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광장

사이드메뉴
이전으로
찾기
[연재_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18회)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일본제 릴의 유행 선도
2024년 06월
공유
[연재_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18회)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일본제 릴의 유행 선도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유튜브 조박사의 피생랩 진행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 전 세계의 낚시계, 특히 미국의 낚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브랜드로 프랑스의 ‘미첼(MITCHELL)’과 스웨덴의 ‘ABU’, 이 두 브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일본제 릴에 의해 순식간에 자리를 내어주게 되고 말았다. 전통적으로 베벨기어가 설치된 미첼의 릴은 신개발 기어 시스템으로 무장한 일본제 릴의 매끄러운 회전 성능에 지고 말았고, 고성능의 고품질 제품으로 인정받던 ABU릴은 일본제 릴의 저가격 공세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세계의 낚시 시장을 점령한 일본제 릴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개발로 유행을 선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시마노가 1970년대 말에 만든 BM-1(좌)과 반탐100EX(우, 반탐100의 상위버전).

유럽제품의 복제를 벗어나 일본 메이커의 독자적인 설계가 빛나기 시작한 모델이다.




2024년 현재의 릴, 베이트캐스팅릴과 스피닝릴 모두 과거의 릴과는 어딘가 형태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베이트캐스팅릴의 경우, 과거에 인기가 높던 ABU의 베이트캐스팅릴은 전통

적으로 원형이었다. 그러나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는 베이트캐스팅릴은 원형 모델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납작한 형태로 ‘로프로필(low profile)’이라 부르는 손에 쥐기 편한 형태다.

베이트캐스팅릴이 이렇게 변화를 맞이한 계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일본의 시마노였다. 당시, 일본제 릴은 최고의 인기제품인 스웨덴 ABU의 앰버서더(Ambassadeur) 모델을 복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시마노가 1978년에 발표한 세계최초의 비원형(非圓形) 소형 베이트캐스팅릴인 ‘반탐100’에 의해 반전, 대도약을 하게 되었다.

시마노는 반탐100의 발표 직전, 미국의 브랜드인 ‘루(LEW’S)‘와 공동 개발한 ’BM-1(미국 모델명, Speed spool BB)‘을 발매하면서 유럽제품 복제를 벗어나 독창성을 발휘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베이트캐스팅릴의 왼쪽 플레이트에 아무런 부품도 설치하지 않아 릴을 쥐는 손바닥에 닿는 것이 없는 쾌적하다는, 소위 ‘파밍(palming)’ 기능을 세계최초로 선보였다. 그리고 바로 이어 발표한 것이 반탐100이었는데 베이트캐스팅릴에 있어서 원형을 탈피한 세계최초의 로프로필 베이트캐스팅릴의 탄생이었다.

반탐100은 그때까지의 베이트캐스팅릴이 스풀 축, 메인기어 축, 레벨와인더의 크로스기어 축을 직선상에 배치했던 설계와 달리 과감하게 메인기어 축을 오프세트 시켜 릴의 키를 낮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기능성과 디자인 양쪽을 다 만족시키는 릴의 탄생이었다. 발매 후, 대 히트 상품이 되었고 이 릴을 발판으로 시마노는 2급 메이커에서 일거에 최우수 메이커로 발전할 수 있었다.


비원형 베이트캐스팅릴을 처음 발표한 시마노

반탐100이 발매된 이후, 곧바로 다이와에서도 비원형(非元型) 베이트캐스팅릴인 ‘팬텀SM’ 시리즈를 발매하였고, 몇 년 후인 1983년에는 그 위대했던 스웨덴 ABU에서도 비원형 베이트캐스팅릴 ‘앰버서더 울트라맥(Ambassadeur Ultra MAG)’ 시리즈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베이트캐스팅릴의 형태는 원형과 비원형이 공존하는 시기를 거쳐 오늘날 대부분이 비원형의 로프로필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스피닝릴의 경우는 어떠한가? 전 세계 낚시 시장에 일본제 아웃스풀 형태의 스피닝릴이 정착한 1980년대, 그 당시의 스피닝릴과 요즘의 스피닝릴을 들여다보면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은 스풀이다. 그때의 스피닝릴은 스풀 구경은 크고 스풀의 길이, 즉 스풀의 구경 대비 낚싯줄이 감기는 부분은 좁은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그것이 스피닝릴 스풀의 기본 형태였다. 다른 형태의 스피닝릴이라고 한다면, 백사장 원투용 릴을 들 수 있는데, 마치 긴 컵처럼 생긴 원뿔형 스풀이 장치된 비거리 경기용 릴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1986년 이른 봄에 다이와가 기존의 스피닝릴과는 디자인이 확연히 다른 중소형 스피닝릴 ‘위스커 토너먼트SS’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릴은 일반 스피닝릴임에도 마치 원투 경기용 릴처럼 스풀이 길고 몸체는 콤팩트해진 형태를 하고 있었다. 당시, 1980년대 중반의 대표적인 스피닝릴이라면 리어드랙이 장치된 카본제 몸통의 릴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갑자기 롱노즈 형태의 스피닝릴을 들고 나온 것이었다.


롱노즈 스피닝릴을 처음 발표한 다이와

같은 해 10월에는 시마노도 역시 긴 스풀이 장치된 ‘티타노스 트윈파워GT’ 시리즈를 새로 발매하면서 스피닝릴의 기본 형태가 바뀌는 출발점이 되었다. 원투 경기용 릴에만 적용되던 디자인을 일반 스피닝릴에도 적용한 파격적인 디자인 콘셉트였다.

이 디자인 콘셉트는 낚싯줄 풀림이 부드럽고 캐스팅이 잘 된다는 장점도 있는가 하면, 낚싯줄의 쏟아짐이 발생하기 쉽고 또한 너무 길어진 스풀의 왕복 스트로크로 인해 챔질과 같은 충격에도 메인샤프트가 쉽게 휘어버리는 단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다이와와 시마노가 신모델을 발매한 동시에 그 후의 스피닝릴 디자인은 이 형태로 결정지어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타 모든 브랜드, ‘료비’나 ‘마미야OP’ 등 일본 브랜드는 물론, ‘ABU’와 ‘미첼’과 같은 유럽 브랜드도 모두 다 긴 스풀이 장치된 새로운 모델의 스피닝릴을 만들어 팔았다. 이 사실은 전 세계의 낚시도구를 주도하는 브랜드가 유럽 브랜드에서 이미 일본의 다이와, 시마노로 넘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위와 같이 1970년대 막판에서 1980년대 중반에 걸쳐 벌어진 베이트캐스팅릴과 스피닝릴의 형태변화는 시마노와 다이와가 주도했다. 그깟 낚시용 릴, 아무러면 어떠냐, 장삿속 아니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본의 두 메이커만이 낚시용 릴에 대한 철학을 갖고 연구와 개발을 지속하고 있었으며 오늘날 릴의 형태를 결정짓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980년대 그 후로도 세월은 흐르고, 계속해서 벌어지는 일은 릴의 고급화, 정밀화였다. 결국, 하이엔드 모델은 점점 비싸지는 고가화로 이어져 갔다.




시마노가 1978년에 세계최초로 발표한 비원형 베이트캐스팅릴 ‘반탐100’. 이 릴의 성공 이후,

베이트캐스팅릴은 로프로필 형태가 대세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6년 이전의 스피닝릴(좌열)과 그 이후의 스피닝릴(우열). 1986년 이후의 스피닝릴은

스풀의 길이, 낚싯줄이 감기는 폭이 넓은 스풀이 기본이 되었다.


다이와가 1986년 봄에 처음 발매한 ‘위스커 토너먼트SS’ 스피닝릴.

최초로 롱노즈 스풀을 장치했다.


일본의 월간지 ‘피싱’ 1986년 3월호에 실린 다이와 ‘위스커 토너먼트SS’ 광고.


시마노가 1986년 10월부터 발매한 ‘티타노스 트윈파워GT’ 스피닝릴.

다이와에 이어 곧바로 롱노즈 모델을 발표했다.


일본의 월간지 ‘츠리비토’ 1986년 12월호에 실린 시마노 ‘티타노트 트윈파워GT’ 광고.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애독자 Quiz

매월 30가지 특별한 상품이 팡팡~~

낚시춘추 애독자Quiz에 지금 참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