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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화)

[연재_낚시꽁트 씁새(295)] 갑자기 납량특집(하)
낚시 꽁트 씁새
[연재_낚시꽁트 씁새(295)]

 

갑자기 납량특집(하)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우치키 해유?
샤워하다말고는 그대루 알몸이루 뛰쳐나갔지유.
“여보셔유?”
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화가 끊기대유? 뭔일이랴? 싶어서 카운타로 전화를 해볼까 허다가 그냥 다시 씻으러 들어 갔어유. 그러고는 막 머리를 감는디, 또 전화가 오는겨! 염병! 언놈이 지가 목간허는 걸 쳐다 보문서 전화루 장난질 허는가 싶드라구유? 또 뛰어 나갔어유!
“여보셔유?”
그담은 독자님덜두 아시드키 전화가 또 끊기는겨! 아놔… 우라질! 그려서 0번 눌러서는 카운타로 전화를 혔어유. 뭔 용건이 있으문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때까정은 지달리는 것이 예의 아녀유? 어디서 배워먹은 씁새 같은 짓이래유? 
근디… 월레? 카운타서 전화를 안 받네? 그라문 이 전화가 워디 외부서 온 거래유? 씁새나 친구 놈덜이 이 모텔의 전화번호를 알아서 했겄슈? 난감시러워서 한참을 있다가 다시 샤워를 하러 들어갔구먼유.
그라구는 거의 목간이 끝나가는디, 독자님덜 예상허드키 또 전화가 오는 겨유. 염병헐! 그려서 이번에는 전화벨이 울리던 말던 느긋허니 목간을 끝내고 나갔지유. 여전히 울리는 겨. 결국은 수화기를 잡으려고 허니께 독자님덜의 예상대루 전화가 끊기드만유. 오만가지 욕을 내뱉으면서 옷을 입고는 3층에서 1층까지 내려갔어유. 대체 뭔 용건이루 전화질을 해대는지 따져봐야겠드만유.
근디… 없어!
카운터에 사람이 없어유! 그때 시간이 11시 가까이 됐거든유? 카운터에 불은 켜 있는디, 사람이 없어유. 여전히 모텔은 기분 나쁜 분위기 그대로고유. 한참을 불러 보다가는 다시 3층으로 올라가는디, 츰에 들어올 때보다 더 을씨년시러운 겨유. 무슨 폐가나 흉가를 들어가는 듯한 서늘한 기분이 막 돌아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대유? 어쩌면 내일 낚시를 못 갈지도 모른다. 또는 TV서 ‘개차반낚시회 총무, 폐 모텔에서 자빠져 자다가 원인모를 사망’ 이런 뉴스가 나갈 것도 같구유. 뭐 이런 소리 헌다고 독자님덜이 ‘개 뻥 치시네. 모텔에서 하루 잤다구 뒤지문, 시상에 사람덜이 남아나겄어? 우치키 나잇살이나 처먹음서 안적두 겁이 그리 많은 겨?’ 이라시겠지유.

 

 

 

 


허지만 그 당시의 지 상황을 똑같이 당허문 그란 얘기 못 허실껴, 암만. 3층 복도를 걸어서 내 방으로 가는 길이 유난히 음침시럽더만유. 그러고 또 내 방이서 전화벨이 울리고 있드라구유. 그러고는 방문을 열자마자 전화벨이 끊겼어유.
뭔 만화 같은 얘기냐구 허시겄지만, 증말루 요상시럽드라구유. 그눔의 만화 같은 얘기가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거잖여유. 결국은 승질이 터져서 전화선을 빼 버렸슈! 벌어지는 일이 황당하고 요상시럽지만, 터져 나오는 승질은 어쩌지 못하겠더라구유. 모텔에 오문서 사온 맥주허고 김밥, 그러고 이것저것 먹음서나 TV를 보는디, 울컥 ‘이게 뭔 짓인가? 허는 생각이 들드만유.
TV에는 눈이 가 있어도 뭔 소리를 허는지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오고 그저 멍하니 쳐다보는 거지유.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준비허고 선착장이루 나갈라문 빨리 자야겄다 싶은디, 잠도 안 오는 겨유.
억지로라도 자야겄다 싶어서 먹던 것들 한 쪽으로 치우고는 방에 불을 그대로 켜 놓은 채로 침대로 들어갔어유. 휴대폰의 시계도 새벽 4시로 맞춰놓고, 얼핏 잠이 들어나 싶었지유. 그러다가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어유! 분명히 지 방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는 겨유!
“누구여유?”
놀라서 소리쳤는디, 아무 대꾸도 없는겨!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눕는디, 정확하게 노크 소리가 또 들리는 겨유!
“누구냐니께!”
이번에는 더 큰 소리로 물었지유! 아무 소리두 없어유. 뭐, 대충 공포영화나 그런 거 보문 이 상황에서 귀신이나, 범인이 대답허는 거 봤어유? 한참을 방문을 노려 봤는디, 그 이후로는 노크 소리가 들리덜 않드만유.
그때부텀 점점 무서워지드만유. 어쩌면 아침에 일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대전의 가족들 얼굴, 친구 놈덜 얼굴이 막 떠오르는 겨유. 이미 잠은 다 잤는가 싶었어유.
꺼두었던 TV를 켜고는 볼륨을 한껏 올려놨어유. 그렇게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는 시끄러운 TV소리를 귀에 때려 담으면서 또 깜빡 잠이 들었나봐유.
뭔가 침대가 묵직시럽다는 느낌이 들어서는 눈을 떴는디, 방이 어둡드라구유? 분명히 방의 불도 다 켜고, TV도 가장 시끄러운 전쟁영화를 틀어 놨는디, 방은 어둡고 TV는 어느새 꺼졌는지 방안이 조용하드라구유.
그러고 내 등 뒤에서 뭔가 뒤척이는 느낌이 들드라구유. 뭐지? 뭐지? 하문서 몸을 돌렸어유. 얼레? 이 요상시런 상황은 또 뭐래유? 지 옆에서! 지 침대에서 씁새가 자고 있는 겨! 순간! ‘이 놈이 왜 여기있지?’ 하는 생각과 ‘이놈이 나하고 내일 낚시 갈라고 밤길을 달려서 왔는가?’ 싶었어유. 만나면 욕지거리 뱉어가문서 사고나 치고, 으르렁 대지만, 뭐 따져 보문 이만한 친구덜두 없지 안남유?
지가 혼자서 외로이 낚시를 간다니께 낮에 문어 잡으러 갔다 와서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대전서 삼천포까정 밤길을 달려오다니… 기특한… 새… 끼…?
그… 그러면, 이 씁새 놈이 혼자 왔을리는 만무하고… 호이장 놈허구 회원 놈은? 그 놈덜은 바닥에서 자고 있는가? 하지만, 어두우니께 아무것도 뵈덜 않드만유! 그저 내 옆에서 자고 있는 씁새놈 얼굴만 겨우 보일 정도였어유. 뭐! 상황이 어쨌든! 이렇게 친구를 살뜰하게 생각하는 기특한… 새끼…?
웬 기특한! 지금 이 상황이 말이 되유? 이 빌어먹을 씁새 놈이 지가 자고 있는 이 모텔을 어치키 알고 찾아 왔대유? 거기다가 방문을 철저히 잠궜는디… 우치키 따고 들어 왔대유?
순간! 지금 이 상황이 말도 안 된다 싶은 생각이 들문서 씁새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는디! 갑자기 이 씁새 놈이 자고 있다말고, 눈을 뜨문서 씨익 웃는 겨유! 그것도 소름끼치는 웃음을(씁새 놈이 비열시럽게 웃을 때는 소름 끼쳐유. 또 뭔 짓거리를 할라나 싶다구유) 지으문서 말여유!
“아아악!”
하도 놀라서 모텔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어유! 그라니께 갑자기 앞이 환해지문서, 마구 총 쏘는 소리가 들리는겨유! 워디 전쟁이 터졌나봐유! 염병! 혼자 낚시허러 삼천포 왔다가 별 요상시러운 일을 다 겪는구나 싶어서 벌떡 일어났지유!
아… 방안의 불은 여전히 환하게 켜져 있고, TV서는 라이언 일병을 구한다고 독일군들하고 대판 싸움이 붙었드만유. 염병… 꿈을 꾼 거였어유!
얼핏 시계를 보니께 새벽 2시였어유. 도저히 이대로는 잠이 들 것 같지 않드라구유. 그대로 일어나서는 낚시복으로 갈아입고서는 짐 보따리 챙겨서는 방문을 열고 나갔어유. 근디, 이건 또 뭔 일이래유? 어느새 모텔의 불이 죄다 꺼져서는, 한치 앞이 안 보이는 겨유!
다급하게 휴대폰이루 빛을 밝히문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발을 옮기는디, 그 3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 밖으로 난 창문이 있거든유? 그 창문 앞에 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을 받으면서 웬 사람이 서 있는 겨유!
아… 결국 이렇게 허망하게 뒤지는가 싶드만유.
결국 삼천포에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 불빛을 그 쪽으로 향했어유!
“누…누구…여유!”
근디… 없는 겨! 아니 사라진 겨!
그 담엔 뭐 볼 것도 없지유! 그대루 정신없이 모텔을 뛰쳐나가서는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올라 탔어유! 그러고는 어치키 달렸는지두 한 개두 생각이 안 나유. 삼천포항으로 간 게 아니고, 그냥 대전 집이루 내달렸으니께유. 대전톨게이트 앞에 서니께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드라구유.
“이 개상녀리 지주 놈의 아들! 돈 8만원이 뉘 집 애 이름이여? 만석지기 지주의 아들 놈이 돈 아까운줄 모르고 워디서 개수작이여? 혼자서 자빠져 자다가 겁은 드럽게 많아서 악몽을 꾸었다고 뻥질을 허다니! 뭔 모텔에 귀신이 산대는 겨? 이 상녀리 자식이 등치에 안 맞게 겁은 많아서는 아까운 뱃삯 날려 처먹고는 워디서 거짓말을 씨부리는 겨?”
예… 씁새놈이 지 얘기 듣고는 쏟아 부은 욕입죠….
시상을 살다 보문 이런 일, 저런 일 있지만, 이 나이에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게 지두 믿기지는 않혀유. 그저 한 해 지남서는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둡죠.
허지만! 진짜루 지가 당했던 얘기라니께유! 더 이상헌 것은 그 모텔이 휴대폰이루 아무리 뒤져두 나오덜 않혀유! 그 로드뷰인가 허는 그거 있잖여유? 그 로드뷰로 그 짝이루 가는 길을 사그리 뒤졌는데두 그 모텔이 없드라구유! 허지만, 지는 분명히 그 모텔에서 잤고, 그 일을 당했고, 삼천포 낚시는 꽝쳤고! 믿거나 말거나는 독자님덜 몫이지유.
예… 그렇다고유. 그라구 한 해 낚시 허신다구 고생허셨슈 내년에는 더 어복 많은 한해 되시문서 또 뵈유. 이상 개차반낚시회의 총무놈였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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