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 연휴를 맞아 경북 칠곡에 있는 토종붕어 낚시터로 출조했다. 내심 호황을 기대했으나 최근 심해진 일교차로 조황이 좋지 않아 예정보다 일찍 철수했다. 철수 길에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하곡지로 출조한 정연석 씨와 통화 중 하곡지에서 준척과 월척을 여러 마리 낚았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에 사는 김경운 씨와 함께 곧장 하곡지로 발길을 돌렸다.
경주 하곡지 제방 좌측 연안에 대편성한 필자의 낚시자리.
낚시자리 좌측으로 수몰나무가 있으며 그 주변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한때 대형 잉어터로 인기 누려
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에 있는 하곡지는 지난 5월 1일에 여건을 둘러보고 물색이 좋아서 정연석 씨에게 알려준 저수지다. 1932년에 준공한 오래된 대형 저수지며 만수면적은 23만평. 외래어종은 블루길과 떡붕어가 서식하고 토종으로는 잉어, 붕어, 가물치, 메기, 희나리붕어, 갈겨니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한다.
20년 전까지는 좌측 상류에 가두리 형식의 잉어, 향어 유료 낚시터도 운영해 한때 대형 잉어낚시터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딱실못으로 불리며 영남 낚시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30여 년전에는 제방 상류의 폭이 좁았지만 지금은 준설하여 옛날보다 넓어졌다. 올봄에도 4월 초와 중순까지 많은 낚시인이 찾아 혼잡했지만 최근에는 조황이 나빠져 낚시인이 많아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것이다.
5월 5일 비가 내리는 날씨에 정연석 씨는 제방 우측 상류 연안에서 낚시하고 있었다. 포인트 주변을 둘러보니 수심이 깊고 수몰나무가 많지 않아 나는 좌측 상류 연안에 자리를 잡
았다. 우리가 찾은 제방 좌측 상류에는 수몰나무가 많고 수심도 만수에서 40cm 정도 배수가 되어 80cm~1.5m로 얕게 나왔다. 도로가에 주차하고 포인트까지 걸어서 10m만 이동하면 되기 때문에 진입도 편했다.
수몰나무 많은 제방 좌측 연안 추천
연안에 자란 수몰나무 가지를 잘라내고 채비를 건너편 수몰나무 가까이 던져 넣었다. 회유하는 붕어는 장애물이 없는 맨바닥보다 장애물을 타고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오후 3시에 포인트에 도착해 옥수수 미끼를 꿰어 넣으며 낚싯대를 펴니 대편성이 끝나기도 전에 첫 입질이 왔다. 챔질하니 월척에서 조금 빠지는 준척 붕어가 올라왔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월척 1수에 준척 3수를 낚았다. 준척도 모두 27cm가 넘는 씨알이 낚였다.
상류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는 붕어를 3수를 낚았다고 했다. 초저녁에는 생각만큼 입질이 없었고 가끔 갈겨니 입질인지 찌를 깜빡거리는 입질이 들어왔지만 본신으로 이어지는 입질은 없었다고 했다.
자정이 되자 5.0칸 대 찌를 살짝 올렸다가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에 32cm 월척 1수가 올라왔고 새벽에는 입질 보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휴식을 취했다. 아침에 다시 낚시를 시작하였지만 가끔 갈겨니 입질만 들어왔다.
밤낚시보다 낮낚시 조과가 더 낫다
아침이 되자 낚시인이 연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해 좌측 골자리 상류에는 여러 명이 모여 낚시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제 저녁 조과를 봤을 때도 그렇지만 최근 하곡지는 밤낚시 보다 낮낚시 조황이 좋아서인지 아침에 많이 출조하는 듯했다.
아침에 다소 소란스러웠지만 도착한 낚시인 중 일부는 낚싯대를 펴면서 월척 붕어를 낚아내기도 했다. 오전 9시가 지나 내 낚싯대에도 입질이 들어 왔다. 좌측 수몰나무 가까이에 세워둔 찌가 살짝 솟았다가 옆으로 끌고 가서 챔질하니 32cm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이후 잉어 입질도 몇 번 받아 당찬 손맛을 보았지만 오전 11시가 넘어서면서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붕어의 입질을 볼 수가 없어 정오 전에 철수 준비했다.
당일 조과는 필자와 김경운 씨가 월척 4수에 준척 6수 그리고 잡어로 잉어 3수로 비바람이 치는 상황에서 거둔 것치고는 만족할 수준이었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아침에 그쳤는데 날씨만 좋으면 붕어를 더 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제 농번기가 시작되면 하곡지 같은 대형 저수지는 모내기가 끝날 때까지 배수를 한다. 배수량이 늘어나면 당분간 좋은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모내기 끝나는 5월 말부터 비가 내려 수위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비 주소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 961-1
함께 출조한 김경운 씨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하곡지 제방에서 촬영한 상류 전경.
상류에는 수물나무 군락이 있어 분위기가 좋으며 수몰나무 사이에 낚시자리가 많다.
아침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잉어.
하곡지 취재에서 사용한 옥수수 미끼.
하곡지에서 가끔 낚이는 갈겨니.
필자가 오전 9시에 옥수수 미끼로 수몰나무
주위에서 낚은 32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하곡지 취재에서 낚은 필자와 김경운 씨 조과.
하곡지 상류 다리 입구에 자리를 잡은 김경운 씨.
아침에 하곡지에 도착한 낚시인들이 맞은편 연안에서 낚싯대를 펴고 있다.