슈? 그대로 어기적 거리문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니께, 식당 사이로 작은 공터가 보이드래유. 그대로 축축해지는 바지를 부여잡고 그리 갔지유. 너무 급한지라 공터에 불이 켜져 있는 것도 아랑곳 않고 좁은 구석으로 들어가서는 남은 잔변을 처리하고 바지를 벗었대유.
그리고 이미 초토화 되어버린 팬티를 벗어서는 그래도 마른 부분으로 괄약근의 방어 실패로 심각히 젖어버린 엉덩이와 넓적다리를 닦았다는구먼유. 팬티는 당연히 구석에 버리고는, 잔변들로 젖어버린 바지를 입었지유.
갑자기 눈물이 핑 돌드래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고, 시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대유. 요새 애덜 말루다가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온 거지유. 그러고 이제는 휴지가 아니라 물티슈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나섰대유. 역시 한참을 돌아다녀도 편의점은 보이지 않았지유. 이미 버스 출발시간이 다 되어버렸구유.
“물티슈라도 사서는 아랫도리도 닦고, 분변으로 얼룩진 바지도 닦아야 허는디… 그래도 이 냄새는 날껴… 혹시… 낚시가방에 있는 우비를 위에 입으문… 냄새는 안 날라나… 그나저나 저 식당헌티 미안헌디… 버스가 날이 추우니께 히터를 틀을 틴디… 그라문 심각허게 냄새가 버스 안을 진동헐 것인디… 축축해서 낚시를 헐 수 있을라나… 내가 맡어두 이리 냄새가 진동허는디…”
우치키든 낚시는 가야겄다고 잔머리를 굴려봐두 뾰족한 수가 안 나드라는겨유. 결국 씁새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휴대폰을 들었지유.




“총무… 그려… 나여… 워디 갔냐고? 으응… 그 집이서… 급헌 일이 생겼다구… 응. 그려. 우쩌겄어… 나는 못 갈 것 같으네. 헐 수 없지. 선비, 회비 죄다 까먹는 거지… 그려… 많이… 내 몫까정 잡아와… 그려.”
울먹이며 골목에 서 있는 씁새의 앞 큰길로 회원들을 실은 버스가 지나가드라네유. 그러고는 씁새의 얼굴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지유.
“인자 늙었내벼. 괄약근 조절도 안되구… 똥이나 내 깔기는 늙은이루 변해버린 겨… 안적두 한창이라구 그리 설치구 다녔어두 세월은 감당이 안 되누먼… 언제 이리 세월이 흐른 겨… 이 넓은 대로에 중 늙은이가 홀로 서있구먼….”
입술을 비집고 끅끅 거리는 울음이 터져 나오고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대유. 친구들과 신나게 낚시하던 지난날이 스쳐지나가고 눈부셨던 젊은 시절이 꿈처럼 느껴진  거지유. 한마디로 세상의 허망함을 느낀 겨유.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자신의 자가용으로 어기적거리며 걸었지유.
차 한 대 안 다니는 넓은 도로. 훤히 켜져 있는 가로등들. 간간이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 쓸쓸히 축축하고 차가워지는 바지를 부여잡고 간신히 자가용으로 돌아온 씁새가 차문을 열고는 조심스럽게 운전석에 앉았는디…
와암마! 아… 조수석 문 옆의 포켓에! 포켓에! 떡허니 물티슈가! 그것도 두꺼운 물티슈가 무려 두 개나 꽂혀있는 겨유! 게다가 운전석 문의 포켓에는 여행용 화장지가 무려 세 개나 꽂혀있는 겨유!
그러더니 갑자기 생각이 났대유! 뒷좌석에 그제 회사서 받은 겨울용 트레이닝복이! 두툼한 트레이닝복이 뜯지도 않은 채로, 포장 그대로 던져져있다는 것을! 그러고 씁새가 차를 대놓은 바로 옆에 우거진 풀숲이 있다는 것! 갑자기 찾아온 급똥으로 제대로 상황파악을 못한 거여유.
“우아아아아아! 안 돼! 이럴 수는 없는 겨!”
씁새가 그대로 차문을 박차고 나와서는 빈 도로에 대고 소리쳤지유!
“우어어! 이건 꿈이여! 시상이 이럴 수는 없는 겨! 대체 나헌티 왜 이러는 거냐고!”
이제는 마구 꺽꺽 울어대며 거의 통곡하다시피 고래고래 소리쳤대유. 한참을 소리치며 통곡하던 씁새가 정신을 차리고는 생각했지유.
“이제라도 버스를 쫒아가볼까? 그냥 완도루 달려가볼까?” 
하지만 죽은 자식 불알잡기지유. 이미 그러기에는 씁새의 허망함이 기운을 쭉 뺀 상태였어유. 쓸쓸함과 허망함과 자신에 대한 책망과 처량함과 슬픔과 황당함으로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씁새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의 라디오에서 나훈아님의 그 노래가 흘러나온 겨유.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그려서 이번 일로 씁새가 자신을 알게 되고, 정신도 차렸냐구유? 진즉에 씁새놈이 정신 차렸으면 머리 깎고 산이루 들어갔을 거여유. 소크라테스 형 아니라 막스, 헤겔, 하이데거 등등 내노라 허는 철학자덜 죄다 쫓아와두 씁새놈은 못 말려유. 분명히 조만간 또 사고치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게 될 거여유. 그냥 지지리 못난 놈이 급똥 싼 얘기일 뿐여유. 너 자신을 알라? 개뿔! <끝>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